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찍은 사진입니다.
퇴촌 공원에도 산수유와 매화가 피었습디다.
이 곳 퇴촌은 지대가 높은 편이고 팔당과 경안천이 있어서 봄이 늦게 오는 편입니다. 물가(水邊)라서 겨울에 춥거든요.
서울에 목련이 피고 질 때 쯤에 퇴촌에서 목련이 피기 시작하죠.
아무튼 이제부터는 숨쉴 틈도 없이 빠른 속도로 꽃이 피고 지며 봄이 저물어 가게 됩니다.
우리나라 중앙치매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75세부터는 치매인구가 급격히 늘기 시작해서 85세이후엔 54%가 치매환자라고 합니다.
한 때 바둑을 두면 치매가 예방된다고 했었죠.
머리를 쓰니까 치매에 안걸린다는 뜻이었겠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얘기가 쏙 들어갔습디다.
머리를 쓴다고 치매에 안걸리는 것이 아니지요
사람은 누구나 죽을 때까지 머리를 쓰거든요.
그 후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하면 치매가 예방된다고 하며 악기를 다루는 것이 권장된 바 있었지요.
그런데 요즈음은 그 손가락 얘기도 쑥 들어간 것 같습디다.
최근에는 안 해 본 일을 하라고 하지요.
이는 안 해 본 일로 머리를 쓰라는 얘기가 되겠지요.
이상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예술]이죠
예술은 머리를 쓰게 되고 손가락으로 하는 일이고, 또 우리가 대체로 안 해 본 일이죠.
그런데 사람이 태어나서 어린시절에는 머리에 틀이 잡히지 않아서 생각이 들쑥 날쑥 하며 엉뚱한 방향으로 생각이 흐르기도 하고 그러지요. 어린이들의 행동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잘 모르쟎아요?
그러다가 점차 자라면서 머리에 틀이 잡혀가게 되지요.
그러다가 늙으면 머리에 틀이 굳어져서 절대 깨지지 않을만큼 돌덩이 처럼 굳어서 아이들 관점에서 [꼰대]가 되고 맙니다.
이는 우리가 학교에서도 배웠던 이론이지요. 우리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정상적인 것처럼 받아 들이고 있지요.
이 굳어진 틀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할 때 [꼰대]를 넘어 마침내는 치매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머리를 젊게 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길이 되겠죠. 즉, 굳어진 틀을 유연하게 해서 생각이 들쑥날쑥 할 만큼 젊은 시절의 머리로 되돌리는 것이죠. 이것을 예술이 해 줄 수 있는 일입니다. 예술에는 정해진 틀(이론)이 없지요. 있는 틀도 깨부수게 됩니다. 사진이 예술이 되면서 모든 사진이론이 깨졌죠. 구도 측면에서 마지막 황금분할 조차도 깨졌고 최소한 수평은 맞추어 찍자고 했었는데 그나마도 깨졌죠. 예술은 이렇게 틀을 깨면서 사람의 머리에 형성된 틀도 깨게 되는 것이죠. 틀이 잡혀 있으면 창의에 제한을 받게 되기 때문이지요. 예술은 여유를 가지고 생각을 유연하게 하면서 창의를 발휘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따라서 머리를 쓰는 것과 머리를 유연하게 하는 것은 다른 것인데, 머리를 쓴다고 머리가 젊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머리 속의 틀을 유연하게 해서 젊은 시절의 머리로 되돌아가야 머리가 젊어지고 치매가 예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치매 예방 뿐만 아니라 머리가 더 좋아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일본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 개발된 색칠공부(그림에 색칠)로 머리가 좋아지게 하는 것을 넘어 치매 치료까지 되는 것으로 실험된 결과입니다. 최근에는 이와 똑 같은데 색칠 대신 은단 같이 생긴 작은 색구슬을 붙여 장식하는 [보석십자수]라는 것이 유행하고 있습디다.
색칠공부란 미술을 보편화한 예술행위죠. 그림을 그리기가 어려우니까 그림은 그려주고 고객은 색칠만 해서 그 그림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사진은 어떤가요? 사진 또한 그림을 보편화한 예술행위가 됩니다. 그림 그리기가 어려우니까 고객이 사진기로 그림을 그리고 편집을 통해 완성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색칠공부가 치매 예방 및 치료가 되는 것처럼 같은 논리로 사진찍기 역시 그렇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치매에 좋다고 하는 것들이 모두 예술과 일맥 상통하는 바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사진찍기는 걷기 운동을 겸해서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른 예술행위와 차별점이 있습니다.
금년은 위 영상부터 비로소 꽃을 찍기 시작 했는데요.
실은 꽃을 찍는 것이 아니라 다른 소재와 마찬가지로 꽃의 느낌(이야기)을 찍는 것이지요.
따라서 별 느낌이 없는 꽃은 찍지 않는 것이지요.
꽃이라고 해서 다른 소재와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꽃도 수 많은 소재들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말씀이지요.
따라서 '꽃만 찍는다.' '새만 찍는다.' 이렇게 소재를 가지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주제를 가지고 얘기를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사진, 실연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사진 ... 등등 말이지요.
그런데 예술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니 가난한 나에게 기쁨을 주는 사진, 실연한 나를 위로하는 사진 이렇게 되겠군요. 그것은 곧 남에게도 통용될 수 있을 테니 말이지요.
지금 생각해 보니 막연히 남의 얘기를 하는 사진을 찍는 것보다 그렇게 자신의 처지를 바탕으로 한 사진이 강력한 소구력을 가지게 될 것 같군요.
'북치고 장구치고 너 하고 싶은 대로 하여라. 그러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을 출 것이다.' 유투버 박말례 할머니의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디다.
'사진을 잘 찍어야 치매가 예방되는 것이 아니다. 열심히 찍어야 치매가 예방되는 것이다.' 이는 而化의 명언이죠.^^
사진은 자기가 찍고 싶은 것을 열심히 찍으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집에서 찍다 보니 재미가 없다는 느낌이 오면 그것은 무언가 잘 못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발표를 안했거나 사진이 그냥 일반 사진으로 같은 것을 여러번 찍게 되어 식상하거나 그럴 것입니다.
발표를 해야 긴장을 하게 되고 예술사진을 찍으면 식상하지 않습니다.
예술사진을 어떻게 찍느냐구요?
남(而化)이 하는 것을 계속 보시고 흉내 내면서 열심히 찍어 보는 것이죠.
사진에는 왕도가 없다고 하쟎아요.
어쨋튼 그래도 열심히 찍으면 치매는 예방이 되는 것이 거든요.
거꾸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것이죠. ^^
늘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