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는 이탈리아어로 ‘바 안에서 커피음료를 제조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에는 십여년 전에 대형 커피전문점들이 들어오면서 도입된 개념이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은 2007년 인기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인지도가 크게 올랐다. 출연자였던 윤은혜의 직업이 바로 바리스타다.
커피는 성분을 뽑아내는 방식에 따라 레귤러와 에스프레소로 나뉜다. 레귤러는 로스팅(커피생두를 볶는 것)된 커피에 물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커피메이커와 같은 원리다. 커피에서 물에 녹는 성분만 뽑아내기 때문에, 산뜻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반면 에스프레소는 기계를 통해 높은 압력을 가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물에 녹는 성분 외에 지방에 녹는 성분도 포함되어, 에스프레소의 표면에는 ‘크레마’라고 불리는 황금색 층이 덮여 있다. 이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면 흔히 말하는 아메리카노가 된다.
한국바리스타협회의 한수경 대외협력위원장은 “에스프레소는 유화, 레귤러는 수채화와 같다.”고 표현했다. 에스프레소는 레귤러에 비해 텁텁하지만, 보다 기름지고 풍부한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씨는 갓 볶은 커피가 신선하긴 하지만, 이산화탄소가 빠진 로스팅 이틀 후부터 보름 사이에 조리하면 보다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바리스타는 아직 정확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다. 국내에는 두 종류의 바리스타 민간 자격증이 있지만,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데 자격증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현재는 이미 볶아진 커피생두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뽑아내는 사람은 모두 바리스타로 불린다. 하지만 원래 바리스타는 커피생두를 다루는 일부터 적절한 서빙으로 손님을 기분좋게 만드는 일까지 담당하는 커피전문가라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발급하는 곳은 한국바리스타협회(BAOK)와 한국커피교육협의회(KCES)다. 바리스타들이 모여서 만든 한국바리스타협회는 에스프레소 추출 실기시험을 통해 자격증을 발급한다. 커피 아카데미들이 모인 커피교육협의회는 실기 외에 기본 필기 시험도 포함되어 있다. 국내 바리스타 관련 단체로는 이들 외에 커피 회사들이 중심이 된 한국커피연합회(KCA)도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매년 바리스타 대회를 열 예정이다. 바리스타 대회는 ‘바리스타가 만들면 다르다!‘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바리스타의 숙련도와 커피 원료의 배합에 따라 커피의 맛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바리스타협회는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협회 실습장에서 1년에 4차례 ‘한국바리스타협회 주관 바리스타 챔피언쉽‘을 열고, 대회별 3위까지의 입상자를 모아 12월에 챔피언쉽을 치룬다. 오는 22일 올해의 두 번째 대회를 열고, 29일에는 커피 원산지인 콜롬비아 관계자와 함께 하는 세미나를 가질 예정이다.
한국커피연합회가 주최하는 ‘KCA 바리스타 클래식’은 (주)리앤네스 교육장에서 15일까지의 예선을
▲ 에스프레소 추출 중(제공-한국바리스타협회)
거쳐 16일에 결선을 벌인다. 우승자에게는 ‘아시아 바리스타 클래식’ 출전권이 주어진다.
커피교육협의회는 올해 세계대회인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쉽(이하 WBC)의 한국 예선을 개최했다. 2000년 시작되어 올해로 10회째인 WBC는 16일부터 18일에 걸쳐 열린다. 공식홈페이지(www.worldbaristachampionship.com)를 통해 생중계로 볼 수 있다. 커피교육협의회는 커피의 맛을 판별하는 대회인 월드 컵테이스터스 챔피언쉽(WCC) 한국 예선도 함께 주최한 바 있다.
대회에 출전하는 바리스타들은 일반적으로 소속된 카페 이름을 쓴다. ‘카페뎀셀브즈’, ‘이루마’가 대표적이다. WBC 한국 대표인 이종훈 바리스타의 리퍼블릭 오브 커피(Republic of Coffee)는 동료 바리스타들과 함께 만든 팀이다. 민들레영토 바리스타들이 뭉친 ’와일드 에스프레소’라는 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