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2027년까지 내연차 19종, 전기차 17종을 새로 내놓겠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전기차 판매가 폭락한 뒤 내연차에 다시 집중하겠다는 신호”라고 했다.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해 온 독일 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내연차 투자 강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매출의 30% 안팎이 나오는 중국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 밀리면서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어서다.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내연차 분야에 대한 기술 투자와 신차 출시를 강화하는 것은 전기차 시장 부진으로 인한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등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던 시장 수요가 주춤해져서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재작년 대비 1% 줄어든 반면,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22% 안팎 늘었다.
전기차 대신 높은 연비로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는 경향도 점점 강화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완전한 전기차 전환 시기가 더 미뤄질 것이라고 판단, 내연차 관련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 신규 차량 판매가 전면 금지되는 유럽연합(EU)에서 특히 이런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부터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한층 강화돼 대부분 제조사가 ‘벌금 폭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지난 1월 ‘유럽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전략 대화’를 열고, 내달 5일까지 각종 규제 완화와 관련된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