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님의 금강경 핵심강좌 (2회)제1 법회인유분(법회인유분)
<부처님의 걸식과 탁발수행>
제1. 법회인유분法會因由分
금강경을 설하게 된 동기와 원인이다.
금강경은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반야를 근본사상으로 삼는다. 반야는 다시 무상과 무주와 묘행으로서 그 뜻을 삼는다. 그렇다면 무상과 무주와 묘행을 설하게 된 동기와 원인은 무엇인가. 그 구체적인 표현으로 부처님은 걸식을 하시고, 발을 씻으시고,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일체상이 없어야 반야가 빛난다. 반야를 빛나게 하는 아, 인, 중생, 수자, 사상(四相)의 소멸을 부처님은 걸식으로 보여주었다. 걸식에서 마하반야가 빛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해서 부처님은 발을 씻으셨다. 철저히 보여주기 위해서 다시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여기에서 반야를 보아야 하리라. 더 이상의 친절을 어디에서 찾겠는가. 이 세상 사람치고 어느 누가 발을 씻지 않는 이 있으며 자리를 펴고 앉지 않은 이 있으리오. 사상 없이 사는 사람 드물다, 그러나 반야로서 사는 사람 더욱 귀하다. 이것은 금강경을 설하게 된 인연이 아니라 금강경의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제1. 법회인유분(제일 법회의 인연)
<부처님의 걸식과 탁발수행>
여시아문. 일시불 재사위국 기수급고독원 여대비구중
천이백오십인 구
如是我聞.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
이와 같이 나는 들었습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거룩한 비구 천이백오십 명과 함께 사위국 기수급 고독원에 계셨습니다
이시 세존 식시 착의지발 입사위대성 걸식어기성중
차제걸이 환지본처
爾時 世尊 食時 着衣持鉢 入舍 衛大城 乞食於其城中 次第乞已 還至本處
그때 세존께서는 공양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걸식하고자 사위대성에 들어가셨습니다. 성안에서 차례로 걸식하신 후 본래의 처소로 돌아와
반사흘 수의발 세족이 부좌이좌.
飯食訖 收衣鉢 洗足已 敷座而坐
공양을 드신 뒤 가사와 발우를 거두고 발을 씻으신 다음, 자리를 펴고 앉으셨습니다.
姚秦三藏法師鳩摩羅什 奉詔譯
요진 삼장사문 구마라습 봉조역,
구마라습의 번역입니다.
많은 사람의 번역이 있어요. 산스크리트 어(Sanskrit語)에서 한문으로 번역했는데 많은 사람의 번역이 있지마는 이 구마라습은 워낙 번역의 대가고, 명석(名釋)입니다. 그래서 이 분의 번역을 우리가 교재로 삼고 있습니다.
모든 말에는 서론, 본론, 결론이 있고, 경에도 서론, 본론, 결론이 있고, 행사에도 서론, 본론, 결론이 있게 마련입니다.
여기 처음에는 이제 서분(序分)인데,
‘법회인유분 ’이라고 하는 것이 ‘법회가 열리게 된 까닭’, 이것을 이제 왜 이 금강경과 같은 법회가 열리게 되었는가? 이것을 이제 제 1분을 말하자면 서분, 서분이라고 이렇게 금강경에선 보입니다.
그리고 이제 제2분부터 정종분(正宗分), 본론이다, 이렇게 이제 보죠.
여기 서분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할 가르침이 있습니다.
‘여시아문(如是我聞)’
이걸 이제, 요즘 어제까지 KBS에서 대장경천년축제 때문에 대장경 천년 특집 방송‘다르마’(KBS 1TV)라고 하는 아주 좋은 프로를 제작을 해서 보여줍디다.
거기에도 이것을,‘여시아문’을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라고 이렇게 번역을 했어요.
그 글자 그대로 하면 뭐 틀린 번역은 아닙니다.
그런데 수보리가 당신보다 훨씬 우수한 500명의 장로들 앞에서 한 말입니다.
훨씬 형님되고, 선배되고, 먼저 깨달은 그런 분들 앞에서 하는 말이에요.
기록에 의하면, 이 아난존자는, 아난존자는 사실은 결집에 참석을 할 자격이 없었습니다. 깨닫지 못해가지고.
나중에 가서 일주일동안 교적(敎迹)?정진을 해서 깨닫고 나서 비로소 이제 칠엽굴(七葉窟) 에 뛰어 들어와가지고, 다 문을 막아놨는데 신통으로 뛰어들어가지고 결집하는데 참석했다, 이런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정말 500명의 아라한 중에서도 제일 부족한 사람이 아난존자였습니다.
그런데 ‘나는 들었다’그 많은 선배 스님들 앞에서 그런 말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나는 이 번역을 그전부터 늘 이야기하는데, ‘저는 들었습니다’라고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저는 들었습니다’그래야지 어떻게 장로들 앞에서 ‘나는 들었다’라고 이런 말을 우리가 못하잖아요. 최소한도 한국에서는 ‘저는 들었습니다’
해석해야 된다, 그렇게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랬습니다.
모든 경전에는 그 나름의 그런 그 메시지가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금강경에서 만 중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그런 의미를 여기서 눈치를 채야 됩니다. 서론에서, 서분에서 눈치를 채야 되는데,
‘걸식을 했다’하는 이야기입니다. ‘걸식을 했다’!
爾時에 世尊이 食時에 着衣持鉢하시고 入 舍衛大城하사 乞食하실새
이시 세존 식시 착의지발 입 사위대성 걸식
入 舍衛大城하사 乞食하실새
입 사위대성 걸식
‘그 성중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실 새’이렇게 했어요.
걸식은 부처님은 매일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어느 경전에도 걸식이야기가 없어요. 거의 없습니다.
그 날도 부처님이 걸식을 하시고 경을 설하셨어요, 다! 어느 경전을 설해도 그날도 역시 걸식을 하시고 나서 경을 설했는데 그 경전에는 걸식 이야기가 없는데 왜 금강경에만 유독 ‘걸식을 하실 새’표현을 했는가?
이거 큰 이유가 있어요! 여기서!
於其城中에 次第乞已하시고
어기성중 차제걸이
이건 이제 칠가식(七家食)을 하다보니까 부잣집만 다녀서도 안 되고, 가난한 집만 다녀서도 안 되고, 순서대로, 차제걸이(次第乞已), 중요한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마는 일일이 다 설명을 못하겠고,
還至本處하사 飯食訖 收衣鉢 洗足已하시고 敷座而坐하시더라
환지본처 반사흘 수의발 세족이 부좌이좌
還至本處하사
환지본처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와서
飯食訖하시고
반사흘
식사를 마치시고
收衣鉢
수의발
의발을 거두시고
洗足已하시고
세족이
발을 씻고 나서
敷座而坐하시더라
부좌이좌
그랬습니다.
入 舍衛大城하사 乞食하실새
입 사위대성 걸식
스님들 혹시 탁발을 해보셨어요?
이 ‘걸식(乞食)’이란 문제를 제대로 우리가 이해를 하면은 금강경이 ‘무상(無相)으로 위종(爲宗)한다’‘상이 없는 것으로써 으뜸을 삼는다’, 하는 이 의미를 통째로 이해하게 되고 , ‘아 뭐 더 이상 금강경 공부할 필요가 없구나’
이렇게 이야기해도 될 낱말이 ‘걸식’이라는 낱말입니다.
제가 어릴 때 2차 정화에 참석을 했었어요. 뭐 철도 모를 때, 십대에 정화한다고 하니까 가서 무슨 정화에 대한 정신이 있겠습니까? 어른 스님들 따라서 그냥 여기 범어사에 있다가 조계사에 까지 가가지고 단식기도 며칠 하다가 대법원에서 할복했다 해가지고, 거기서 누가 선동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래서 와~ 그냥 쫒아가서
맨발로 그냥 대법원에 가서, 대법원난동사건, 그 유명한 대법원난동사건, 그래서 내가 종로 유치장을 거쳐서 서대문형무소까지 한달간 유치장과 형무소를 그렇게 살고, 다시 이제 범어사로 돌아왔습니다. 그랬는데 모든 승려들에게 ‘승려의무금’이라고 하는 게 내려왔어요. 승려는 무조건 의무금을 내야된다. 승려 생활하는데 의무금이 있어요? 여러분들 공짜로 승려 생활하죠? 그때는 의무금을 냈습니다.
그게 왜 의무금이 부과가 되었는가 하면 정화불사를 완성하기 위해서 그 비용을 조달하려고 승려의무금이 부담이 되었어요.
새파란 사미에게, 나 같은 사람에게, 그게 1960년인가, 1959년인가 그 무렵이에요.
그때 내가 무슨 돈이 있습니까? 학인이 무슨 돈이 있어요? 그런데 내야 돼. 무조건 내야 되는 거야. 그래서 탁발하러 나갔어요. 범어사 학인 전부 다 하고, 선방스님들 하고 해서 한 30명 그때 쯤 탁발하러 갔는데 국제시장엘 갔어요.
대각사에서 짐을 딱 풀어놓고 국제시장 거기에, 바로 뒤에가 국제시장입니다. 대각사의 뒤에, 갔는데 내가 뒤에 어린 사람이니까 큰 스님들이 앞에 서고, 우리는 뒤에 이렇게 갔는데 바루떼를 들고 가사입고, 겨울이었어요. 그때 이제 겨울에 끝 무렵인데, 탁발을 하는데 얼마나 부끄럽던지, 누가 와서 돈을 넣는지, 돈을 가져가는지, 바람에 날려가는지, 어쩌는지 그 두 시간을 돌아드는데, 한 번도 고개를 들지 못했어요.
지금 같으면 뻔뻔스러워가지고 막 달라고도 하고, 이것저것 돌아보면서 그렇게 했을 텐데 전~혀 그런 생각이 없이 정말 고개 한번 돌아보지 못하고 한 바퀴를 두 시간을 돌아왔는데, 돈이 들어왔는지 나갔는지 전~혀 알 수도 없었어요. 알 필요도 없었고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 대각사에 들어오니까 그 추운 겨울에 옷이 다 젖었어. 땀이 나가지고 다 젖었어요.
내가 그 일을 가만히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내가 뭐길래, 나에게 무슨 상이 그렇게 많아서 그렇게 부끄러움을 탔을까?
왜 그렇게 창피해했을까? 아 스님들이 여럿이 있어서 아무 상관이 없는데, 혼자 간 것도 아닌데, 그런데 왜 그렇게 부끄러웠을까? 왜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그렇게도 부끄럽고 마주 할 수 없었던가?
이것은 작은 사람이든, 큰 사람이든, 사미든, 비구든, 어린 사람이든, 노스님이든 간에 누구에게나 다~ 타고난 상이 있어서 그렇다.
이 상 때문에 그렇게 부끄러웠던 거예요.
이 걸식 누가 했다는 거죠?
부처님이 했습니다.
우리는 아주 부처님에 대하면 천민 중에 상천민이야. 그런데 부처님은 정~말 존귀하신 분이야. 그 출신이 왕족 아닙니까? 왕자 아닙니까?
그 왕자의 출신으로서 사위성[舍衛城,舍衛大城]에 들어가서 걸식을 했다 이 말입니다.
우리 같은 사람이 걸식을 했다면 그건 별 중요한 문제 아닙니다. 그런데 왕자 출신이 걸식을 했다고 하는 이 사실도 우리가 기억해야 돼요. 그런데 나 같은 사람도 거기에 가서 탁발하는데, 그것도 큰스님들하고 따라 다니면서 했는데도 그렇게 부끄러웠는데, 부끄러운 것은 오직 상 때문에 부끄러운 거예요.
그런데 위대하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그 존귀하신 분이 걸식을 했다!
거기에는 정말 먼지만한 상도 있을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위대하신 부처님께서, 그 존귀하신 분이 걸식을 했다!
거기에는 정말 먼지만한 상도 있을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금강경에, ‘무상으로 위종하는’ 금강경에 ‘걸식(乞食)’을 맨 먼저 등장시킨 이유가 거기에 있어요.
이게 상이 있으면 걸식이 안 되는 거예요.
그 땀을 흘리면서 돈 놓는지, 가져가는지 못 보고 탁발하는 건 헛탁발이에요.
아무 수행에 도움되는 게 아닙니다, 사실.
그야말로 승려의무금, 바치기 위해서, 세금 바칠려고 그냥 동냥하는 것이지 그건 탁발이 아니에요.
그래서 이 금강경에는 위대하신 부처님께서 그 어려운 걸식, 걸식을 여기 앞에 등장시킨 이유가 거기에 있다.
걸식만 제대로 할 줄만 알면 그건 수행의 완성입니다.
그래서 저기 태국 같은데 가보니까 오전에 걸식을 하고 와가지고 하루 종일 놀더라구요. 하루 종일 놀아, 별로 공부하는 것도 없어.
걸식이 수행의 전부라는 거예요. 직접 가서 물어봤어요, 내가.
그때 마침 한국스님이 살고 있어서 그 스님한테 물었더니 그렇다는 거예요.
걸식의 의미는 그렇습니다.
자, 이 걸식의 의미가 정말 그렇게 ‘무상(無相)’의 의미를 제대로 드러낸 낱말, 이제 그 다음에, ‘세족(洗足)’이란 낱말이 있어요.
洗足已하시고
세족이
발을 씻고 나서,
‘발을 씻었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다른 경전 설하는 날도 늘 세족했어요.
발 씻었습니다. 발을 몇 번 씻었어요.
부처님 금강경 설하셨다고 하는 기원정사, 그 부처님 계시던 방 앞에 가보니까 우물이 있더라구요. 우물이 있어요. 지금도 가보면 있습니다.
물론 지금 물은 안 보이지만, 늘 물을 떠서 세족을 했습니다.
왜 여기 금강경에, 무상으로 으뜸으로 삼는 금강경에 세족이란 낱말을 올렸는가?
아 여기 금강경 뭐, 다른 경전도 그렇습니다만, 이 경전의 편찬은요 보통 내용이 아닙니다. 정말 우리들의 지혜로써, 우리들의 신심과 우리들의 지식과 우리들의 어떤 이해심 가지고, 이거 사실 쉽게 건드릴 정도의 그런 그 경전이 아니에요, 사실은.
그렇지만 뭐 어쩝니까? 이 시대에 할 수 없이 우리가 그 자리매김을 해야 하니까,
그래 마, 이렇게라도 합니다마는, 이 ‘세족(洗足)’! 왜 이렇게 ‘세족(洗足)’
‘세족(洗足)’이 뭡니까? ‘때를 다 씻는다’는 뜻이에요.
금강경에서의 소위 상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때’라고 하는 것은 ‘상’입니다. 상이라고 하는 때를 다 씻는다.
그 다음에
敷座而坐하시더라
부좌이좌
그랬습니다.
걸식 모르겠거든 세족을 해라는 거예요.
세족을 해도 모르겠거든 자리 펴고 한번 앉아봐라. 방석 깔고 처~억 앉아봐.
제대로 앉아야 되지.
몸만 앉는 게 아니고 마음까지 다 앉아야 돼. 마음까지 다 앉아야 돼.
제대로 앉으면 끝이죠.
거기에는 무슨 상이 있겠습니까?
거기에는 그야말로 단장(斷障)의 문제와 성덕(成德)의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입니다.
이 서분(序分)은요, 이와 같이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스님들 모두다 그 나름대로 공부를 깊이 하셨고, 강의도 많이 하셨을 겁니다마는 좀 이런 것들이 새삼스럽게 좀 감동적으로 스님들에게 다가오고, 좋은 그런 그 참, 가르침, 우리가 왜 소의경전(所依經典)이라고 하는가? 그 많은 경전 중에서 왜 소의경전이라고 하는가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잠깐 쉬겠는데 우선 첫 시간에 이렇게 서분에서 전체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정~말 함축해서 담고 있는 세 가지 낱말,
‘걸식(乞食)’,‘세족(洗足)’, 부좌이좌(敷座而坐)!
이속에 금강경의 진정한 의미가 다 포함되어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잠깐 쉬었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