분수를 지키는 일본의
술꾼들
일본의 직장인들이 찾는 대표적인
선술집은 '술이 있는 곳' 이라는 뜻의 이자카야다. 이런 대중적인 술집은 문 앞에 빨간 종이등(아카초칭-赤提燈)을 내걸어서 눈에 잘 띈다.
큰길가에 있는 이자카야
'무사시보'는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보편적인 선술집으로 생맥주 한 잔에 4백엔, 간단한 안주 한 접시에 7∼8백 엔을 받는다. 모듬 생선회도 한
접시에 1천 엔을 넘지 않으며, 절대로 남길 정도는 나오지 않는다. 우리네 눈으로 보면 양이 적겠지만 대신 싸고 깔끔하다.
직장 동료들끼리 모여 술잔을
기울이지만, 술잔을 돌리거나 못한다는 술을 강요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각자 자기가 즐기고 술을 시켜 주량만큼만 마신다. 같이 온
일행 동료끼리 각각 다른 종류의 술을 놓고 마시는 모습은 쉽게 눈에 띈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조금 마시고 아직 바닥이 드러나지 않은 술잔에
상대방이 시킨 술을 따라서 늘 가득 하도록 해 놓는다. 이른바 첨잔 방식이 일본식 주법이다.
술자리는 보통 한 시간이나 길어야
두 시간 정도로, 다음 날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정도만 마시는 경우가 보통이다. 집들이 멀어서 마지막 전차를 놓치면 큰일난다는 현실적인
인식들도 작용하지만, 각자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 많이 시키지도 않는다.
따라서, 일본의 선술집에서
큰소리를 내거나 취해서 주정하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남에게 피해 주는 것을 무엇보다 꺼려하는 문화 속에서 형성된 술집 풍속도다. 이런
모습은 술값을 치를 때도 그대로 나타난다. '와리캉'이라고 해서 일행이 똑같이 나눠 내거나 자기가 시켜서 먹고 마신 것에 대한 값만 내는 것이
보통이다.
『언뜻 야박하게도
보이지만 역시 남에게 신세지기를 삼가고 분수를 지키려는 일본인들의 합리성이 엿보인다. 주머니 사정에도 건강에도 큰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일본의
음주문화인 것 같다.』
이자카야도 여러
종류가 있다
손님 5∼6명이 들어가면 만원이
되는 조그만 가게에서부터 수 백 명을 맞을 수 있는 대형 이자카야도 있다. 어느 술집에서나 손님이 좌석에 앉자마자 메뉴 표를 제시하는 데 이
메뉴라는 것이 놀랍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술집이라 하더라도 음식의 종류는 30여가지 이상이며, 웬만한 규모의 가게면 메뉴는 훨씬 다양하다.
술의 종류도 맥주, 정종, 양주, 와인, 칵테일 등 수십 종이나 되기 때문에 한국인과 같은 외국인들, 특히 세트로 주문 받는 한국의
음식습관에서는 메뉴를 선택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음식들의 값은 장소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나 대략 비슷하며 세일기간을 이용하면 매우
유리하다(술집에 따라 기간을 정하여 30-60%세일). 또 길거리에서 선전용으로 나누어주는 할인권 또는 서비스권을 지참하면 그 만큼 이익이므로
버리지 말고 모아 이용하면 된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자카야에 들어가서 바가지를 쓸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별로 차이가 없는 음식값,
술값, 서비스 수준까지 비슷하므로 일본인들은 단돈 몇 십 엔이라도 싼 집을 일부러 찾아가기 때문에 바가지를 씌울 수도 없고, 또 자기네 주점의
이미지를 치명적으로 깎아 내린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값은 한 품목 당 대략 300엔부터 500∼600엔 사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철저한 주문 식단제 이기 때문에 나무젓가락, 간장, 소금, 그리고 맹물 이외에는 모두 돈이다. 참고로 깍두기 대 여섯 개 담은 한 사발
또는 희멀건 김치가 반에 반 주먹 정도 그리고 상추 잎 10장정도가 300∼400엔 정도이다.
일본은 주 5일 근무이므로 금요일
저녁에는 손님들이 밖에서 또는 입구에 비치한 의자에 앉아 줄지어 기다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일본인들이 대략 최대 2시간을
한도로 하여 술자리를 마치는 것을 습관이자 매너처럼 지키고 있어 순환이 빠르기 때문이다.
야키토리(닭고기·채소
꼬치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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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의 각 부위, 양파, 피망,
버섯 등을 꼬치에 꽂아 여러 가지 양념을 한 간장 소스를 바르거나 소금을 뿌려 숯불에 굽는 요리.
1) 시라야키 : 생선을 소금이나 간장을 치지 않고 그대로 구운 요리
2) 테리야키 : 양념장을 발라 구운 요리.
3) 시오야키 : 소금을 발라 구운 요리.
4) 미소야키 : 된장을 발라 구운 요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