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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0-45
그때에 40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41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42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43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44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45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 복음준비
63. 코라진 근처에서 나병환자를 고쳐주시다
1944. 11. 6.
나는 새벽 전부터 한 불쌍한 나병환자를 내 영혼 안에서 보는데, 그 모습은 완벽한 사진처럼 세밀하다.
그는 참으로 인간의 잔해일 뿐이다. 그는 질병으로 심하게 망가져 있어 나는 그의 나이를 말할 수 없다. 반쯤 벗은 그의 몸은 해골처럼 마르고 부패한 미라와 같으며, 손과 발은 뒤틀려 있고 그중 일부는 떨어져 나가 그 처참한 사지는 더 이상 사람의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이며, 뒤틀리고 손톱이 긴 손은 날개 달린 괴물의 발톱 같고, 발은 갈라지고 변형되어 황소의 굽들과 같다.
그리고 그의 머리는!… 나는 매장되지 않아 햇빛과 바람으로 미라화된 시체의 머리가 이 사람의 머리와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군데군데 남아 있는 갈기 같은 머리털은 누르스름하고 각질화된 피부와 해골 위에 말라붙어 있는 먼지처럼 여기저기 달라붙어 있고, 움푹 들어간 눈들은 반쯤 떠져 있으며, 입술들과 코는 병에 반쯤 갉아 먹혀 연골과 잇몸이 드러나 있고, 두 귀는 생기다만 귓바퀴의 흔적들에 지나지 않으며, 이 모든 것 위에 모종의 고령토처럼 누런 주름투성이의 피부가 덮여 있는데 여기저기 뼈들이 드러나 보인다.
그 피부의 역할은 그 보잘것없는 뼈들을 추한 흉터들과 썩은 냄새 나는 종기들로 뒤덮여 있는 그 더러운 부대 안에 함께 모아두는 일에 불과한 것 같다. 진짜 잔해이다!
나는 해골 위에 주름진 피부가 덮여 있고, 갈기갈기 찢어진 더러운 망토를 두른 채 땅 위를 돌아다니는 죽음의 유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나병환자는 죽음의 유령이 들고 있는 낫 대신 나무에서 찢어낸 마디 많은 지팡이를 들고 있다.
그는 인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한 동굴의 입구에 있다. 그것은 진짜 동굴인데, 어찌나 퇴락했는지 나는 그것이 원래 무덤이었는지, 나무꾼들의 오두막집이었는지, 어떤 허물어진 집의 잔해인지 말할 수 없다. 그는 자기가 사는 동굴에서 100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도로 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길은 간선도로로서 먼지가 많고 그 위에 아직 햇빛이 비치고 있다. 길에는 아무도 없고, 눈길 닿는 데까지 햇빛과 먼지와 적막뿐이다. 서북쪽으로 훨씬 더 멀리 떨어진 곳에는 마을이나 도시가 있음이 틀림없다. 적어도 1킬로미터는 떨어진 곳에 집 한 채가 보인다.
나병환자는 쳐다보고 한숨을 쉰 다음 이가 빠진 그릇을 들고 작은 개천의 물을 떠 그것을 마신다. 그는 동굴 뒤쪽 관목들이 뒤엉켜 있는 곳으로 들어가 몸을 굽혀 땅에서 어떤 야생 뿌리들을 뽑은 다음에 개천으로 돌아와 약간의 물로 무에 묻어 있는 거친 흙을 대강 씻어내고 손가락 마디가 떨어져 나간 손으로 힘들게 입으로 가져가 천천히 먹는다. 그 야생 뿌리들은 나무처럼 단단한 것이 틀림없다. 그는 그것들을 씹기 어려워하며 물을 마시는 데도 무에 침만 많이 바를 뿐 그것들을 삼키지 못한다.
“아벨, 자네는 어디 있나?”
누군가가 외친다.
나병환자는 일어서고, 입술에는 미소 비슷한 것이 떠오른다. 그러나 그의 양 입술이 어찌나 일그러졌는지 그 미소는 희미하고 알아보기 어렵다. 그는 끽끽거리는 이상한 소리로 대답하는데, 그 소리는 나로 하여금 내가 정확한 이름을 모르는 어떤 새들의 울음소리를 생각나게 한다.
“나는 여기 있어! 나는 자네가 올 거라고 더 이상 믿지 못했어. 난 자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보다 생각하고 슬퍼했었네… 만일 내가 자네마저 잃는다면, 불쌍한 아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겠나?”
그는 이렇게 말하며 큰 길을 향하여 분명히 율법에서 허락하는 거리만큼 가는데, 그가 도중에 걸음을 멈추기 때문에 나는 이것을 알 수 있다.
한 남자가 길을 따라 오는데, 그는 어찌나 빨리 걷는지 마치 뛰어오는 것 같다.
“사무엘, 분명히 자네인가? 오! 만일 당신이 내가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당신이 누구든 나를 해치지 마세요!”
“날세, 아벨, 나야. 나는 나았어. 내가 달리는 것을 보게. 나는 늦게 왔어. 나도 알아. 나도 자네에 대하여 걱정했어. 하지만 자네가 듣는다면… 오! 자네는 기뻐할 걸세. 그리고 나는 여기 평소에 가져오는 빵 껍질들만이 아니라 맛있고 신선한 빵 덩어리를 통째로 가져왔는데, 이건 전부 자네 몫이야. 그리고 나는 맛있는 생선과 치즈도 가져왔어. 이 모든 것은 다 자네 꺼야.
가엾은 친구여, 나는 자네가 기뻐하기를 바라네. 그래서 나는 자네가 더 큰 기쁨을 위하여 준비되기를 바라네.”
“그렇지만 자네는 어떻게 그렇게 부자가 되었나? 난 이해할 수 없네…”
“내가 자네에게 말해줌세.”
“그리고 병도 고쳐졌구먼. 자네는 예전의 자네 같지가 않아!”
“그래, 들어봐. 나는 성인이신 라삐께서 카파르나움에 계신다는 것을 들었어. 그래서 나는 갔어…”
“멈춰, 멈춰, 난 감염되어 있어.”
“오! 그것은 상관없어. 난 더 이상 아무것도 무서워하지 않아.”
바로 예수께서 고쳐주시고 도와주셨던 불쌍한 꼽추였던 그가 빠른 걸음으로 불과 몇 발짝 되는 데까지 나병환자에게 접근한다. 그는 걸어오면서 말했는데, 행복하게 미소 짓고 있다.
그러자 나병환자가 다시 말한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멈추게. 만일 누가 자네를 본다면…”
“나는 멈추겠네. 보게. 나는 여기 먹을 것을 놓아두겠네. 내가 자네에게 말하는 동안에 먹게.”
그 다음에 그는 꾸러미를 큰 돌에 내려놓고 펼쳐놓은 다음 몇 걸음 뒤로 물러선다. 그 동안 나병환자는 앞으로 다가와 평소에 구경도 못한 진수성찬으로 달려든다.
“오! 내가 이런 음식을 먹어본 지가 얼마나 오래 되었나! 참 맛있다! 나는 빈창자를 움켜쥐고 자러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네. 오늘은 동정을 베풀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자네마저 오지 않으니… 나는 약간의 뿌리들을 씹었어…”
“불쌍한 아벨! 나도 그것을 염려했었어. 하지만 나는 말했어. ‘좋다, 지금 그는 슬프겠지만, 나중에는 행복해질 것이다!’ 하고 말이야!”
“그래, 이 맛있는 음식 때문에 행복하지. 그렇지만 그 다음에는…”
“아니야, 자네는 영원히 행복할 거야.”
나병환자는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아벨, 잘 듣게. 만일 자네가 믿음을 가질 수 있다면, 자네는 행복해질 걸세.”
“그런데 자네는 누구를 믿으라는 거야?”
“라삐를, 나를 고쳐주신 라삐님을.”
“그렇지만 나는 나병환자이고, 게다가 말기의 환자인데, 어떻게 그분이 나를 고칠 수 있다는 거야?”
“오! 그분께서는 고치실 수 있어. 그분께서는 거룩하셔.”
“그래, 엘리사도 나병환자 나아만을 고쳐주었지… 나도 알아… 그렇지만 나는… 나는 요르단 강에 갈 수 없어.”
“자네는 물이 없어도 고쳐질 거야. 들어봐, 그 라삐는 메시아야. 알아듣겠어? 메시아!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야. 그래서 그분께서는 믿음을 가진 모든 사람을 고쳐주셔. 그분께서 ‘나는 원한다’ 하고 말씀하시면 마귀들은 도망치고, 사지는 펴지고, 보지 못하는 눈은 보게 돼.”
“오! 내가 믿음을 가진다면, 그래 나는 믿음을 가질 거야! 하지만 내가 어떻게 메시아를 볼 수 있나?”
“바로 그거야… 바로 그것 때문에 내가 왔어. 그분께서는 자주 저기 저 마을에 계셔. 나는 오늘 저녁 그분께서 어디 계실는지 알고 있어. 만일 자네가 원한다면… 나는 생각했어. ‘나는 아벨에게 말해줘야지. 그래서 만일 아벨이 그가 믿을 수 있다고 느낀다면, 나는 그를 선생님께로 데려와야겠다.’”
“사무엘, 자네는 미쳤나? 만일 내가 집들 가까이로 간다면, 나는 돌에 맞아 죽을 거야.”
“아니야. 집들 가까이로는 가지 않아. 곧 밤이 될 거야. 나는 자네를 저 작은 숲까지 데려갈 거야. 그 다음에 나는 그분께 가서 그분을 자네에게 모셔올 거야…”
“가게! 즉시 가게! 나는 내 힘으로 거기까지 가겠네. 나는 산울타리 뒤에 있는 도랑을 따라 걸어가겠네. 그렇지만 가보게, 가봐… 오! 나의 착한 친구여, 가게! 만일 자네가 이 병으로 고통당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그리고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나병환자는 더 이상 음식에는 관심이 없다. 그는 자기의 친구에게 울고 손짓하면서 애원한다.
“나는 갈 테니 자네도 오게.”
병이 나은 예전의 꼽추는 빨리 멀어져간다.
아벨은 길을 따라 나 있는 도랑, 말라붙은 바닥에 덤불들이 가득 차 있는 도랑으로 가까스로 내려간다. 그 한 가운데에만 가느다란 물줄기가 있다. 날이 어두워진다. 이 불쌍한 사람은 발자국 소리들이 들리는지 계속 살피며 덤불 속에서 나아간다. 그는 바닥에 두 번 몸을 숨겨야 했는데, 첫 번째는 말을 타고 지나가는 사람이고, 두 번째는 꼴을 지고 마을 쪽으로 가는 세 명의 남자들이다. 그는 다시 계속 나아간다.
그러나 예수와 사무엘이 그보다 먼저 작은 숲에 도착한다.
“그는 머지않아 이리로 올 것입니다. 그는 상처들 때문에 아주 천천히 움직입니다. 부디 조금만 참으십시오.”
“나는 급하지 않소.”
“당신께서는 그를 고쳐주시겠습니까?”
“그는 믿음을 가지고 있소?”
“오!… 그는 배고파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는 몇 해 동안 궁핍한 생활을 한 다음 그 음식을 보았는데, 몇 입만을 먹고는 이리로 오려고 그것을 다 버렸습니다.”
“당신은 그를 어떻게 만났소?”
“글쎄요… 저는 불행하게 된 후 자선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길들을 따라 이곳저곳으로 다녔습니다. 저는 1주일에 한 번씩은 이곳을 지나게 되었고, 그러다가 저 불쌍한 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너무 배고파 억수같이 퍼붓는 소나기를 맞으며 먹을 것을 구하러 간선도로 위로 나와서 개처럼 쓰레기를 뒤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동정하는 분들이 준 마른 빵을 배낭에 가지고 있었기에 그것을 그에게 나눠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저희는 친구가 되었고, 그래서 저는 매주 약간의 음식을 그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제가 가진 것을요… 저는 제가 많이 가지고 있다면 많이 주었고, 적게 있다면 적게 주었어요. 저는 마치 그가 제 형제인 것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감사하게도 당신께서 저를 고쳐주셨던 그날 저녁부터 저는 그에 대하여, 그리고 당신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무엘, 당신은 착한 사람이오. 그렇기 때문에 은총이 당신을 찾아온 것이오.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에게서 모든 것을 받을 자격이 있소. 그런데 나뭇가지들 속에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는데…”
“아벨, 자넨가?”
“그래, 나야.”
“이리로 오게. 선생님께서는 여기 호두나무 밑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계시네.”
나병환자는 도랑에서 나와 둑 위로 올라온 다음 둑을 건너 풀밭으로 걸어온다. 예수께서는 아주 키 큰 호두나무에 기대서서 그를 기다리고 계신다.
“선생님, 메시아, 거룩하신 분이시여,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그는 예수의 발 앞의 풀에 엎드린 다음에 얼굴을 땅에 대고 말한다.
“오! 나의 주님, 만일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당신께서는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그는 감히 무릎을 꿇고 뒤틀린 손이 달린 해골 같은 팔을 내밀고 비쩍 마른 추한 얼굴을 드러낸다… 그의 병든 안와들에서 눈물이 나와 너덜너덜한 입술로 떨어진다.
예수께서는 무서운 병이 모조리 먹어치우고 있는 빼빼 마른 사람을 지극한 연민을 가지고 내려다보시는데, 그에게서 어찌나 끔찍하고 고약한 냄새가 나는지 참된 사랑만이 그의 곁에 있는 것을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 불쌍한 사람을 어루만지시려고 그분의 아름답고 건강한 오른손을 내미신다.
나병환자는 일어서지 않고 무릎을 꿇은 채 몸을 뒤로 젖히며 외친다.
“저를 만지지 마십시오!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그러나 예수께서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신 다음 위엄 있게, 인자하고 친절하게 나병 균에게 먹혀버린 머리에 손을 얹으시고, 사랑이 가득하면서도 지극히 권위 있는 낮은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나는 원한다. 깨끗해져라!”
그분의 손은 몇 분 동안 그 가엾은 머리에 얹힌 채로 있다.
“일어서시오. 사제에게 가서 율법이 명하는 것들을 행하시오. 내가 당신에게 해준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시오. 착하게 살고 결코 죄짓지 마시오. 당신을 축복하오.”
“오! 주님! 아벨! 자네는 완전히 나았어!”
사무엘은 그의 친구가 완전히 낫는 것을 보는 기뻐하며 외친다.
“그렇소. 이 사람은 나았소. 이 사람은 자신의 믿음으로 그것을 얻을 자격을 가지게 되었소. 잘 가시오. 평화가 그대와 함께 있기를.”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저는 당신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저는 당신을 떠날 수 없습니다!”
“율법이 명하는 것을 하시오. 그 다음에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거요. 나는 다시 한 번 당신을 축복하오.”
예수께서는 사무엘에게 남아 있도록 고개를 끄덕이시며 떠나가신다. 그리하여 두 친구는 그 불행한 은신처에서 마지막으로 머무르려고 상현의 달빛을 받으며 동굴로 돌아가는 동안에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환상은 이렇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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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 나의 주님, 만일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당신께서는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피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