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신곡 26곡】 " 트로이 전쟁동안 범한 사기와 기만의 죄, 재능을 남용한 죄 27곡과 함께
26곡 트로이 전쟁동안 범한 사기와 기만의 죄, 재능을 남용한 죄 27곡과 함께
기뻐하라, 피렌체여! 너무나도 위대해서
날개를 활짝 펴고 바다와 대륙을 넘어
지옥에까지 이름을 떨쳤으니!
방금 내가 본 도둑들 중 다섯이
너의 사람들이었으니, 난 부끄럽고
너로서는 이보다 큰 명예가 없겠지.
단테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피렌체의 타락을 비난합니다. 도둑들의 대부분은 피렌체 출신이었던 것을 부끄러워합니다.
우리는 그곳을 떠났습니다. 베르길리우스는 바위 계단으로 나를 끌어 올렸습니다.
그때 본 것으로 나는 고통스러웠다. 이제 와
다시 생각하려니 여전히 고통스럽다.
나는 평소보다 더 마음을 가다듬으니.
뱀들에게 고통 받는 망령들을 본 단테는 고통스러워했습니다. 단테는 남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가여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나 봅니다.
덕성의 인도 없이 지나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행운의 별 혹은 어떤 은총이 내게
재능을 주었지만 난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
단테는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남용해서 죄인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자기는 재능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단테의 생각에 오디세우스의 비극은 하느님으로부터 부여 받은 재능을 남용한 결과였습니다.
여름 철 밤 반짝이는 반딧불처럼, 그처럼 많은 불꽃이 여덟 번째 구렁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불꽃 속에 망령들이 있는데 그들은 자기들을 태우는 불에 휘감겨 타고 있었습니다. 망령들은 불꽃 속에 갇혀서 불에 타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분명해집니다만 단테는 더 묻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에테오클레스가 자기 형제와 함께 불타던
장작더미에서 솟아오르듯, 저렇게
갈라진 불꽃 속에 있는 자는 누구입니까?
에테오클레스는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의 아들입니다. 오이디푸스가 눈이 멀어(자기 손으로 장님이 되어)정처 없는 유랑의 길을 떠나자 에테오클레스는 그의 동생 폴리네이케스와 정권을 다투다가 일곱 장수들의 공격을 받아 그 전투에서 서로를 죽였습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클로노스의 오이디푸스>에 나오는 인물들입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왕>, <안티고네>, <클로노스의 오이디푸스> 등 세 편이 연작(연작이 아닌데 연작처럼 이어집니다.)인데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에서 오이디푸스가 장님이 되어 떠나자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가 왕권을 노리고 싸우게 됩니다. 서로 싸우다 죽게 되어 화장을 하는데 불꽃이 둘로 갈라졌다고 합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왕>에서 오이디푸스는 오만(hybris 히브리스)으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은 현명하고 탁월하다고 믿고 잘못을 다른 곳에서만 찾으려고 합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은 자신이 가장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상대의 말이나 행동을 자신의 틀대로 이해하고 해석해 버립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클로노스 오이디푸스>에서 오이디푸스는 아테(ate, 미망, 어리석음)에서 벗어납니다. 오이디푸스는 감당할 수 없는 처절한 비극을 맞이했음에도 운명에 순응하고 자신에게 다가올 새로운 삶과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입니다. 오이디푸스는 당당함과 의연함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보여줍니다. <클로노스 오이디푸스>의 끝 부분에서 오이디푸스가 마지막을 맞는데 여기에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이들이 진정 영웅인지, 우리가 누구를 본 받아야할지 히브리스(오만, 무례하고 거만함)와 아테(미망, 파멸)를 떠오르게 하는 주인공의 마음과 행위를 봅니다.
그리스비극이 이 히브리스를 견제하기 위해 쓰였다고도 하는데 일리아스(핵토르의 죽은 몸을 찾으러 온 그의 아버지와 아킬레스의 만남에서)에서도, 오이디푸스에서도 히브리스와 아테를 봅니다.
저 속에는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가
고통을 겪고 있다. 그들은 함께
분노를 샀으니 벌도 함께 받는 것이다.
그들이 트로이전쟁 동안 범한 사기와 기만의 죄는
트로이전쟁에서 트로이 목마를 이용해서 트로이를 멸망시켜 트로이의 귀족들 특히 아이네아스를 토로이에서 떠나게 한 것, 아킬레우스를 찾아가 전쟁에 참여하게 한 것(트로이 전쟁에서 죽을 운명임을 알고 여자로 변장시켜 숨어있었는데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가 찾아내서)과 그 일로 아킬레우스를 사랑했던 데이다메이아가 자살한 것, 트로이의 수호여신 팔라디움(아테나의 여신상)을 훔쳐온 것 등으로 그에 대한 벌을 받고 있습니다.
디오메데스는 테베를 공략한 일곱 명의 장군 중의 한 명인 티데우스 아들로 트로이전쟁의 영웅이며 공로자입니다. 디오메데스는 트로이전쟁을 이기게 한 필록데테스를 섬에서 데리고 옵니다.(필록데테스의 이야기 혹은 신화가 트로이 전쟁이 시작하기 전부터 시작해서 트로이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어집니다.)
저 불꽃 속에서도 저들이 말할 수 있다면 그들과 꼭 이야기하고 싶다고 단테가 말했습니다. 저들은 그리스인들이었으니 단테 네 말을 싫어할 수 있으니 내가 대신하겠다고 하며 선생님은 하나의 불꽃 속에 있는 당신들은 어디를 헤매다 죽게 되었느냐고 묻습니다.
오디세우스가 이야기합니다.
이는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와 너무 다른 이야기로 단테가 자신이 쓴 신곡에 자신이 만든 오딧세이아 이야기를 써 넣었는데 이것도 재미있습니다.
세상의 인간의 악과 가치에 대해
모조리 알고 싶은 내 가슴속의
열정을 이겨 낼 수 없었소.
그래서 오디세우스는 오직 한 척의 배에 의지해 깊고 넓은 바다로 나갔습니다.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키르케가 있는 섬에서 그녀가 동료들을 돼지로 만들어 버려 그들을 구하러 갔다가 1년 동안 그곳에서 살았던 이야기까지는 비슷합니다. 그리고 호메로스 오딧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 후 집에 돌아가면서 여러섬에 들려 오래 걸리기는 하나 집에 돌아가 그의 부인을 넘보며 약혼을 강요했던 이들을 정리하고 부인과 아들과 잘 살았습니다.
그러나 단테의 오디세우스는
그 넓은 바다로 나간 이후 유럽, 아프리카, 지중해 해안을 여행하고 지브롤터 해협(지구가 평평해서 큰 바다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인데 지구가 평평하다고 보고 그 이상 넘어가면 떨어진다고 헤라클레스가 표지를 꽂아 둔 곳)을 거쳐 망망대해를 방랑하며
그대들의 혈통을 생각하라! 그대들은
짐승처럼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덕과 지혜를 따르기 위해 태어났다.
그 짧은 연설에 동료들은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욕망에 불타 멈추게 할 수 없을 정도여서 날개처럼 노를 저어 왼쪽으로 왼쪽으로 항해했습니다.
우리가 그 무모한 모험을 시작한 뒤 다섯 달이 지난 후
산(연옥산)이 하나가 멀리 희미하게 나타났는데
어찌나 높이 솟았던지
그런 산을 본 적이 없었소.
우리는 연옥산을 보고 기뻤소. 그러나 그 기쁨은 통곡으로 바뀌었는데 그 낯선 땅에서 풍랑이 일어나 뱃머리를 들이받았기 때문이오. 커다란 풍랑은 마침내 우리 배 위로 덮쳐왔소.
하느님께서 원하셨던 대로였다오.
'하느님께서 원하셨던 대로였다오.'라며 연옥산 앞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죽게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를 통하여 오디세우스의 가장 큰 죄는 하느님으로부터 부여 받은 재능을 남용하여 감히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일을 저지른 결과라고 이야기하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