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끼고 7번 국도가 지칠 때쯤 망향 휴게소가 보이면 새로 난 길 버리고 절벽으로 가라 의무적으로 비움의 신호를 받아서 아랫배에 힘을 주고 해우소解憂所 하나 차지 할 때까지 대문을 닫고 대두(大頭)에 힘을 줘라 뒤꿈치 들고 애쓰지도 말고 느긋하게 시선을 수평선에 두라
힘겹게 살아온 낮은 근육들의 긴장을 해방 시키고 눈 높이 창문 밖으로 태평양 한 끝을 잡아 당겨보면 물에서는 길이 아닌 곳이 모두 길이었으나 가지 않은 내가 미워질 것이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이면 버리는 것이 여행이며 휴게(休憩)의 미(美) 인간의 속에서 나온 냄새에 연연하지 마라 그게 나의 진면 속인 걸 파도가 밀려들고 비린 소리 요란하게 뒤집히는 포말 높이를 노려보라 나도 한 때는 비교 될 수 없는 복분(覆盆)의소유자였지 않았나? 기죽지 말고 긴장을 풀어 日常을 내려놓자
발끝에 머문 도전이 스스로 부서지는 순간 팽팽했던 일상이 당긴 고무줄 놓듯 느슨해지고 막혔던 어제가 내일로 뚫리는 시원함을 줄 것이다
절벽 아래 멀리에 내 속의 비린 것들 버리고 힘차게 오르는 갯내를 새로 채워서 남은 7번 국도를 이어서 통일전망대로 가자 내 안의 흑과 백의 통일, 미움과 기쁨의 통일을 보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