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사랑 표현이 과감하다.
공공장소에서도 진한(?) 스킨십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면 아찔할 때가 있다.
남의 시선 따윈 의식하지 않는 그 대담함을 부러워해야 하는 건지, 철이 없다고 해야 하는 건지!
이런 말 하면 꼰대라고 욕먹으려나?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고 배워야 한다.
경상도 남자가 집에 와서 하는 말 세 마디는
“아(아이)는? ” “밥 묵자(밥 먹자)” “자자(잠자자)”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하지 않는(아니 못하는?) 경상도 남자를 비유한 우스갯소리다.
모든 경상도 남자가 그런 건 아니고, 단지 사랑을 표현하는 기술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불타는 트롯맨을 즐겨본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트롯이 익숙하고 듣기 좋다.
얼마 전 불타는 트롯맨의 가족들이 나와서 노래 솜씨를 뽐냈다.
피는 물보다 진하고 DNA는 숨길 수 없다더니..
역시나 그들의 부모. 형제도 노래를 잘 불렀다.
노래도 노래지만 그 가족들의 모습에 더 눈길이 갔다.
가수 민수현과 그 아버지의 사랑 표현을 보고 부럽고 좋았다.
'아들 사랑해, 고맙다.'라고 하고 아들과 스스럼없이 포옹하고 하이파이브하는 모습이 참 따뜻했다.
아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애틋하고 흐뭇하고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이다.
거짓으로 연출될 수 없는 장면이다.
가수 에녹이 엄마를 바라보는 눈빛과 따뜻하게 포옹해 주는 모습도 참 부럽고 보기 좋았다.
고생한 엄마를 바라보는 그 눈빛과 얼굴을 어루만지는 손길이 따뜻하다.
저 나이에 저렇게 따뜻한 눈빛과 손길로 엄마를 안아주는 아들이 몇 이나 될까?
울 아들들도 저랬으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를 텐데.
부러우면 지는 것이고 비교해서는 안되지만 부럽다.
박민수의 애교는 끝장이다. 그저 엄마를 안고 누구에게든 스르럼없이 스킨십을 하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딸 못지않은 아들이다. 역시 부럽다. 저런 아들 있으면 딸 없어도 서럽지 않을 텐데..
친정의 세 남자(아버지, 오빠 둘)는 경상도 남자의 표본이다.
오죽하면 그 남자들과 살고 있는 세 여자(엄마, 올케 둘)의 평생소원이 자상한 남자와 한번 살아보는 것일까.
부모님은 평생을 자식들 앞에서 서로 사랑한다는 말도, 포옹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오 남매는 어찌 낳았는지 신기하다.
다정다감한 부부의 모습이 부러웠고, 우리 부모님은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자식 때문에(?) 산다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모습보다는 서로에 대한 비난과 원망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셨다.
어려서는 불안감도 있었던 것 같다. 부모님이 이혼할까 봐.
다행히 이혼은 하지 않으시고 60년 넘게 살고 계신다.
친정에서 나는 부러움의 대상이고, 남편은 최고의 남자로 칭송받는다.
자상함은 기본이고 마누라를 최고로 귀하게 여기고 받드는(?) 남자로 인정받았다.
애교도 무드도 없던 경상도 여자를 이 정도로 바꿔 놓은 것도 남편 덕분이다.
서로를 무덤덤하게 대하셨던 부모님에게서 표현하는 사랑을 배우지 못했고
태생(胎生)이 표현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성격이었다.
표현하는 사랑을 받아 보니, 그 사랑이 아름답고 맞는 사랑법이라는 것을 알고 배웠다.
모든 행동이 그렇듯이 사랑 표현도 자주 해야 습관이 된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더니, 두 아들은 남편을 많이 닮았다.
남편이 하는 행동 그대로 따라 했다. (사춘기가 오기 전에는..)
사춘기 후에는 표현하는 것을 많이 절제(?)한다.
문자로는 표현을 하는데.. 행동은 잘하지 않는다. 아들이라 쑥스러운 것인지... 그래서 서운할 때가 있다.
그래도 아이들이 어렸을 적 내게 준 사랑의 기억으로 위로를 받는다.
살갑고 자상함이 웬만한 딸보다 낫다.
조금이라도 아픈 기색이면 이불을 펴 주고 따끈한 녹차 대령에 전신 마사지까지….
사랑이 담긴 간호를 받으면, 다음날로 거뜬히 일어났다.
고기를 먹을 때도 쌈을 싸서 내게 먼저 먹여 준 후에야 먹는다.
수시로 ‘사랑해’를 외치며 안아주고 뽀뽀해 준다.
- 아이들이 어렸을 때 쓴 글 중에서-
남편과 아들의 넘치는 사랑을 받으면서 후회도 했다.
부모님께 내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지난 시간과 살가운 딸이 되지 못한 회한이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지만, 그 사랑을 표현하는 데 인색한 부모는 많다.
인색하다기보다 사랑의 기술이 부족하다는 말이 더 맞는 표현이다.
말과 행동으로 넘치게 사랑을 표현하자.
사랑을 나누고 표현할 줄 아는 자녀를 만드는 건 부모의 사랑이다.
울리지 않는 종(鐘)은 종(鐘)이 아니고 표현하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다.
사랑을 표현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표현하는 사랑에 인색하지 말자.
‘수고했다. 잘했다. 사랑한다. 멋있다. 축하한다. 고맙다’.
사랑을 표현하는 말과 방법은 무수히 많다.
사랑을 표현하는 기술이 부족하고 습관이 돼 있지 않을 뿐이다.
내 사랑을 표현하자. 속으로만 감추지 말고 드러내고 표현하는 사랑을 하자.
‘표현해야 사랑이다’.
많이 표현하고 살자. 돈 드는 것도 아니고 그저 표현의 기술을 습관화하면 된다.
처음엔 어색하고 쑥스럽지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된다.
'진작에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때 따뜻하게 안아드릴걸... 뒤늦은 후회 남기지 말고.
누구든 내 곁에 있을 때 사랑 표현 많이 많이 하고 살면 좋겠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