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에서 바라보는 가을은 그냥 말의 가을입니다. 일상의 틀을 벗어나 자연의 품속에서 느끼게 되는 가을이야말로 살아있는 가을이지요. 길벗 151차 정기 길 걷기는 화명동 금정산 숲길이었습니다. 화명동 지하철역에서 10시까지 집결하여 와석초등학교 옆 북구구민체육센터 앞에서 화명 금정산 자락의 숲길로 들어서 가는 코스였습니다. 이번 길은 권오주 선생님이 안내하기로 했지만 다른 일정으로 불참하여 신진 회장님이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제가 화명역 집결지에 도착하니 류명선 선생님이 먼저 와 있었습니다. 잠시 후 신진 회장님은 책을 한 보따리 무겁게 들고 오셔서 선착순 두 권씩 나누어 주었지요. 뭔가 나누고 싶은 마음 그것이 길벗의 마음 아닐까요. 어떤 모임이 이루어지려면 서로의 마음이 맞닿아 즐겁고 신나게 어울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주 만나야겠지요. 이번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권정은 선생님과 합류하여 가을 숲을 걸었습니다. 낙엽을 밟으며 걷는 즐거움은 가을 색에 젖은 숲의 평온함을 함께 즐기는 일입니다. 정상까지 가지 않고 산길 중간쯤에서 되돌아와 길섶에 마련된 숲속 벤치에서 신진 회장님의 무답정담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을 햇살은 나뭇잎에 걸터앉아 새소리와 더불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지요. 제법 긴 시간의 강의를 귀 기울여 듣는 회원님들의 진지한 모습에 가끔 부는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 운치를 더했습니다. 그 진지함에 숲속 키 큰 나무들도 숨죽여 경청한 시간, 가을 숲에서 불타는 찬란한 색의 향연은 일상의 짐도 다 태워서 가볍게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길벗의 하루는 와서 함께 즐기는 만큼 즐거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첫댓글 길벗님들이 가을산에 한 획을 그으시네요. 눈이 부십니다.
울긋불긋 왁자한 단풍들 때문인지 9명(신 진, 류명선, 우아지, 정인성, 권택양, 김 려, 임헤라, 김영옥, 고훈실)의 수다가 유난히 소란스럽고 가득했습니다.
넓은 배려를 생각하시는 회장님과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알뜰히 챙기시는 정인성 선생님, 두 분의 궁합이 너무 잘 맞아 웃음이 납니다. 멋진 사진과 아름다운 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 예쁜 웃음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얼른 또 뵙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