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몸을 닦는 법
병든 마음이 곧 병든 몸이다.
마음은 그냥 두고 몸만 건강하면 불로장수 한다는 믿음은 환상에 불과하다.
어느 누구라도 이 사실을 무시하는 한, 불로장수는 꿈일 뿐이며 고통스럽게 살다가 늙고 병들어 죽는다.
몸을 닦는 법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몸을 병들게 하는 마음을 닦는 것이 바로 몸을 닦는 것이다.
어느 누가 불로장수를 위해 이 세상의 수단을 다 동원한다고 해도 심장과 피를 지배하는 마음이 온갖 감정으로 부글부글 끓고 독기로 가득 차면 몸의 노쇠를 결코 막을 수 없다.
그런가 하면, 몸을 위한 어떤 방편도 노, 병, 사가 허상이란 진실을 깨닫지 못하면 결국 몸은 무너지고 만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때, 몸이 무너지지 않는 진리를 가르치고 번뇌의 불을 꺼주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이 의왕(醫王)일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아무리 완전한 길도 나고 죽는 일을 정한 이치로 믿는 사람의 수명을 무한정 늘려줄 수는 없다.
죽음을 신주로 모신 그 마음이 깨어나지 않으면, 어떤 뛰어난 그 마음이 깨어나지 않으면, 어떤 뛰어난 수단도 그 사람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몸을 온전하게 보전하는 길은 무엇보다 마음이 깨어나야 열리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없으면 몸이 살아나고 마음이 있으면 몸은 죽는다.
마음이 없으면 몸이 병들지 않고 노화가 멈춘다.
그 상태가 지속되면 죽지 않는다.
아프지 않고 늙지 않으면 죽지 않는다는 말은 결코 이상한 소리가 아닌 것이다.
그러면 '사고로 죽는 일은 없는가?' 하고 묻고 싶을 것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병들지 않고 늙지 않는 몸은 사고도 침범하지 않는다.
왜 그런지는 '마음', '몸' 을 거듭 읽어보면 알게 된다.
깨어난 마음은 있는 그대로와 진실을 볼 수 있고 현존할 수 있는 의식상태다.
마음이 닦였다는 것은 마음이 없는 상태이며 전체의식이 나를 인도하는 상태다.
마음이 없음은 아무 느낌도 감정도 없는 목석이 되라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없음은 번뇌가 끊어진 것을 의미한다.
번뇌가 없을 때 몸은 살아나며 몸이 영원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다.
그러므로 마음을 없애지 못하는 한 어떤 인위적 방편도 불로불사를 이루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