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0동안 방치돼 서구의 가장 큰 현안사업이 된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개발사업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무엇인가를 항상 고민해왔습니다.
아울러 루원시티 개발을 위해서는 선도 역할을 하는 앵커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만 루원시티 개발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 생각 때문에 오래전부터 루원시티 개발의 촉매제 역할을 할 앵커시설로 무엇이 실현 가능성이 높을까를 항상 고민해왔습니다.
인천시청의 서구 이전은 루원시티의 앵커시설로서 긴요한 것이 될 수 있겠지만 실제 성사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난관과 어려움이 너무나 많아 공력만 낭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재정난에 시달리는 인천시의 재정여건상 수천억원 소요되는 막대한 시청 이전 건축비를 감당하기는 너무나 어렵습니다.
현재 인천시는 부채 누적으로 중앙정부로부터 재정위기 단체 지정 직전까지 몰릴 정도로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만약 시청 이전을 추진하게 되면 재정 위기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호화청사를 지으려한다는 비난여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로 시청사 이전 방안을 확정하게 되면 추진하기도 전에 지역간 갈등이 유발돼 시 차원에서 이전이란 말조차 꺼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인천시가 청사 이전 계획을 발표하게 되면 남동구, 남구, 연수구 등 남부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쳐 지역간 갈등이 극심해질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이 총대를 메고 시청 이전을 추진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서구지역에서 펼져지는 시청 이전 촉구 운동은 서구 주민들의 열망을 전달할 수는 있겠지만 시청 이전이란 실익을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9년전부터 시작된 시청 이전운동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었다면 지금쯤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어야 합니다.
또 인천시가 시청사 신축을 위한 장기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연구 용역에 서구 이전 검토 방안이 포함된다 한들 실제 시청이 이전할 수 있게 될지, 하루가 급한 루원시티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저는 루원시티 개발의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될 앵커시설로 인천시청 이전이 아니라 인천시교육청 등 교육연구관련기관과 인천시 산하 기관, 공기업을 집적화하는 교육타운과 제2행정타운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루원시티의 교육타운은 인천시청과 연접한 인천시교육청, 중앙도서관 건물과 부지를 인천시가 매입하고, 시 산하기관인 인천발전연구원과 인재개발원 등을 매각해 신축 이전 비용을 마련하고 루원시티에 집적화시킨다면 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또 인천시 종합건설본부나 시설관리공단, 인천시도시공사, 교통공사, 인천환경공단 등 크고 작은 여러 시 산하기관, 공기업의 기존 건물을 매각해 이전하게 된다면 제2행정타운 조성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인천시 청사 이전과 맞먹는 효과를 서구가 얻게 될 것이고, 송도국제도시 집중화로 인한 도시 불균형도 해소될 것입니다.
저는 부시장 재임 당시 루원시티 활성화를 위해서는 앵커시설로 교육타운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실제 시 정책기획관실과 시교육청에 T/F팀을 구성하도록 해 시교육청 이전을 통한 교육타운 조성을 면밀히 검토한 바 있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의 루원시티 이전방안은 작년 지방선거 당시 유정복 시장과 이청연 교육감이 주요 공약으로 내건 바 있고, 인천발전연구원도 작년에 루원시티 앵커시설로 시교육청 이전이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의 한 축이 주도해 인천시 청사 서구 유치 추진위를 구성한 뒤 서구민을 대상으로 이전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이전 촉구 현수막을 내걸고, 지금은 정치 구호로만 난무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9년전부터 이 운동을 주도했던 분은 선거때마다 주기적으로 이전 요구를 들고 나와 정치 구호 이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저는 장기 표류하고 있는 있는 루원시티가 조속히 개발돼야 서구의 발전과 인천의 균형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 서구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다고 해서 현실 가능성이 무척 낮은 방안을 가지고 주민들을 선동하는 것은 정치인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실현 가능한 방안을 제시하고 그것이 실현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