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홈페이지 명대사 명장면 방에 올린 글
공홈의 명방에도 아래의 저 글 종교적인 시각으로 드라마 [부활]을 본다를 올렸었는데 댓글을 보다가 김경희님이 남겨주신 댓글을 보고 나서 아! 하고 손바닥을 쳤습니다.
김경희(elvis101)님이 남기신 의견입니다. 단순히 <복수하는 것>이 극의 주제고 결말이었다면 굳이 종교적 색채를 띨 필요는 없었겠죠... 부활에 살인장면과 살인교사,폭력씬이 여타 드라마에 비해 많이 나옴에도 종교적 색채가 짙은 단어나 장소가 계속 등장함으로써 그 부분들의 선정성이 상쇄되고 오히려 속죄와 구원의 문제로 주인공의 고민이 확장될 때는 경건함마저 느끼도록 만들었던것 같아요. 김지우작가님이 신자이건 아니건 종교적 색채의 가미는 극의 이해와 체감도를 높이는데 기여한 바가 크다고 봐요~
오호라, <부활>과 여타 다른 복수드라마와의 차이는 바로 이것이었군요. 복수와 감정과 허무밖에 남지 않는 다른 복수드라마와는 다르게 <부활>은 유혈이 난무하는 복수보다도 유난히 무겁고 하드해 보였었습니다. 종교적인 색채를 띤 장치가 더욱 주제를 무겁게 하고 있었다는걸 깨달았어요.
악인은 완전한 악인이 아니었고, 또 선인은 완전한 선인도 아니었고, 죄를 지은자도 자신안의 선한 부분을 증명한 자에게는 '구원'이 있었습니다.
하여간 정말 멋진 드라마였어요! 정말로.... 한남자의 복수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그 안에 속죄와 구원의 문제로까지 승화시키다니...
아무래도 지우신공에게 이 드라마 <부활>은 바흐의 마태수난곡 같은, 또 이토 이쿠코씨의 프린세스 츄츄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바흐의 모든것이 들어가 있다는 마태수난곡. 여기서 바흐는 작곡가로서뿐만 아니라 목회자로써 곡을 만들었던게 아닌가 하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이토 이쿠코씨는 처음으로 10년을 구상한 자신의 작품 '프린세스 츄츄'를 만든 이 후 3년간이나 잠적하고 계시구요. 사극마저 쪽대본으로 촬영되는 드라마판에서 지우신공은 매 회마다 완성된 대본을 넘겨주셨다고 합니다. 이런 복잡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쪽대본 한번 없이 말이지요. 아마 그만큼 지우신공에게 <부활>은 특별한 존재였을지도 모릅니다.
------------------------------------------------------------------------------------------- 그나저나 오늘 아침 KBS에서는 완전히 '장밋빛 인생' 일색이로군요. 마지막 방송 시청률이 무려 47%였다죠. <부활>때 KBS는 그렇게 침묵하더니... 역시 시청률과 외주제작이 우선이라는걸까요. 정말 속이 쓰리고 씁쓸하네요.
아침에 '장밋빛 인생'을 쓴 문영남 작가 인터뷰를 보는데,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리포터가 주로 서민적인 소재의 드라마를 쓴다고 하니 자기는 매니아 드라마를 안좋게 생각한다고. 처음엔 이게 무슨소리야, 우리 패닉들, 지우신공 보라고 하는 소리야? 하고 발끈했었습니다. 바로 이전 시즌 '부활'과 '변호사들'이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매니아 드라마였다고 한다면. KBS자사 내에서 이 '장밋빛 인생'바로 전에 했던 드라마가 바로 '부활'이었고, 비록 소수지만 극렬한 팬들이 많았던 드라마였죠. 아마도 '부활'과 '부활'의 팬들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넓은 계층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쓰는 것도 좋지만 소재가 그렇게 한정되어서는 만날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 될 수 밖에 없고, 발전이 없을겁니다. 또한 잘만든 신파 드라마 였다고 하더라도 훗날 돌이켜 떠올렸을 때 수많은 신파 중에서 '장밋빛 인생'만이 특별했다고 이야기해주는 팬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시청자의 지적수준이 높아지면서 드라마도 하나의 예술장르로서 화자되고있는 마당에 왠 시대착오적인 발언이란 말입니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장밋빛 인생'은 <부활>과 비교되지 않을정도로 시청률면에서도 성공한 작품인데 왜 굳이 그런 발언을 했는지 의아하기도 합니다. '매니아 드라마'가 아니고 '트렌디 드라마'였다고 한다면 더 자연스러웠을 텐데. 설마 그거, 혹시 보기드물게 시청자와 평론가 모두 좋은 평가를 받은데다 엔딩압력같은건 꿈도 꾸지 않는 추진력있고 충성도 높은 팬들을 가지게 된 지우신공을 질투하시는건.... 설마하니 아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