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모가지를 꽉 붙들고 끌고 간다고 당당히 말하는 남자 ??**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추석 날 나훈아의 쇼를 보면서 그는 정말 세월을 끌고 간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나훈아 콘서트를 세종문화회관에서 본 게 10년이 훨씬 지났다.
좋아하는 뮤지션은 아니지만 그냥 한 번 쯤 보고 싶었다.
그때는 대중문화 뿐 아니라 이것저것 공연을 보러 다닐 때였다.
나훈아는 공연 내내 관객을 향한 프로페셔널 기질을 보여주었고 화려한 무대와 언변
그리고 노래실력까지 흠잡을 때 없는 수준의 공연이었다.
그런데 추석 날 공연에서 그에게 세월의 흔적은 찾아볼 수도 없고 오히려 연륜과 철학까지
묻어나는 더 수준 있는 공연으로 컴백을 알렸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멋짐으로 세월의 공백을 메꿔줄 수 있었을까??
그는 꿈을 가진 가수이고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당당히 말했다.
꿈을 위해 세계를 다니고 많은 책을 읽는다고 했다.
노랫말에 철학이 묻어나는 이유를 알았다.
한 사람의 뮤지션으로 정말 존경스럽다.
신체나이로는 분명 할아버지인데 ㅎ
좋아하는 가수 조용필의 공연도 예술의전당에서 두 번 봤다.
조용필의 노래를 듣고 자라서 그런지 난 조용필의 노래가 참 좋다.
그런데 그는 무대가 예술의전당이라 그런지 조용히 노래만 불렀다.
어쩌면 내 취향에 더 맞았을지 모르지만 다시 조용필의 공연을 보러가진 않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송창식이었다.
이은미의 공연도 좋았지만 송창식의 신들린듯한 마지막 엔딩 노래에 그만 울었던 기억이
난다. 대중가요를 듣고 울어보긴 첨이었다.
처음부터 그의 노래 중에 고래사냥을 듣고 싶었다.
내내 불러주지 않아서 실망했는데 마지막 앵콜곡으로 고래사냥을 불렀다.
그는 어디서든지 이 노래를 부르고 나면 다시 노래를 부를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혼신의 힘을 이 노래 한 곡에 다 실었다는 뜻이다.
그 마지막 모습이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추석 연휴를 집콕 산책이나 하면서 지내고 있다.
연휴가 시작되기 전부터 컨디션이 안 좋아 병원 두 군데를 갔었다.
연휴를 아프면서 보내기 싫어 가기 싫은 병원엘 갔었는데,
이비인후과에 가서는 너무나 어이가 없었고,
정형외과에서는 서글픈 마음만 안고 왔다.
친정엄마가 횡단보고 교통사고를 당해 다시 입원해 계시는데 업무를 마치고 주말에
다녀왔더니 몸살기가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귀가 멍해지더니 들리는 소리가 아주 까마득하게 멀리 들려 너무나
당황했었다. 하루를 참아보았는데도 증상이 이상해서 갔더니 귀지가 꽉 막혀서 그렇다고 ^^
아니 살다가 이런 일도 ㅋㅋㅋ 귀지를 스프레이 뿌려가며 제거했더니 순간 뻥~~
아고!!! 지금은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고 세밀한 소리까지~~정말 기가 막힘 ㅋㅋ
다행이다 싶어 정형외과에 바로 갔다.
척추관협착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생활에 큰 지장이 없어 열심히
스트레칭하며 운동하는데 허벅지까지 통증이 내려와 무척 견디기 힘들었다.
정형외과 의사 왈 ‘이것은 방법이 없어요.’ 하면서 약 2주 처방을 해줬다.
의사가 방법이 없다고 말하면 어쩌???
하기야 그동안 한의원에서 치료도 받아보고 신경외과에 가봤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없었다.
이 몸을 이끌고 어떻게 세월의 모가지를 꽉 붙들고 끌고 갈 수 있을까?
나훈아 쇼를 보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일이면 연휴도 끝이고 또 쳇바퀴 돌아가는 삶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 고리부터 끊으라고 말했다.
안 가본데도 가보고 안 해본 것도 해보는 게 세월을 끌고 가는 방법이라고~~
일을 하는 동안 나는 두 가지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이제 일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남은 세월이라도 끌고 가보고 싶어서~~
세월을 끌고 가는 분들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우선은 언제 퇴직을 할지부터 정하는 게 목표다. ㅎㅎ
첫댓글 수채화님
저는 지금 알람을해놓고 나훈아 특집스페셜을 보려고 기다립니다
본방사수못해 안타까워서 스페셜이라도 보려구요
남자들중에 나이가 들어도 남성미를 뿜뿜 풍기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나훈아도 그중에 한사람인듯요
세월 ~~
멋진 난초같이 정신은 그렇게 살도록 해보아요 우리같이 ~
세월은 동무되어 같이 가게요
품위있는 세월에대한글 잘읽어보았어요 감사합니다
슬로우님 가을이 깊어가네요!!!코로나가 아니면 벌써 가을 여행을 어디선가 하고 있을 텐데 ㅎㅎ
늘 생기발랄한 여유있는 삶으로 웃음을 줘서 감사해요~~
비대면이지만 더불어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수채화님 잔잔한 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까페에 좋은글을 읽기만하고 가는게 늘 죄송스럽지만 감사드립니다
퇴직, 할만합니다
저도 정년 4년을 남겨두고 38년된 직장을 떠난지가 벌써 7년이 됐네요
일할 때도 나름 좋았지만 다른길에 나를 놓아두고 보니 또 좋았어요
그새 못해본것 하는 것은 또다른 행복이더라구요
수채화님의 또 다른 길을 응원합니다.
길따라55님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년을 앞두고 명예퇴직을 하셨군요.
저는 늦게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나이가 있어서 이제 내려놓고 싶기도 하네요.
머지않아 그 시기가 올 것 같습니다. 그때가 되면 더 많은 조언 부탁드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