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禪 (146×97㎝)
<도3> 禪 , 146×97㎝
이 곳은 청동기 시대의 암각화로 유명한 언양 반구대 인근에 있는 천전리의 풍경이다.
옛 고대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풍경 좋은 계곡이 형성되어 있는 곳으로, 이곳 돌들의 특징은 암각화를 하기에 적합하도록 반듯한 각석들로 이루어져 있다. .
특이한 각석들이 깊은 계곡을 형성하여 수려한 경관을 지니며 위치적으로 번잡한 도시를 뒤로하고 조용한 구석에 자리한 곳이다.
언뜻 보기에 흙 한줌 없는 곳 같은 돌 틈에서도, 자연은 풀 한 포기를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햇볕을 비추고 물을 제공하며 이를 키우고 있다. 이처럼 자연은 늘 자기 자리에서 하는 일들을 계속한다.
이 작품에서는 강한 햇살의 느낌을 살렸다.
각석에 비친 밝은 햇살로 인해 돌들의 명암이 뚜렷하게 대비되어 드러난다.
이 돌의 표현은 크게 3부분으로 구분하여 표현하였다. 첫 번째는 가장 강한 햇살을 받은 High Light 부분과, 두 번째는 중간 밝기부분, 그리고 마지막은 빛을 등진 어두운 부분이다.
우선 High Light 부분은 강한 햇살의 표현을 위해 흰 여백으로 두거나, 거의 흰 색조에 가까운 옅은 담채로 단순하게 채색했다. 두 번째의 중간 밝기 부분은 가장 정성을 들인 곳으로 겹치기 기법으로 돌들의 세부 묘사와 질감 처리를 한 곳으로, 각 돌들은 각도에 따라 여러 단계의 색조로 채색해 돌들의 다양한 방향을 잡아주었다. 3번째의 빛을 등진 어두운 곳에는 중간부분의 세밀한 묘사에서 오는 답답함을 여러 가지의 기법표현으로 해소하였다.
실제 작업에서 가장 먼저 채색한 것은 3번째의 어두운 부분들로 오른쪽 돌들의 어두운 구석이 우선된 작업이었다. 이 작업순서의 의미는 우연에 의한 표현을 먼저 하고 그 후에 이에 맞추어 다듬는 부분들을 처리하기 위함이고, 이 부분의 처리는 우선 어두운 면의 전체를 물로 Strich1)하고 미리 만들어진 색들을 형태에 따라 번지기로 채색한 후에 소금 뿌리기로 돌 표면에 이끼를 표현하여 보았다.
물로 Strich를 한 이유는, 옅은 농도의 색에서 짙은 농도의 색까지 동시에 채색을 하고 곧바로 소금을 뿌려야하므로 시간에 ?i기는 작업이다. 물감들의 번짐도 그렇지만 소금 뿌리기는 시간을 놓치면 원하는 형태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소금 뿌리기에서 밑 색을 먼저 채색할 경우에는 소금뿌리기의 효과가 반감되므로 흰 종이의 상태에서 채색과 소금 뿌리기까지의 작업이 한번에 이루어져야 한다.
돌 틈의 풀 포기는, 생동감을 위해 연두 빛으로 운필의 속도감을 살렸고, 뿌리 부분은 마스킹 용액을 사용하였다.
화면 아래 있는 물의 표현은, 우선 돌들을 스케치하고 수면 위로 드러난 돌들과 수면 속에 잠겨있는 돌들의 경계를 뚜렷이 스케치하여 수면 위에 햇살이 비치는 부분을 제외한 물에 잠긴 부분을 옅은 밑 색으로 깔고 시작하였다. 이는 잠겨진 돌의 표현과 복잡한 돌들의 형태를 편히 그리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 부분 묘사의 유의점은 수심의 깊이에 따라 돌들의 보임의 정도, 전체적인 tone, 그리고 색상들을 달리해야했던 점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인내로서 묘사를 마치고 최종적으로 그 위에 잔잔한 물결을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