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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으로 승부하라
존 M. 헌츠먼 지음
럭스미디어 / 2011년 6월 / 232쪽 / 13,000원
▣ 저자 존 M. 헌츠먼
헌츠먼 사의 회장이자 창립자이다. 1970년 그는 동생 블레인과 함께 화학회사인 헌츠먼 사를 창립했다. 2000년 헌츠먼 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비상장 화학 회사 그리고 미국에서 가장 큰 가족회사로 매출이 120억만 달러에 이르게 되었으며 2005년 주식회사로 상장되었다. 헌츠먼은 닉슨 대통령의 참모였으며, 구 소련연방에서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비즈니스의 경영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여러 공기업과 비영리기관(레드크로스와 미국상공회의소 등)의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펜실베이니아 대학 워튼스쿨의 이사로 있다.
유타 주립대학의 비즈니스스쿨과 유타 주 최고의 농구경기장은 ‘헌츠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을 정도이다. 그는 아내인 캐런과 솔트레이크시티에 살고 있으며 헌츠먼 암 재단 및 연구센터를 설립하여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큰 아들인 존 헌츠먼 Jr.는 2005년 유타 주의 주지사를 역임했고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미국의 중국대사로 파견했던 인물로 현재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 역자 이선영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존스홉킨스 대학 비즈니스스쿨에서 MBA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에서 10년 이상 IT, 금융, 비즈니스 및 경영 컨설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으며 엔지니어, 애널리스트, 프로젝트 디렉터 및 컨설턴트를 역임했고, 이후 한국에서는 (주)한국경제신문 기획조정실에서 글로벌 프로그램 매니저를 역임했다. 현재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인 (주)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의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 Short Summary
오늘날 같이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크게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어쩔 수 없이 누구나 가끔은 양심과 타협을 한다. 그렇지 않은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삶을 의미 있고 충만하게 하는 핵심가치들을 희생하지 않고도 충분히 크게 성공할 수 있다. 증거는 이 책 안에 있다. 이 책은 저자인 존 M. 헌츠먼이 12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화학회사를 일궈내기까지 인생과 경영의 고비에서 어떻게 원칙을 지켰고, 그것이 어떻게 성공으로 연결되었는지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존 M. 헌츠먼은 빈손으로 시작하여 진실함과 지혜로움을 바탕으로 120억 달러의 회사를 이룩하였고, 세 차례나 암 투병을 이겨냈으며, 매년 자선 사업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고 있는데, 이는 아무리 상황이 불리하거나 나쁠 때에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를 지키고 떳떳한 방법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즉 개인 내면의 도덕적 나침반과 그 사람의 지속적인 성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참고로 저자는 이 책에 어렸을 때 아이스크림을 훔치려다 들킨 이야기, 군인 장교로 큰 실수를 저질러 낙심했던 이야기, 구두로 한 약속을 지키며 크게 손해 본 이야기 등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담아 큰 감동을 주고 큰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이율배반의 상황에서도 내면에 가지고 있는 도덕적 나침반을 따르는 것, 주위의 수많은 유혹이나 압력에 용기 있게 맞서는 것,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땀 흘려 일구는 것, 진실되고 솔직한 사람들을 주변에 두는 것, 그리고 함께 땀 흘려 일군 성공의 열매를 아낌없이 나누고 사회에도 환원하는 것 등 말이나 이론이 아닌 행동으로 평생 실천해온 그의 성공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소신과 용기는 단지 성공을 위한 전략만이 아니라 인생철학이기도 하였기에 존 M. 헌츠먼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개인적인 삶에서도 떳떳하고 위대한 성공을 이룩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겸손하고 너그러웠기에 주위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리더로 간주되고 있다. 아무튼 이 책은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 또한 진정한 리더는 어떤 사람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하고 있다.
▣ 차례
국내 추천사
해외 추천사
추천의 글_ 글렌 백
추천의 글_ 웨인 리우드
추천의 글_ 래리 킹
서막 좋을 때나 나쁠 때나_ 상황이 변하더라도 핵심가치는 저버리지 말아야
1장 놀이터에서 배운 교훈_ 우리는 평생 필요한 가치관을 어릴 적에 모두 습득했다
2장 도덕적 나침반_ 우리는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3장 규칙에 따르는 경기_ 열정적으로 공정하게 반칙하지 말고 경쟁하자
4장 모범이 되는 리더십_ 모험심, 책임감 그리고 신뢰가 핵심이다
5장 약속의 준수_ 변호사는 조언자일 뿐 경영자는 아니다
6장 선을 넘는 이유_ 유혹은 많지만 물리칠 수 있다
7장 현명한 조언자의 선택_ ‘NO’라고 말할 용기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 두라
8장 삭이지 말고 화내야 하는 이유_ 소모적인 보복심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라
9장 인간 최고의 특성인 자비심_ 경쟁자, 동료, 그리고 고객에 존경심을 가져라
10장 내 이름을 걸고 하는 경영_ 내 것이라 생각하고 조직을 경영하라
11장 환원의 의무_ 성공은 나 혼자 이룬 것이 아니기에 나누는 게 이치다
12장 꼭 지켜야 할 선_ 양심을 지키는 일은 박사논문처럼 어려운 게 아니다
옮긴이 후기
1장 놀이터에서 배운 교훈_ 우리는 평생 필요한 가치관을 어릴 적에 모두 습득했다
나는 아이다호 주 시골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놀이터에서 또래들과 소꿉놀이를 할 때에도 기본적인 예의범절은 꼭 지켜야 한다고 배웠다. 또 가진 전부를 걸고 과감히 도전할 때에도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교훈도 함께 배웠다. 그렇게 놀이터, 교실, 운동장에서 몸소 습득하고 익힌 도덕적 핵심가치는 후에 어른이 되었을 때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내가 속하게 된 가족, 직장, 크게는 사회 공동체 안에서 내 양심을 지키고 책임감을 다하게 해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시장에서는 안타깝게도 도덕심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월스트리트는 너무 오랫동안 부의 축적에만 눈이 멀어있고, 기업의 변호사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공정하게 맺은 계약조차 무효로 만들려고 안달한다. 그리고 꽤 많은 경영자들은 허위허식에 빠져 직원이나 고객이 믿고 맡긴 돈을 부적절하게 투자하고, 또 그 과정에서 그들의 신뢰는 아예 저버리기도 한다. 모두가 다 똑같이 정직할 수는 없다거나, 편법을 쓰지 않고는 오늘날의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믿음은 편리한 것 같아도, 그 유혹의 결과는 내리막길이다.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아마도 어린 시절에 모두가 맞았던 도덕적 핵심가치의 재예방이 아닐까 싶다.
도덕적 핵심가치는 우리 존재 안에 깊이 각인되어 잠재해 있는 거의 본능적인 것으로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는 것이다. 누군가는 나의 이런 견해가 현대의 복잡한 경쟁사회의 밑바탕이라 생각하기엔 너무 단순하다고 비웃을 수도 있다. 단순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게 바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요점이다. 우리가 오늘날 출세나 부의 축적에 대한 유혹 때문에 배제하고 잊으려 하는 바로 그 도덕적 핵심가치. 어린 시절 습득한 양심이 어른이 된 후에도 필요한 것의 전부라는 거다.
2장 도덕적 나침반_ 우리는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부모님, 선생님, 성직자 그리고 친지, 친구 등은 우리 안에 도덕적 나침반, 즉 양심이라는 것이 자리 잡도록 큰 공헌을 하고, 또 이렇게 형성된 양심은 우리 삶의 마지막 날까지 행동규범의 척도가 되어 끊임없이 우리 안에서 요동치게 된다. 참고로 나는 열 살 무렵 신문팔이와 배달을 하며 하루에 약 50센트 정도를 벌었다. 그런 어느 무더운 여름날, 집에 가는 길에 있는 슈퍼마켓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지나는데 주인아주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유독 냉동실 안의 아이스크림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무심코 냉동실을 열고 아이스크림 하나를 꺼내서 주머니에 슬그머니 넣었다.
잠시 후 주인아주머니가 나타나서는 내게 필요한 게 무언지 물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녜요”라고 공손히 대답하고는 가게 밖으로 나왔다. 그 순간 아주머니는 “존, 아이스크림 값은 내고 갈 거니?” 하고 물었다. 너무 당황한 나는 붉어진 얼굴로 아이스크림을 있던 자리에 되돌려 놓고 나왔다. 주인아주머니는 그날도 그 후에도 내게 그 사건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로부터 6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 일을 잊은 적이 없다. 내가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깨달은 건 주인아주머니에게 발각된 순간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 손이 냉동실 안으로 들어가던 그 순간이었다. 나는 내 것이 아닌 것에 손을 대는 것이 옳지 않다는 걸 몸소 배운 것이다. 참고로 우리는 때로 무모하리만큼 우리 안에 있는 양심과 절연하라고 부추긴다. 자기합리화는 양심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거만함은 도덕적 경계를 흐트러뜨리며 절망감은 선한 생각을 짓밟는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 안의 도덕적 나침반은 우리가 도덕적 경로를 벗어나려 할 때, 계속 경고 신호를 보내고 우리에게 도덕적 선택을 하라고 끊임없이 조언한다. 법은 우리가 꼭 지켜야 할 것들을 규정하고 의무화하는 반면, 도덕이나 윤리는 우리가 따라야 할 행위의 지침이다. 그렇기에 도덕적 행동은 강요로서 실천되는 것이 아닌 개인의 선택이다. 그래서 기업의 회계부정을 막고 시장에서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도입한 사베인즈-옥슬리라는 제도도 결국엔 개인의 정직함이 바탕이 되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3장 규칙에 따르는 경기_ 열정적으로 공정하게 반칙하지 말고 경쟁하자
나는 거래를 통해 단돈 천 원을 벌든 10억을 벌든 항상 지키는 원칙이 있다. 협상의 성공 가능성이 아무리 나를 들뜨게 만들어도 나는 절대 허위진술이나 뇌물로 협상을 매듭짓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행위는 내 안의 도덕적 핵심가치와 모순되거니와 그런 협상의 성공에는 그에 따라야 할 즐거움과 보람이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뇌물과 거짓말은 일시적으로 이익을 가져올지 몰라도, 후에 치러야 할 엄청난 대가 또한 잠재해 있다. 그래서 이런 식의 부정행위는 비즈니스 그 자체를 가치 없게 만들고, 일부 타락한 개인만 살찌우며 시장의 규칙을 모멸한다.
1980년대 내 회사인 헌츠먼 케미컬은 태국에 공장을 열었다. 그때 미쓰비시가 합작 벤처기업의 파트너였다. 우리는 그 합작 벤처회사를 HMT이라 부르고 약 3천만 달러를 투자하여 태국에 두 번째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 계기로 나는 당시 태국의 재무 장관과 친분을 쌓게 되었다. 어느 날 재무 장관에게 저녁초대를 받아 그의 집에 갔는데, 그는 내게 자신의 차고에 있는 19대의 신형 캐딜락을 보여주며 외국 기업들이 선물로 준 것이라 말했다. 그때 나는 그에게 암암리에 요구되는 선물을 해 줄 수 없고, 그런 종류의 일에 내 회사가 관련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몇 달이 지난 후 나는 HMT 파트너인 미쓰비시 경영자에게 호출을 받았다. 그는 HMT가 태국 내에서 비wm니스를 하려면 해마다 여러 정부 관료들에게 리베이트를 주어야 한다며, 그 해 내 쪽에서 책임져야 할 몫이 25만 달러라고 말했다. 다음날 나는 미쓰비시에 우리의 소유 주식을 모두 팔겠다고 통보했다. 나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에 실패한 뒤 미쓰비시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HMT의 지분을 저가격으로 사고 HMT를 전부 인수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단기간에 300만 달러를 잃었다. 그것은 그때 당장은 손해를 보게 한 결정이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주 적절한 결정이었다. 이후 몇 년 동안 아시아는 경제위기에 빠지게 되고, HMT는 기업 전체가 태국에서 퇴출당하고 말았다.
도덕적인 결정은 일시적으로 성가시고 이익에 반할 수도 있다. 하지만 헌츠먼 케미컬이 태국에서 리베이트 요청을 거절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우리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다시 뇌물 요청으로 골치를 앓아본 적이 없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다음과 같은 말이 떠돌았다. 헌츠먼은 ‘No’라고 분명히 말했고 그래서 다른 회사들도 따라서 그렇게 하고 있다.
진정한 승자들은 결코 남의 눈을 속이고 지름길을 택하여 결승점에 먼저 도달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래전 그 낡은 방식 그대로 재능, 근면, 신의 그리고 공정함과 정직함을 바탕으로 결승점에 먼저 도착하려 노력한다. 아무튼 어려운 비즈니스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에 결과도 중요하지만 테이블 위에 두 손을 올려놓고 청렴하게 거래하는 것 또한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도덕적 지름길이란 것은 없다.
4장 모범이 되는 리더십_ 모험심, 책임감 그리고 신뢰가 핵심이다
내가 1960년대 해군장교로 미해군 함정인 칼버트 호를 타고 남지나해에 머물 때였다. 어느 날 우리의 소함대 42척을 일곱 개 나라 군함들과 집결시키기 위해 내가 탄 칼버트 호를 선두로 다 같이 집결 장소로 항해하고 있었다. 새벽 4시 35분, 23세의 젊은 대위로 갑판장교를 맡게 된 나는 타수에게 ‘우현으로 335도’라고 명령하고 그는 해군에서 으레 그러듯이 내 말을 확인하기 위해 ‘우현으로 355도’라고 복창을 했다. 타수는 내가 335도가 아니라 355도라 명령했다고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타수의 잘못된 복창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리하여 우리는 방향을 잘못 틀었고 나머지 소함들도 모두 우리를 따라, 결국 우리는 궤도에서 20도쯤 벗어나고 말았다.
곧 대열이 깨졌다는 것을 알게 된 리처드 컬럼 함장은 잠옷 차림으로 급히 뛰어나와 당황한 나로부터 일을 바로 인수했다. 나는 망연자실해 있었고, 우리 소함대 42척은 몇 시간이 걸려서야 겨우 대형을 재편성할 수 있었다. 나중에 바다가 잠잠해지고 질서가 잡혔을 때 리처드 컬럼 함장이 나를 함장실로 불렀다. 그러고는 말했다. “헌츠먼 대위, 자네는 오늘 소중한 교훈을 배웠네.” “함장님, 저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함장님과 동료들을 실망시키고 말았습니다.”
“대위, 오히려 자네는 앞으로 그런 실수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을 걸세.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자네가 계속 명령을 내리도록 하게. 이번 일은 자네 인생에 큰 경험이 될 걸세. 내가 이 배의 함장이야. 이 배에서 일어난 일은 전부 내 책임일세. 자네가 타수의 실수를 몰랐다고 해도 그것 역시 내 책임이야. 훈련 기간 동안 배가 충돌이라도 한다면 해군은 나를 군법회의에 회부할 걸세.”
나는 그때 그곳에서 리더가 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배웠다. 비록 상관이 잠자리에 들어 있었지만, 나의 행동은 곧 그의 행동이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교훈도 얻었다. 나는 여전히 함장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느낌으로 미래에 대해 계속 긍정적인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교훈으로 그동안 나는 헌츠먼 사의 수장으로서 여러 차례 그때의 시나리오를 되풀이하곤 했다. 정직한 실수는 다독여주어 실수를 저지른 그 사람의 자신감과 헌신적 노력을 유지하도록 이끌어 주곤 한다.
우리 대부분은 우리가 사모하고 존경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바란다. 그건 가정에서건, 기업에서건, 종교에서건, 사회에서건 모두 똑같다. 우리는 훌륭한 리더의 브랜드와 동일시되기를 원하고, 이따금 우리의 삶을 그의 것과 비교하기도 한다. 반대로 리더들을 보는 눈도 많고 그들에 대한 모방도 쉽게 이루어지기에, 그들의 비도덕적 또는 부적절한 행위는 많은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
비즈니스 그 자체는 도덕적 의무가 없다. 그러나 그 안의 리더십은 당연히 도덕적 의무가 있고, 리더들의 비즈니스 행위는 그들의 도덕적 가치와 깊은 상관관계를 가진다. 그런데 도덕적 나침반을 따르는 것은 두려움 많고 용기 없는 자에겐 아주 힘든 일이다. 즉 명망 있는 사회의 인사들이 리더로 선택받고 인정받는 것은, 바로 그들의 시장에 대한 이해력과 경영 능력 그리고 미래 비전 외 도덕적 가치와 그것을 지킬 수 있는 용기 때문인 것이다.
5장 약속의 준수_ 변호사는 조언자일 뿐 경영자는 아니다
법률적 보호를 위해서라는 구실로 많은 기업 변호사들은 단지 악수나 구두약속으로 비즈니스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을 더 이상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렸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그들은 불신의 늪을 키워왔고 오랜 우정을 깨어지게 했으며, 개인의 선한 의지를 면책조항, 책임회피조항, 빠져나갈 구멍 등과 바꾸어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었다. 이전의 ‘말 한마디의 약속’이 오늘날에는 ‘말 한마디의 법률적 구속’이 되어 버린 것이다. 신의에 바탕을 둔 간결한 거래는 100페이지짜리 예외 조항과 깨알 같은 글씨로 쓰인 난해한 법률 조항을 동반하지 않고는 무용지물이고, 그 계약서도 사인이 없이는 효력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시스템적인 취약함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변호사는 비즈니스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곤란한가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참고로 어떤 거래나 흥정에 대해 한쪽에서 법적으로 접근하면 상대도 똑같이 대응하게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그때부터 그 거래는 비즈니스맨의 거래라기보다는 변호사 간의 협상이 되어버린다. 그러므로 우리는 변호사를 필요할 때에만 내세워야 한다. 나는 비즈니스를 오래 하면서 어느 순간부턴가는 합병 협상이 진행 중인 모든 미팅에서 변호사를 제외했다. 단 법률적인 전문성이나 조언이 필요할 때에만 그들을 호출했다. 변호사들이 선천적으로 사악하거나 다른 직종에 있는 이들보다 비도덕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직업기준에 맞추어 개인의 윤리를 저버리는 변호사들이 문제라는 거다.
한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종종 큰 결심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보겠다. 1986년 그레이트 레이크스 케미컬 사의 회장인 에머슨 캄펜과 오랜 협상 끝에 우리는 5,400만 달러에 내 회사인 헌츠먼 케미컬 지분 40퍼센트를 넘겨주기로 악수로서 그 거래에 동의했다. 그 후 약 4개월이 흐른 후 그 회사의 변호사들이 협약서의 초안을 잡고 싶다며 연락을 해왔고, 그것이 문서화되기까지 약 석 달이 걸렸다.
그런데 그 반 년 정도의 가협정 기간 동안 천연자원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우리의 이익률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반 년 사이에 헌츠먼 케미컬은 그 전의 세 배의 이익을 낸 것이다. 이때 캄펜은 다음과 같은 제안을 내게 해왔다. “내가 거래하는 은행에 따르면 현재 헌츠먼 사의 40퍼센트는 2억 5천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했소. 나머지 차액 전부를 지불할 순 없지만 적어도 절반쯤은 지불하는 게 공정한 것 같소.” 그의 제안에 나는 ‘NO’라고 대답했다.
그와 내가 5,400만 달러에 거래를 약속하였기에 그가 차액을 지불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나는 캄펜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다. 그래도 그는 우리의 악수를 죽을 때까지 잊지 않았다. 후에 그의 장례식에 나는 당시 인디애나 주의 주지사와 함께 주빈으로 초청되었다. 캄펜과 나는 둘 다 그 일로 가치 있는 교훈을 얻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후에 나는 위와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이게도 된다. 내 회사의 지분을 사기로 한 어떤 회사의 경영자가 동의했던 값을 지불할 수 없다고 마음을 바꾼 것이다. 우리는 법정에 섰고 재판관은 그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런 이야기를 공유하는 목적은 독자들에게 내 자랑을 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개개인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이해하고 상기하는 것이 오늘날 꼭 필요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능한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신중하고 정직하게 행동해야 한다. 그리고 약속을 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고 그에 따른 결과에 책임을 질 용기가 필요하다.
6장 선을 넘는 이유_ 유혹은 많지만 물리칠 수 있다
왜 똑똑한 학생이 컨닝을 할까? 왜 청렴하게 사는 시민이 수입보다 적게 세금을 신고할까? 왜 독실한 종교인이 눈을 똑바로 뜨고 거짓말을 하는 걸까? 왜 백만장자들이 돈 때문에 사기를 저지르나? 간결한 질문이지만 그 답은 천차만별에 복잡하기까지 하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여러 가지 이유로 사소한 거짓말과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 도덕의 경계를 넘나드는 스릴을 맛보려고 그럴 때도 있고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들키지 않았을 때 얻는 게 잃는 것보다 많다고 판단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때로는 다른 선택의 경로가 없다는 생각에, 주위의 압박 때문에, 이기심에 눈이 멀어서 그러기도 한다. 이렇듯 부적절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 하지만 부적절한 행위에 정당한 변명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부추기는 유혹과 압박이 위기 때에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기에 우리의 도덕적 핵심가치를 재확인하고 꾸준히 되새겨 보는 게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부정행위로 인해 받을 처벌에 대한 두려움보다, 우리 안에 아주 어린 시절부터 프로그램되어 있는 핵심가치, 즉 도둑질하지 마라, 거짓말하지 마라, 사기치지 마라 등을 상기시키는 게 사람들을 더욱 도덕적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7장 현명한 조언자의 선택_ ‘NO’라고 말할 용기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 두라
만약 내가 모르는 것이나 잘 못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잘 알고 실행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로 내 주위에는 재능, 열정, 기술, 그리고 겸양을 겸비한 멋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나의 팀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요건인 몇 가지 사항, 즉 핵심가치의 고수, 회사와 CEO에 대한 충절 그리고 본인 전문 분야에 대한 뛰어난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말하자면 내 개인적 힘의 원천은 언제나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와 비슷한 가치를 또는 조금 더 큰 가치를 품고 있고, 나의 열정과 비전을 공유하며, 나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었다.
결국 나의 성공을 위한 제일 중요한 결정은 주변 사람들을 주의 깊게 선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재능 있는 누군가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다른 기준들과 조화를 이루는 데는 숙련된 눈과 귀가 필요하다. 내게는 성별, 인종, 종교, 정치적 의견, 민족적 배경, 출신 학교, 재력 또는 스타일 등 일부 고용주가 중요시 여기는 그런 요소들이 아무 의미 없다. 한 사람의 외모나 배경 그리고 종교가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 특성 그리고 행동양식이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거다.
참고로 흑백을 가리기 쉬운 상황에 대해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회색지대에서 우리는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곳에서는 명백하게 불법적인 행동만 하지 않으면, 그 선을 넘지 않은 한 순항해도 괜찮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환상일 뿐이다. 왜냐하면 불법적인 행동을 하기 전에 우리는 반드시 도덕적인 선을 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 자신의 오른팔과 왼팔 그리고 뒤에서 나를 받쳐줄 동료들을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아울러 내 주위에 두게 될 그들 인생의 경계선이 어디인지, 그들의 경계선이 나의 것과 맞아 떨어지는지를 날카롭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도덕적 영역이 나의 것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회색지대에서의 활동은 대부분 도덕적 경계선의 바깥쪽에 있게 마련이다. 그것이 꼭 불법이 아니라 해도 위험하고 때에 따라서는 극단적으로 부적절한 것일 수도 있다.
8장 삭이지 말고 화내야 하는 이유_ 소모적인 보복심을 긍정적적인 에너지로 바꾸라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앨 고어는 그 후 꽤 오랫동안 화난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라이벌이었던 조지 부시보다 득표를 더 많이 받고도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것 같아 보였다. 우리는 고어처럼 때때로 사람들에게 감정이 상하거나 상처를 받는다. 심지어 가족, 친구, 사업 파트너, 동료, 미디어, 법률 등에 상처를 받고 본능적으로 상처받은 만큼 되받아쳐 보복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 《미스터 로버츠》에서 엔사인 풀버가 자신의 인생을 비참하게 만든 배의 선장에게 복수하기 위해 세탁실에 사제 폭죽을 집어넣은 것처럼 눈에 보이는 실질적 보복을 하면 속이 시원할 것도 같다. 하지만 쉽지는 않겠지만 실질적 보복보다 더 생산적이고 좋은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냥 툴툴 털어버리고 앞을 보고 나가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한때 지나가는 일이라는 것을 상기하라는 거다. 앨 고어도 시간이 좀 걸리긴 했어도 결국엔 선거 때의 그 일을 털고 앞을 보고 전진하여 세계의 기후변화에 대해 알리고 기여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지 않았는가?
툴툴 털어버리자. 잃어버린 돈을 되찾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경쟁자의 반칙도 무시하고, 내 병이 암이라고 지레짐작하지도 마라.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을 받아들이고 되도록 긍정적이고 떳떳하게 앞으로 전진하라. 나는 세 번이나 암이라는 적과 싸워야 했다. 그러나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세 번이나 일어나는지에 대해 좌절하지 않았고, 매번 이것도 한때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앞을 보고 전진했다.
참고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정치적 몰락은 지난 일을 털어버리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무능함에 있었다. 그는 지난 일에 원한을 품었고 보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용서에 대한 불신이었든 아니면 자신의 부적절했던 결정에 대한 끝없는 되씹기였든, 그것은 그를 파멸로 몰았고 그로 인해 역사는 바뀌었다. 흔히 성공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은 평범한 우리들처럼 내면에 악마의 유혹이 없을 거라 추측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우리 모두는 원한에 집착하고 오랫동안 그것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 아무튼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척도는 내면의 악마를 얼마나 빨리 마음에서 추방하느냐에 있는 것 같다. 여러분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 이렇게 말하지 않는가. 인생은 짧다. 털어야 할 것은 털어버리고 발걸음은 가볍게 앞을 보고 나아가라.
9장 인간 최고의 특성인 자비심_ 경쟁자, 동료, 그리고 고객에 존경심을 가져라
사람의 특성 가운데 자비로운 마음을 가지고 다른 이들을 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자비심은 사랑, 친절, 배려, 그리고 관대함으로 표출되는, 한 사람 내면의 진실하고 아름다운 힘이다. 참고로 우리는 어린 시절 다른 사람에게 항상 친절하라는 가르침을 받는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그 교훈을 지키기가 쉽지는 않다. 경쟁이 치열한 오늘날 비즈니스, 정치판, 스포츠계에는 그럴 필요가 없는 경우에도 서로를 경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려와 친절을 실천하면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서로 상생하여도 내가 원하는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거다.
한편 어떤 이들은 친절함이 몸에 배어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은 더 친절하고자 노력해 볼 여지가 있다. 참고로 사전에는 조금씩 다르게 정의되어 있지만 나는 친절함, 자비로움, 관대함을 모두 비슷하게 생각하는데, 이 세 단어들을 모두 총괄하는 단어가 바로 박애주의이다. 이것은 진실로 따뜻하고 참되다는 뜻이며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흔히 많은 사람은 비즈니스, 정치, 스포츠 또는 다른 치열한 경쟁의 세계에서는 자비로울 여유가 없다고 한다.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나는 이 말이 엉터리라고 말도 안 된다고 지적하고 싶다. 왜냐하면 우리가 다른 이들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결국 다른 이들이 우리를 어떻게 대하느냐가 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대부분 기업과 개인은 성공을 하고 존경받기를 원한다. 이러한 목적에 달성하려면 다른 이들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행복을 나누겠다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10장 내 이름을 걸고 하는 경영_ 내 것이라 생각하고 조직을 경영하라
헌츠먼 사는 가족 소유 경영기업으로 35년간 유지되었고, 결국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5년 초 우리는 새로운 자본으로 빚을 줄이고 자선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주식회사로 변환하였다. 하지만 내 가족들은 개인 소유의 기업일 때와 마찬가지인 것처럼 헌츠먼 사를 경영해 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것은 헌츠먼 사가 여전히 우리의 이름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좋은 뜻을 가지고 주식회사의 방향을 택하였지만, 오늘날 소유구조의 복잡성과 추가자본의 필요성 때문에 많은 가족사업자들이 주식회사로 변환되는 게 조금은 안타깝다. 이것은 가족 기업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거나 주식회사로의 변화가 반드시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러나 조금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
가능하다면 직장은 가정이 확장된 곳인 게 바람직하다. 친절, 존경, 그리고 다른 기본적인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적절한 도덕적 사례들이 규칙이 되는 곳이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참고로 나는 직원들을 만나면 가족이 첫 번째라고 강조한다. 회사는 가정이 확장된 곳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이탈리아에 있는 우리 공장 한 곳을 찾았는데, 그때에도 나는 직원들에게 그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곳은 직장이 아니라 가족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내가 하는 말을 끝까지 주의 깊게 듣더니 기뻐하는 낯으로 모두 일어나 박수갈채를 보냈다.
단지 내가 그들의 고용주이기에 내게 잘 보이려고 나의 어떤 말에도 박수를 쳤을 거라 생각하는 이도 있겠지만, 나는 그들과 악수하고 가벼운 포옹을 나누며 그들의 얼굴에 깃들어 있는 감명스러움을 보았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비슷한 연설을 했을 때도 800명의 직원들은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중국, 남아프리카, 아르메니아, 호주, 그 외에 우리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많은 나라들 어디든 마찬가지이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라도 똑같다는 거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받고 그에 준하는 존경과 대우를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수의 기업은 정해진 지침서에만 따라서 운영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기업의 직원들은 자신의 존재와 가치가 존중되지 않고 별 의미가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무튼 기업을 소유주처럼 운영하기 위해서는 경영자가 좀 더 직원들에게 신경을 쓰고 그들과 가까워지려 노력해야 한다. 직원들은 회사가 베푼 애정과 관대함을 꼭 다시 회사에 되돌려 준다.
11장 환원의 의무_ 성공은 나 혼자 이룬 것이 아니기에 나누는 게 이치다
관대함을 가지고 베푸는 것이야말로 지속적인 성공과 부를 얻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어떤 분야나 사람을 막론하고 성공을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살아오면서 언제 어디서든지 누군가에게서 도움을 받았던 적이 있다. 때론 운이 아주 좋았던 적도 있었다. 우리가 이룬 성공은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 조각조각 모여서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런 도움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한 길은 성공의 열매를 다른 이들과 나누는 것이라 생각한다.
월스트리트가 단기간의 이익 추구와 탐욕에 눈이 멀어 주식회사의 사회 환원의 책임을 모른 척할 때, 헌츠만 사는 가족 기업이었기에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다. 우리는 끝없는 이익을 추구하는 대신에 때때로 힘들다 싶을 정도로 기부와 자선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헌츠만 사는 2005년에 주식회사로 변환되었지만 우리가 이전에 한 기부와 자선에 대한 약속만은 꼭 지키도록 경영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다.
사회 환원의 의무와 책임은 단 한 번으로 만족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여러 해 동안 번 돈보다 더 많은 돈을 기부했다. 그리고 회사 임원들에게 돈을 버는 것보다 사회 환원에 목표 가중치를 두는 우리는 더 열심히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누구에게 자선을 베푸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태도이다. 한편 오늘날 나의 주요 자선의 대상은 세계에서 가장 큰 암 연구센터와 병원이다. 이 시설을 짓는 데는 사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다. 나는 앞으로 전국 여기저기에 이와 비슷한 암 전문병원을 짓는 것이 꿈이다. 나는 이곳에서 아주 힘든 치료를 잘 견디고 있는 암 환자들을 매주 방문하며 때론 그들을 껴안아 주고 항상 격려의 말을 건넨다. 내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유모 모두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나 자신도 암을 세 번이나 이겨냈기에 그들과 말을 나눌 때면 나는 감정에 복받치곤 한다.
한편 자선은 항상 돈으로 베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돈보다 시간이 훨씬 소중한 경우가 있다. 시간을 내주는 것, 가진 능력으로 지원하는 것, 전문 기술로 봉사하는 것 등은 돈만큼이나 의미가 있다. 억만장자일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박애정신만 있으면 누구나 자선사업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2장 꼭 지켜야 할 선_ 양심을 지키는 일은 박사논문처럼 어려운 게 아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중요한 한 가지 과제가 있다. 그건 바로 희미해져서 잠재의식 속에 묻혀버린 우리의 바른 양심을 깨우는 것이다. 내가 깨운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우리 모두가 이미 기본적인 도덕성을 지니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놀이터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집에서 어린이들은 나름대로 불문의 규칙을 준수하고, 그 나이에 걸맞는 진실성, 경외심, 정당함을 드러낸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 성향과 인성은 어렸을 때 놀던 놀이터가 어른이 되어 책상이 가득한 사무실로 바뀐다 해서 변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른이 된 오늘날에도 우리는 신의를 지키고 공정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한편 번번이 정직하게 어떤 상황을 헤쳐 나가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 안에 있는 윤리의식을 깨워 가치관을 재정립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이 네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1) 다른 이에게 영향을 미칠 일에 연루되면 먼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자. 이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내 자신이 상대의 입장이 되어도 괜찮은가. 2) 개인의 가치관을 일에도 적용하자. 직장에서 내 가치관을 분리하거나 이윤을 남기는 일에도 타당성과 정당성이 결여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3) 자신을 주위의 본보기라 생각하고 도덕적으로 행동하여 주위 사람들이 닮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자. 4) 인생의 가치 기반을 가족, 신념, 인내, 공정, 성실, 우정, 박애에 두자.
참고로 내 사무실의 벽에는 앤드류 홈즈라는 의사의 다음과 같은 명언이 걸려 있다. “우리들의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그 어떤 운동보다도 좋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그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끌어올려 주는 것이다.” 이 위대한 명언은 2000년도에 한 대학의 졸업식에서 내가 한 축사 연설의 전부이다. 아마 이 세상에서 가장 짧았던 졸업식 축사가 아닐까 생각된다. 누군가를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은 너무나 멋진 일이다. 당신도 한번 해 보라. 내가 장담하건데 아주 큰 행복에 빠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