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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을 만들어내는 가족
몇달 전 요가 강사 생활을 때려치운 딸에게 걱정이 된 내가 말했다. "야! 너! 서울 가서 월수 500 올리겠다더니만 그게 뭐냐~" 그랬더니 울 딸, "엄마~ 너무 채근하지 마~ 나 우선 결혼부터 해야겠어~ 얼른 애 낳아버리고 다시 일할거야~" 라고. 가족과 가정만을 위해 사는 내게 울딸은 늘 이런 말을 했었다.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 라고.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우리딸. 너무나 야물딱져서 감히 대적하기 어려운 드센 기질과 기운을 타고난 아이. 요즘 들려오는 소문에 이곳 요가계에서 전설적인 인물이 되어있는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방에 내려와 대학 졸업하자마자 요가 강사로 뛰더니 단시일 내에 스타덤에 올라 월수 500 가까이 올렸던 맹랑한 기집애니 더 무얼 말하겠는가~ 모르긴 해도 아빠보다는 훨씬 잘 살 것이다. 원칙과 정칙 위주의 삶을 살아가는 아빠에 비해 현실과 적당히 타협할 줄 아는 아이. 원칙적인 아빠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중간적인 자세로 살겠다는 우리딸. 아빠의 교육관에 물들어 불의를 보면 발끈하여 나서는 아이이면서도 용서할 줄 아는 아이다. 아빠는 그런 사람과 아예 단절해버리는 반면에. 드세고 억센 기운을 그대로 밀어붙여 성과를 내는, 둘 다 같은 기질을 가진 아빠와 딸. 그런 기운을 타고나 그렇게 산다해도 누구나 다 그런 성과를 내는 건 절대 아니다. 그게 바로 사주팔자요, 운명이요 숙명이라는 말도 있겠지만. 그렇듯 맹랑한 우리딸의 아빠인 우리 산적. 산적은 너무나 많은 전설을 이미 만들어낸 사람이다. 공무원 시험 공부 한달 만에 수석 합격함은 물론이요, 교수들이 더 이상 가르칠 게 없다고 말할 정도로 지식 습득률이 비범했던 전산 응용학도.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머 시절. 자신의 자동제어 소스를 프로그래머들에게 공개해도 제대로 판독해내는 놈이 하나도 없다고 늘 불평하던 우리 산적. 실행어들이 왜 그렇게 짜여 있는지 알아내지를 못해서. 마치 쿤달리니 각성을 이루고 소우주 뿐만아니라 우주 전체계의 모든 것을 꿰뚫은 각자들의 언어가 간단하면서도 난해하듯이. 그러니 가는 곳, 하는 일마다 파문을 일으킬 건 뻔한 일. 우주 만물은 저마다 고유의 파장을 가지고 있다. 그 파장이 파동을 이루며 진동할 때 파문이 인다. 비바람, 번개, 천둥 같이 일시적이고 한시적인 자연성 파문도 있지만, 자연물인 인간의 파문만큼 널리 퍼지는 것도 없다. 일일이 열거할 순 없지만 그런 파문과 전설을 이미 만들어낸 산적과 딸. 그러면 나는 어떤가~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뭐 하나 내세울 게 없다. 못생긴데다 미련한데다 덕도 없는데다 모든 면에 있어서. 그나마 잘 하는 것 한가지 있기는 있다. 잘 웃는 거. 아~ 또 한가지 있다. 뭐든 글로 풀어 써버린다는 것. 모르긴 해도 나처럼 20년 넘게 줄기차게 꽁트만 써 댄 사람도 없을 것이다. 있으면 나와봐~ NCIS의 깁스처럼 뒷통수 한대 갈겨버릴랑께~ 히히~ 그러면 나는 전설을 만들어낸 가족이 아니네 뭐~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똑같은 사안으로 글을 쓰라해도 나같은 글을 쓰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한명도 없다. 나 말고는. 그 얼마나 전설적인가~ 그러니 이 가족들이 가는 곳에 사회적 파문이 일지 않겠느냐고~ 때론 신선하게 때론 잔잔하게~ 그것이 다 운명이다. 어떤 분이 말하길, 우리 산적은 너무 시대를 앞질러가서 탈이라고~ 뒷자락 만이라도 보여주면서 가야 되는데 그러지 못해서 탈이라고~ 헌데, 뒷자락 보이면 이미 선구자가 아니다. 그래서 운명적이다. 선구자적 운명을 타고난 사람 울 산적. 이 양반 그림자로 태어난 운명인 나. 우리딸은 운명과 운명이 만들어낸 창조물. 뭉쳐 도는 소용돌이다. 구름처럼. 파문을 일으키는 소용돌이. 그 파문은 이미 우리 사회의 의식을 건전한 방향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철리를 따라... 2013.03.08. 아낙네( http://산적소굴.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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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산적소굴 원문보기 글쓴이: 산적
첫댓글 참~~~대단한 가족이심다~~
쾌 차 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