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나온 '강철의 연금술사 Brotherhood'란 일본 애니메이션인데, 만화책도 있다.
총 64부로 제작된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와, 굉장히 심오한 철학이 담겨있는 애니메이션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어떤 분의 후기를 봤는데, "와, 대단한 통찰이다..."라고 넘어갔다가, 코스 이후, 어제 다시 봤는데, 너무 놀랐다. 그분의 후기에 약간의 편집과 살을 붙여 나눠본다.
원문 : http://blog.naver.com/blue0729/40109355295
<강철의 연금술사 63회 中>
신까지 손에 넣어 신의 규칙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했던 호문쿨루스는 주인공에 의해 파괴되고 신에게 끌려간다.
(호문쿨루스 : 연금술사들에 의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여겨지는 인조인간)
호문쿨루스 : 어째서냐 넌 내것이 되지 않은 거냐?
신 : 네가 네 자신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넌 사람으로부터 태어난 자이면서 타인의 것을 훔치려 했다. 신에게 매달리려 했다. 7가지 욕망을 떼어내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줄 알았느냐? 웃기지마라.
호문쿨루스 : 나는 완전한 존재가 되고 싶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싶었다. 바라고 추구했다. 그것이 나쁜 것이냐? 넌 누구냐 넌 무엇이냐?
신 : 나는 너희가 '세계'라고 부르는 존재이자, '우주'이자 '신'이자 '진리'이자 '전체'이자 '하나' 그리고 바로 '너'다. 인간이 자만하지 못하도록 합당한 절망을 내리는 것이 '진리'라고 했느냐? 그러니 네게도 절망을 내려주마.
호문쿨루스 : 싫어, 안 돼. 거기에 속박되는 것은 싫어. 그럼 내가 어떻게했어야 한단 말이야...
신 : 네가 원한 결말이다. 너는 그 답을 보고 있었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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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란 세계고, 우주이고, 신이고, 전체이며 하나다. 그리고 그것은 진리라고 믿었을 때 진리가 된다.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수도 없이 나오는 이 말.
진리가 구체적으로 존재하든 안하든 상관없다. 세계든 우주든 신이든 같은 말일 뿐이다. 그러나 진리의 가장 올바른 이름은 바로 '나'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서 그것을 진리라고 믿느냐'라는 것 외에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믿음이 진리를 구성하는 최종 관문이다. 어떤 규칙을 정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진리라고 믿어야 진리가 되는 것이다. (에드워드는 연금술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었다.)
신에게서도 자유로워져서 그 자체로 세계가 되려 했던 호문쿨루스는 왜 실패했는가? 호문쿨루스는 호엔하임에게서 태어나 자유를 갈망하는 인조인간이다. 신까지 얻는 방법을 알아냈으나, 결국 호문쿨루스는 자신을 버리고 신을 택함으로써 도로 자신에게 끌려오는 최후를 맞이한다.
자신을 부정하면서 타자를 진리로 생각하는 것은 진정한 진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진리가 외부에 위치하면 자신은 진리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진리라고 결정을 내리면 그 안에서 자신도 그 규칙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진리는 '나'이다) 심지어 신도 그 진리를 따를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 (다른 말로, 진리가 '신'이다) 호문쿨루스는 인간이 자만하지 못하도록 합당한 절망을 내리는 것이 '진리'다 라고 정하고선 스스로 자만하는 오류를 범했다. 그렇다면 결론은 나와있는 것이다.
호문쿨루스는 스스로를 신, 진리라고 믿지 않았다. 신이 되어야한다는 호문쿨루스의 바람은 거꾸로 말하면 스스로가 신이 아니라는 증거이다. '내'가 진리가 아닌데, 진리를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냥 진리에 복속된 존재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진리를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주인공에게 관심을 돌리자. 주인공인 에드워드 엘릭은 진리에게서 자신의 팔을 돌려받는 대신 하나 뿐인 동생을 빼앗긴다. 어떤 것을 희생해야 동생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에드워드는 고민한다. 그를 되찾을 수 있는 것은 타인의 목숨밖에 없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타인의 목숨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둘은 맹세했기에 에드는 그럴 수 없다.
무엇을 희생해야... 에드워드가 그 어떤 것도 잃지 않고 동생을 되찾을 수 있는가?
에드는 자신의 손을 보고 깨닫는다. 자신의 연금술 때문에 이 모든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동생의 희생은 에드가 연금술을 쓸 수 있게 하기위해서 였다)
그래서 진리에게 가기 위해 자신을 연성한다. 강철의 연금술사의 마지막 연성.
(연성 : 연금술을 이용해 무언가에서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것. 등가교환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나온다.)
신 : 동생을 되찾으러 온 거냐? 그런데 무엇으로 인간 한명을 끄집어 낼려고? 대가는? 네 육체를 내놓을테냐?
에드 : 대가라면 커다란 게 여기 있잖아? 이건 내 진리의 문이야. 그렇다면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거지. 내말 틀렸나?
신 : 그렇게 나왔단 말이지? 그런데, 괜찮겠냐? 진리의 문을 잃으면 두번 다신 연금술을 쓸 수 없을텐데
에드 : 하긴.. 이 문 너머에는 연금술의 모든 것이 있다. 진리라는 걸 본 것 때문에, 연금술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어. 그러나 그게 아니었어. 그것은 오만이었다.
신 : 연금술을 쓸수 없는 평범한 인간으로 전락하려고?
에드 : 전락할 게 어딨나? 처음부터 평범한 인간이었는데. 키메라로 변한 여자애 하나 구하지 못하는 보잘것 없는 인간이라고. 연금술이 없어도 모두가 있잖아!
신 : 정답이다 연금술사! 에드워드 엘릭. 너는 나를 이겼다. 모든 걸 가져가라!
동생을 찾으러 진리에게 갔을 때, 진리는 '대가'를 내놓으라고 한다. 이것은 에드워드가 만화 전체에서 굳게 믿고 있었던 진리이다.(뭔가를 얻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뤄야한다라는 생각) 그러나 그 생각을 바꾸면? 대가 없이 동생을 데려올 수 있다 믿는다면? 에드워드는 자신이 굳게 믿고있던 그 생각을 내려놓았고, 새롭게 생각을 사용했다. 대가 없이 동생을 데려올 수 있다고 말이다. 그는 그 덕분에 모든걸 얻었다.
진리를 이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믿음을 바꾸면 되는 것이었다. 나의 한계를 이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믿음를 바꾸면 되는 것이었다. 우리는 스스로 만든 세계속에서 살아간다. 나의 생각, 행동, 사람들과 세상에 대한 판단, 과학자라면 과학적 지식까지... 모두 그 세계 안에서 돌아가는 것이다. 그 외에 존재하는 진리는 없다. 지금까지 철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이 열심히 연구한 진리도 결국 자신만의 진리였던 것이다. 뛰어난 학자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진리를 안고 살아간다.
그렇다면 한계로 가득한 현실을 벗어나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바로 지금까지 자기가 믿고 있는 생각들을 다 버리고, 내가 원하는 생각을 지어내면 된다.
오랜동안 진리에게 붙잡혀 있던 동생과 함께 현실로 돌아가는 에드워드.
동생을 얻었지만 연금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에드워드에게 남은 것은 바로 '삶' 이었다.
*
아... 애니메이션을 통한 기막힌 통찰에 소름이 끼쳤다.
진리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진리는 책에, 예수에게, 부처에게, 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진리가 곧 나고, 내가 곧 진리다.
세상은 내가 원하는대로, 내 뜻대로 살 수 있다.
내가 한계라고 생각하는 것들, 내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것들.
누가 그렇게 믿고있는가? '나'다.
그러면 그걸 바꿀 수 있는 사람도 '나'다.
신이? 부모님이? 책이 바꿔줄 수 있는가? 아니다.
외부의 그 무엇도 바꿀 수가 없다.
오직 '나'뿐.
그렇기에 '나'는 곧 진리라고 표현했을 것이다.
예전에도 이 후기를 봤었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그냥 해석이 대단하다, 좋다~ 정도로 머물렀는데, 어제 다시 읽고는 너무나 공감이 갔다.
아무래도 나코스를 경험한 후라서 확 와닿은 것이리라.
몸으로 알게된 '진리'랄까?
나는 내 삶의 주인이라는 그 진리.
나는 내 삶을 내가 원하는대로 살 수 있다는 그 진리.
내가 곧 진리요, 길이요, 빛이라는 그 진리.
사실학교 나코스를 통해 몸으로 그 '진리'를 느껴보자~^_^
시간이 많으신 분들은, 64편의 애니메이션을 다 보길 권합니다!
(아, 사람은 시간의 제약을 받는다는 것도 내가 믿고 있는 진리네? 내려놓고, 나는 시간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라고 결정합니다!)
첫댓글 오~~~...!!!^^ 와~~~~!!!^^
내가 곧 진리!!
남은 것은 삶!!
~~~~!
저 분의 후기가 참 좋았어요!
뭔가 조금 더 풀어낼 수 있는데...라는 아쉬움이 조금 있지만요^_^
남은 것은 삶...
이라는 부분은 제 요즘 삶의 변화에서 느끼는 부분이라서 더더욱 공감이 갔어요!
발 딛고 사는 삶, 함께 살아가요~~~~^___________^
오묘한 삶! 가슴저쪽에서 뭔가 땅겨집니다 멋진 글 감사합니다
이야.스말,!지금은대충봣고요.좀따정신을가다듬고볼꺼이지만.스말은천재라요?진짜대단하다!
아... 이거 다 제가 쓴 건 아니에요...^^
전 만화로 봤는데 ㅋㅋㅋ
명작이죠 ㅋㅋ
이런 후기보니 ㅎ기분이 새롭군요 ㅋㅋ
자꾸 자꾸 자각해도 넘 좋은
내 삶~~
내가 진리 ᆞ 길 ᆞ 빛임이 분명합니다
나누어 주심 감사합니다
유명해서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스마일 후기보고 한번 봐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와우!~~~
진리는 빛은 길은 ..........---나. --- 로
자각합니다.. 온 우주천지에 가득한 무한 나를 결정 합니다.
기뻐요~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