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과 이꿈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가끔 커피를 많이 마신 날은 잠이 오지 않는 경향이 생겼다.
며칠 전에도 잠이 오지 않아 새벽에 잠이 들었는데, 그 날은 여기저기 자꾸 뱀들이 나타났다.
한 마리가 우글우글. 그런데 어떤 뱀이 여러개의 봄으로 갈라져 있는 것이 아닌가?
놀라서 깨었다.
오늘 새벽도 잠이 오지 않아 다시 일어나서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다시 누워 새벽에 겨울 한 두시간 잠이 들었다.
역시 악몽이었다. 건물에 여럿이 거주하는 공동체가 있었는데 나는 신참자였다.
이래저래 불편했는데 꿈 속에 위 아래 이가 모두 빠지는 것이 아닌가?
무슨 일로 나오니 남산처럼 높은 거주지대인데 경찰들이 도로를 막고 유도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길을 빠져나와 공원에서 앉아 입 안에 빠진 이가 와글와글 해서 뱉어보니 옥수수알이 잔득 쏟아졌다.
한국인으로서 꿈을 꾸면 한국문화의 원형무의식과 상징이 발휘되는 것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찾아보니 앞의 여러 마리의 뱀이 나오는 꿈은 일단 인정받는 꿈이고,
머리가 여럿으로 갈라진 뱀을 보는 꿈은 여러가지 일을 해 성공하는 꿈이라고 한다.
오늘 새벽에 꿈은 여러모로 일이 안풀린다는 인상을 받았다. 나는 방에서 문이 제대로 달려 있지 않아
곤란을 겪었고, 길도 골목이 많아 꾸불꾸불 돌아다녀야 했다.
거기에 이까지 몽창 빠지는 꿈이라니 일이 잘 풀리지 않고 크게 실패하는 꿈이라고 했다.
깨어 생각해보니 모든 것이 덧없는 현상이다.
어느 정도는 내 주변 상황을 반영하고 기대와 우려를 반영하고 있었다.
결국은 이 모든 현상은 일장춘몽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어떤 일을 하든 그것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것은 그것일 뿐이다.
마음을 비우고 나의 길에 충실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