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다. 강남 중심에서 물난리가 났다. 우면산 주변의 부촌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청계천은 범람해서 한 가족이 고립되었다가 구조되었다. 예전에도 이랬는가 싶다. 농촌이나 도시의 저지대에서나 겪을 것 같은 물난리를 강남 중심에서 겪으니 묘하다. 물에 젖은 가재도구나 물건들을 챙기는 시민들을 보니 애처롭다. 실수하여 커피를 쏟아 책 한권만 젖어도 안타까워하는데, 삶의 이력이 담긴 물건들을 버리는 마음을 생각하니 내 마음까지 안절부절이다. 어떻게 그렇게 억수같이 쏟아졌을까. 장마가 끝나고 볕이 들어서 좋아했는데, 장마보다 큰 물이 쏱아졌으니 물난리를 겪은 사람들의 인생이 참 기구하다.
이제는 서울시가 서울을 디자인하는데만 애쓰지 말고 재난을 방지하는데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나름 디자인한 광화문이나 청계천, 한강이 전부 범람하여 시민들을 불편케 했으니, 서울시의 디자인도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서울시가 말하는 디자인이 어떤 미학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도 불분명해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들에만 치중하는 것 같다.
첫댓글 {문지원|2011.7.29 15:05}
미적 디자인으로 외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게 하는것 보다
설계적 디자인을 보완해 내부 사람들부터 편하게 챙겨주는 것이
참으로 국격을 높이는 일이겠다. 하는 값비싼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