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츠쿠다 노리히코 작 명진숙 역 류주연 연출의 허물
공연명 허물
작가 츠쿠다 노리히코
번역 명진숙
연출 류주연
공연기간 2015년 6월 2일~14일
공연장소 국립극단 소극장 판
관람일시 6월 14일 오후 3시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김윤철 예술감독, 츠쿠다 노리히코(佃典彦)작, 명진숙 역, 류주연 연출의 <허물>을 관람했다.
츠쿠다 노리히코(佃典彦, 1964~)는 일본 아이치 현 나고야 출생으로 메이조 대학시절부터 희곡을 썼다. <허물> <심판> <정육공장의 미스터 케첩> <나팔꽃> <지우개> <카레집 여자> 그 외 작품을 발표 공연하고, 라디오 드라마와 TV극본을 집필하고 있다.
류주연은 극단 산수유 대표로 <괴물> <청중> <별무리> <니나> <주머니 속 선인장> <양철지붕> <동물 없는 연극> <878미터의 봄> <기묘여행> <마지막 여행> <경남 창녕군 길곡면> 그 외 다수 작을 연출한 미모의 여성연출가다.
이 연극은 80대 고령의 치매를 앓고 있는 인물이 차례로 허물을 벗고 젊은 시절로 돌아가 자식과 같은 나이가 되고, 자식보다 어린 나이가 되어, 젊은 시절 자신의 인생역정을 돌이켜보고, 사별한 부인, 며느리, 그 외의 사랑을 나눈 여인을 차례로 등장시켜 그들과의 사랑과 애환을 낭만희극으로 묘사한 독특한 창의력의 걸작연극이다.
무대는 주인공인 아들의 거처다. 하수 쪽에 음식조리대가 있고, 중앙에 커다란 냉장고와 세탁기가 있다. 상수 쪽에는 침대와 일본 집 다다미방에서 볼 수 있는 벽장이 있고, 아래윗간으로 된 벽장에는 사람이 누울 수 있도록 했다. 정면 벽 오른쪽에 출입문이 있고, 세탁기 속에 사람이 있는가 하면, 냉장고 속에서도 문을 열고 등장을 한다.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는 부모의 영정사진과 제사상이 있고, 그 위에 향 그릇 촛대 등이 놓여있다. 조리대 앞에는 원형의 쓰레기통도 보인다. 방 한가운데에는 탁자가 놓여있다.
극은 도입에 마루와 방, 그리고 침대에 널브러져 있는 제각기 다른 연령의 남성들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잠시 후 주인공과 별거 중인 부인이 이혼서류에 도장을 받기 위해 등장을 하고, 잠시 후 주인공이 트레이닝 바람으로 등장하면서 두 남녀의 대화가 시작이 된다. 주인공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거기에 계란을 여섯 개나 깨뜨려 넣고 젓갈로 휘저은 후 들여 마신다. 그 후 부인은 이혼서류를 탁자에 꺼내놓고 주인공이 도장 찍기를 기다린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 주인공은 외도를 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켜 다니던 직장에서 해직되고, 그로인해 모친은 충격을 받고 사망한 듯 소개가 된다. 주인공은 고령의 치매를 앓고 있는 부친과 살고 있는데, 주인공의 부친이 침대에서 내려와 아들내외가 이혼서류를 놓고 실랑이를 펼치는 곳으로 다가온다. 자연 두 사람은 실랑이를 멈출 수밖에. 부친은 영정사진을 보고 누구냐고 묻고, 엊그제 모친장례를 치른 사실을 이야기 하며 주인공이 부친에게 상기시키려 들지만, 치매 노인은 그러냐고 끄덕일 뿐 잠시 후에 같은 질문을 되풀이한다. 그리고 술을 찾기 시작하니, 주인공은 부인에게 술과 안주를 사오도록 부탁하고, 부인이 사려고 나간사이 이혼서류를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 그 사이 보험회사 여직원이 노크 소리와 함께 등장을 하고, 보험에 들기를 끈질기게 원하는 장면이 펼쳐지고, 여직원은 주인공의 보험가입을 성공시킨 후 퇴장한다. 부친은 며느리가 사온 술을 마신 후 구토를 하면서 화장실로 들어간다. 그런데 화장실에 들어간 부친이 나올 때가 되었는데도 나오지를 않고, 오랫동안 잠잠하기에 주인공이 들여다보니, 부친은 허물을 벗고 숨을 거둔 것으로 설정이 된다. 그런데 잠시 후, 부친은 20여년이나 젊어진 60대의 모습으로 아들 앞에 등장을 한다. 얼마 후에는 50대의 부친, 그리고 40대, 30대, 20대의 모습으로 변해 주인공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40대의 한창 나이로 등장한 부친은 조그만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엘비스 프레슬리에 방불하고, 각각 다른 연령의 부친이 한꺼번에 등장을 하기도 한다. 청년모습의 부친은 보험회사 여사원과 정사를 펼친 후 한 침상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 주인공에게 옷을 집어달랜 후 입기도 한다. 냉장고 속에서 젊은 시절의 모친이 튀어나오고, 주인공의 부인과 보험회사 여직원이 주인공 부친의 기타에 맞춰 열정적인 춤을 춰 보이고, 각 연령대의 부친이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하면서 극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각기 다른 연령의 부친을 한 사람 한 사람 접하면서 주인공은 진실하게 살아야 하겠다는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다. 대단원에서 주인공은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고, 새롭고 아름다운 삶을 살겠노라 결심을 하는 장면과 모든 아버지와 남녀 등장인물 전원이 일본식 우동을 함께 맛있게 먹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임홍식, 정태화, 조영선, 신안진, 신용진, 김유진, 현은영, 김애진, 반인환, 조재원, 이경미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기타연주와 노래, 그리고 경쾌한 춤은 관객의 갈채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작총괄 박현숙, 무대 구은혜, 조명 박성희, 의상 김지연, 음악 최인양, 안무 최수진, 분장 이동민, 소품 노주연, 영상·음악 윤민철, 무대감독 김탁수, 조연출 강선영 그 외의 스태프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재)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츠쿠다 노리히코(佃典彦) 작, 명진숙 역, 류주연 연출의 <허물>을 창의력이 돋보이고, 연출력이 감지되는 한 편의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6월 14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