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풍경
ㅡ2025년 8월 25일 이른 아침
한계령에서 조침령 대간길에 오른다. 내 몸 안에서 기계적 습관들이 빠져나간다. 귀차니즘(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음~ㅋ), 필요 없을 지식들,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의 계급들, 그리고 고딕적인 관계성들.
망대암산을 오르기 전, 암벽 바위를 넘고 넘다가 열 명 정도가 바위를 찾아 앉는다. 새벽에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이 순간 내 안에 새로운 풍경이 그려진다. 별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반짝거리는 하늘, 너를 의지하고 있다고 고백하지 않아도 의지하고 있는 대원들, 어떤 농담을 해도 격이 없게 느껴지는 풍경이란, 다소 비화된 의미겠지만 불교에서 사용하는 '인드라망'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우린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격이 없게 반짝여주는 별들 같다 이 새벽에 서로를 밝혀주는 그런 관계로 바위에 앉아 시원하게 지나가는 바람을 느끼고 있다. 연기법의 관계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바람을 가슴에 담았다 보내는 방법을 아는 것 아닐까?.
내가 화가라면 이 새벽 배경을 아이보리색으로 덧칠하고 별과 바위와 바람을 모호하게 그려 넣고, 오늘 함께한 친구들을 화실에 초대해 자신이 앉아있던 모습을 그려 넣으라고 할 것 같다.
우린 연기적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친구들이 아닌가?.
처서가 지났지만 아침이 뜨거워진다 그래도 어제 새벽을 떠올리면, 시원한 여름을 소개할 방법 하나쯤 그림으로 남아 있어 반갑다.
*점봉산 정상에서 권대장님 형수님이 꽃 뒤에 앉으라고 해서, 남자가 무슨 꽃 뒤에 앉느냐고 살짝 저항하며 찍은 사진입니다*
첫댓글 우와.,!
수고했어요-
근데 표정이,, 참, 복합적입니다
장난기도 있고, 피곤도
보이고.,!
그나저나
같이 못가 아쉬워요-
와 이번에 꼭 오실 거라 생각했는데
병원에 계시다니, 깜딱이었습니다
몸조리 잘 하십시요
점봉산 정상의 꽃보다 남자~~
환하게 웃는 모습이 꽃보다
아름답습니다!!ㅎ
야간암릉산행 수고하셨습니다 ~~
꽃보다 머시마라니~~ㅋ
한 두번 뵈면 자연스럽게 정이 듭니다
자주 뵈야 할텐데 말입니다
아직 무덥습니다 건강관리 잘 하십시요
대원들 한분 한분 감사합니다
글에서 표현한것처럼 달달구리 합니다. ㅎ
글이 서정적이니 사르르 녹는데요
바위를 못타는 대야산에서 신발을 운동화갈은 등산화신고 직벽구간을 필사적으로 못오른걸 어쩔수 없이 도와주신분이시라 딱 들켜버려 이번구간도 여성대원분들을 살펴 주셔서 의지되고 고마웠어요
백두대간에 진심인 홍님!!!
항상 묵묵히 걷고 있는 대원이지요
널리 소문내지 않아도 아는 사실입니다
늘 응원하겠습니다
와우~~~꽃보다 이쁘십니다ㅎㅎ~~^^
순전히 민철 대장님 꼬임에 넘어간 것입니다~~ㅋㅋ
그곳이 사진 찍는 포인트라고
뭔가 앞장서서 일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보람도 그만큼 큽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덕분에
지루하지 않은 산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며 반짝여 주는 🌟별이지요.
권대장님 말씀마따나 '죽을 지경'이지만 대간길에 들어섰으니 빠져나갈 길이
없네요.
서로를 의지하며 보다 더 밝게
반짝여 봅시다.
긴거리 시원찮은 무릎 끌고 걷는다고 욕봤습니다.
화이팅합시다.
그럼요 ~ 그럼요~
승승님은 우리 대원님들의 별입니다
그래서 저도 대간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19기 사진중에 베스트 포토네요~^^
남자 사진인데 이뻐 보이는건 내가 이상한건가요?ㅎㅎ
그런 말씀은 비밀에 부쳐야 합니다~~ㅋㅋ
땜방도 하시고 하여간 누군가의 멋진 남정네입니다
고맙습니다
무소꿈님은 선두스타일 이시던데요 ㅎ
야간 암릉구간 선두에서 다들 당겨주고 짚어주고 이끌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무거운 저도 볘낭을 잡고 훅 당겨주셔서 놀랬네요
덕분에 무사히 힘든구간을 통과한것 같습니다 ㅎㅎ
수고많으셨습니다~
삼일 천하가 있었다면, 삼분 선두는 저였습니다~ㅍㅎㅎ
연꽃님 가볍던데 그러시네~~ㅋ
고맙습니다
철학적 사고는 온데간데 없고, 꽃보다 이쁜 남자만 남았네요. ㅎㅎ
이보다 더한 칭찬은 없을듯 한데요.
낙동이 맺어준 인연으로 거듭되는 관계로 꽃보다 예쁜 남자도 탄생하는 것 같습니다. 꽃들도 예뿌지만 이번 산행에서 무쏘꿈님 여러모로 참 예뿌네요.
20기에서도 좋은 관계 이어가길 바랍니다.
더운 날씨에 장거리 산행 수고 하셨네요.
글치요, 불교의 세계관은 서양의 실존주의 보다 몇 세대 앞선 사상 같아 참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제이님은 참 좋을 사람입니다
고맙습니다
무소꿈님의 멋진 인생사진 득템을 축하드립니다 🎉
좋은 글도 너무 감동예요~엄지척👍👍👍
빽빽한 언어의 집에 새로운 이미지 한 컷이 비집고 들어왔네요,
우짜꼬 나라고 주장한 저넘을 ~~ㅋㅋ
앎이 많고 감성과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을 만나면 기분이 좋고, 행복합니다.
그러면서 닮고 싶은 마음이 솟지만, 내 능력이 모자라 가당찮은 바람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바위 구간과 점봉산 길을 걸으며 천 갈래 만 갈래 생각의 조각들을 한 땀 한 땀 아기자기하게 수놓은 실력을 느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여행자에게
풍경이 너무 맘에 들어도
풍경이 되려고 하지는 말아라
풍경이 되는 순간
그리움을 잃고 사랑을 잃고
그대 자신마저도 잃을 것이다
다만 멀리서 지금처럼
그리워하기만 하라.
《나태주 스페셜 에디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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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댓글이야 뻔해 시 한 편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