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씀을 드리면 원제 “Last Exit To Brooklyn”의
우리말 번역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는
조금은 오버한 영화제목이라고 하더군요~
영어를 꽤.., 한다면 하는 후배가 이야기하기를
Exit는 비상구가 아니라 출구라는 의미로 이해를 해야 한다고…,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출구”
그러니까 지하철 역에 내려서 브룩클린 방향으로 가는
제일 먼 곳에 위치한 출구라는 의미가 맞다는 것이죠……,
“아나키스트”로 울 카페에 때아닌 이념논쟁을 불러일으켰네요~
저도 영화번역 제목처럼 조금은 더 오버를 해서
이번 영화 이야기는 좌파 영화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아이돌에서 배우가 된 치기어린 친구가 한국영화계 좌파를 운운해서
작은 소란을 일으켰던 적이 있었는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해방이후 우리나라에 좌파가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쥐
제 경우 좌파성향의 영화감독하면
역시나 장 뤽 고다르가 먼저 떠오릅니다.
“모던 타임즈”의 채플린도 좌파로 유명하고……,
일부 미국의 진보성향의 영화인들 이름도 한둘 떠오르고…,
다만 오늘은 꽤 잼 있는 친구(?)인데……,
독일출신의 울리 에델감독의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를 가지고
좌파 영화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번역제목 만큼이나 무거운 주제에 비해서는
전체적으로 너무 감상적인 부분이 조금은 아쉽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장 뤽 고다르는 참~ 특별해요~~~
영화의 형식 미라고 해야 하나……,
주제의 표현방법이 역시나 특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미로운 주제곡 A Love Idea 때문에
어쩐지 로맨틱해보이지만 60년대 원작소설이
외설논쟁을 불러일으켰을 정도로
50년대 한국전쟁, 파업, 범죄, 마약, 매춘, 동성애까지
자본주의의 모든 치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자신의 性(성) 정체성 방황하는 노동조합 선전부장 헤리
치열한 노동투쟁의 현장에서 보여준 영웅주의적 행동
그러나 여장남자와 사랑에 빠져 공금을 횡령하고…,
동네 소년을 범하다가 골목 양아치들에게 집단 폭행까지 당합니다.
취객털이, 일명 아리랑치기가 부업인 매춘부 트랄라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꿈 많은 소년 보비
(제니퍼 제이슨 리의 명 연기가 참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트랄라는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녀의 소박한 꿈은 깨어져버리고 집단 윤간을 당한 채로
차디찬 거리에 버려집니다.
보비는 그런 그녀를 보고 대성통곡을 합니다.
파업의 장기화로 가동을 멈춘 공장……,
가난과 무기력 그리고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인간들
도대체 그들에게 이 지긋지긋한 현실을 탈출할 출구는
어느 곳에 있는 것일까~~?
너무나 천연덕스러운 울리 에델의 질문~~~
울리 에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처음에 말씀 드린 것처럼 잼~ 있는 구석이 있습니다.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와 함께 그의 대표작이
마돈나가 주연한 “육체의 증거”라고 하네요~~
2004년도에는 생뚱맞게 우리카페에도 올라와있는
“니벨룽겐의 반지”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니벨륭겐님의 니벨륭겐과 영화의 첫 이야기가 “디 니벨룽겐의 반지”였죠
말씀하셨던 60년대 독일 영화를 보았던 기억이 있어서
무척 보고 싶은데…, 애고~ 요즘은 영화 구할 열정도 없고……,)
이런 울리 에델이 2008년도에 정말 논란이 많았던 영화
“바더 마인호프”를 제작했었습니다.
자주 말씀을 드렸던 것처럼 60년대 서구의 좌파혁명은 실패를 했었지만
이후 자본주의 변화의 전환점이 되었던 의미 있는 혁명이었습니다.
미완의 혁명 40주년을 즈음하여 관련 영화들이 많이 나왔었는데
“바더 마인호프”는 아마 가장 화끈했던……,
당시 그 유명한 적군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967년에 서독에 이란의 전제군주 팔레비가 방문을 하면서
항의 집회가 열리고…, ㅋㅋㅋ 최근의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은데…,
경찰의 강경진압, 예를 들면 물 대포, 무차별적으로 휘두르는 진압봉…,
그러다가 흥분한 경찰이 비무장 시민을 총으로 쏴 죽이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사건에 대한 수사가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유야무야 되려고 하고
흥분한 학생과 군중의 데모는 더욱 과격해지고……,
데모선봉의 루디 두치케가 우익청년에게 총격을 받는 사건이 터지면서
사태는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가 되어버립니다.
올리 에델의 “바더 마인호프”는 진보 언론인인 울리케 마인호프,
열혈 혁명운동가 커플인 안드레아스 바더와 구드룬 엔슬린을 리더로 둔
바더 마인호프 그룹이 형성되고, 도시 게릴라 투쟁을 펼치는 때와
이후 그들이 체포돼 오랜 수감 생활을 겪다 죽음을 맞는 과정을
때론 다큐멘터리의 시선으로, 때론 한 편의 드라마처럼 묘사했는데…,
하나의 묵직한 話頭(화두)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말과 글로는 더 이상 이 부조리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지식인의 고뇌…,
그렇다면 폭력을 폭력으로 저항하는 것은 과연 정당한가~~?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에서처럼
울리 에델은 비겁하게…, 방관자적 시선을 유지합니다.
현대는 혁명이 불가능한 시대라고 하던데……,
그럼 어떻게라고 던져질 질문이 두려웠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주제음악을 만든 마크 노플러는
아이러니하게도 락 밴드의 기타리스트 입니다.
울지 말라고 되뇌는 트랄라……,
여전히 삶은 계속되어지겠죠~~?
그래서 그런지 흘러나오는 음악이 짠~합니다.
첫댓글 정말로 오래전...20여년전에 보았던 영화라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말씀하신대로 아름다운 선율의 주제곡과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게 칙칙하고 암울했던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만이 기억이 날 뿐이네요. 그리고 제니퍼 제이슨리의 처절한 연기 역시 기억에 남구요. 사실, 영화보고 너무나 암울해서 한동안 기분이 별로 안좋았었던 것 같아요..조금은 실망도 했었고.....음악이 잔잔히 스치네요 ~
말씀하신 것처럼 20년전 영화이네요~~ 참 시간이 어찌나 빠른지..., 역시나 저도 영화의 처절함 땜시 한동안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본다면 아마 보기 훨씬 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를 먹어가는 것인지 요즘은 부드러운 것이 좋더군요 ^^
음악만이 남아있는 영화...그런 영화들이 많지만요.저는...... 영화를 본 이후에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은 성격인지 기억력 상실인지, 아니면 진정 영화를 즐길 줄 모르는 것인지 의문이 남습니다. 오늘 모모님 글을 읽으면서요....... 본 영화들을 그렇게도 다 기억해내는 모모님이 신기하기도 하구요.......이 음악은 가끔 잘 써먹고 있거든요. 너무 좋아서요.....
우리가 영화로 밥 먹고사는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고 서연님처럼 보고 확~ 잊어버리는 것이 아마도 영화를 제대로 보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영화 이야기를 쓰면서도 스스로도 놀려는 것이 참 영화는 많아요..., 그리고 나름 본 영화도 꽤 되더군요~~ 항상 말씀드리지만 메모...., 대충 우리 평범한 사람들이야 하드용량이 다 비슷비슷한 것 아닌가요 ~~? 그나 저도 번개 대비해서 공부좀 해야 겠는데요 제가 써 놓은 것도 잊어버리면 완죤 스타일 구기는데 ㅠ.ㅠ
브룩클린...이 영화로 평단의 호평과 차기작에 대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울리 에델 감독이 육체의 증거에서는 아주 실망을 주었다고 합니다. 사실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리메이크한 니벨륭겐의 반지는 울리 에델의 연출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또 드러냈다고 합니다. 좀 더 능력있는 감독이 리메이크판의 연출을 맡았다면 아주 멋진 전설이 다시 탄생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시선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에델의 한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더 마인호프도 독일에서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었던 영화라고 하던데...,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 어려서 니벨륭겐의 반지를 누님하고 같이 보았는데 지그프리드가 용을 무찌르던 장면 그리고 지그프리드의 아내가 복수를 맹세하면서 몽고의 왕(?)한테가 결혼을 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혹시 보리수님이 예전 영화를 구해주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