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등 고급교육 내세워 학부모 자극
감독기관 없어 공.사립간 격차 부채질
“수강료를 비롯한 각종 준비물로 한달에만 72만원을 내야 하는 데도, 벌써 3자리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올해 5살된 딸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려고 한 김 모씨(36.서구 갈마동)는 대학 등록금 못지 않은 유치원비에 화들짝 놀랐다.
수강료 53만원, 준비물 17만원, 입학금 2만원까지 포함해 한달에 72만원을 내야하는 유치원 수강료는 6개월만 다녀도 일반 사립대 수강료와 맞먹는 318만원이나 든다.
원어민 교사와 영어교육을 위한 한인 교사, 유아교육을 전공한 유아교사까지 1개반 담임이 모두 3명이라지만 1년에 들어가는 돈은 655만원.
5살에 유치원에 들어가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이 유치원을 다니려면 줄잡아 1965만원이 들어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니 김 씨는 더 이상 할 말을 잊고 만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아 교육비를 직접 부딪혀보니 그야말로 장난 아니다.
공`사립간 유치원의 격차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영어 유치원 교육을 내세운 사설 영어 학원, 각종 예체능 교육 등을 앞세운 사립 유치원 등의 등장은 유아교육비 고공행진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현재 대전시교육청에 신고한 유치원 수업료는 공립 3만4500원, 사립 13만5000~ 24만원 선이다. 여기에 입학금 5만~ 10만원, 식대 1만1000~ 5만원까지 합치면 한달에 30만원은 우습게 지출되고 만다.
상당수 유치원들이 교육청에 신고한 수업료외에 급식비나 재료비 등으로 추가 요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영어교육을 내세운 영어 유치원은 평균 수업료가 50만원 안팎이어서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들 유치원 수업료를 감독할 기관이 없어 유아교육비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조례에 의해 유치원 수업료는 각 유치원장이 정하도록 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이를 규제할 방법은 없다”며 “다만 최근 유행하는 영어 유치원의 경우 영어 학원에서 운영하는 사설 학원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