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1.daumcdn.net/thumb/R678x0/?fname=http%3A%2F%2Fcfile89.uf.daum.net%2Fimage%2F14110210A8229BC84BBC7F)
어제 밤 EBS 교육 TV 방송에서 유명했던 영화
'사랑과 영혼'을 시청했다.
약 2시간 동안 펼쳐진 그 영화는 스토리와 여러 면에서
명화란 칭송을 듣기에 부족함이 없는 좋은 영화였다.
사랑이란...
인간과 자연과 우주와 신에게 영원 불멸의 가장 위대한
의미와 화두를 던져 주는 이름...
그리고
죽음이란...
모든 것의 끝을 의미하는...
생명의 존재에게 가장 두려운 운명의 이름...
끝이 있으므로 더욱 위대하고 아름다운
죽음과 사랑에 대한 멋진 영화였다.
![](http://t1.daumcdn.net/thumb/R678x0/?fname=http%3A%2F%2Fcfile189.uf.daum.net%2Fimage%2F116F1B10AB8B869E45CD4D)
나는 언젠가 부터...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버릇이라기 보다,
어쩌면 나에게 주어진 삶의 상황이 만든 현상...
그것이 뭐냐 하면...
혼자 가족을 멀찍이 떨어져 바라 보는 것...
집에서도, 바깥에서도, 나들이나 여행갔을 때도...
아내와 두 아이가 친구처럼 함께 얘기하고 게임하고
간식을 만들어 먹거나, 밥을 먹고 있거나, TV를 보거나,
동화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 있을 때나,
바깥 공원이나 놀이터나 바닷가에서 산책하거나 놀고 있을 때...
나도 함께 하기도 하지만, 내가 없이 그들만의 어울림일 때...
난 멀찍이 떨어져(식구들이 나를 의식하지 않는 거리를 두고)
다정한 그들의 모습을 바라 보며...
알수 없는 슬픔...
'사랑과 영혼'의 남자 주인공이 영혼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 보는 것 같은 감정에 젖는다.
![](http://t1.daumcdn.net/thumb/R678x0/?fname=http%3A%2F%2Fcfile189.uf.daum.net%2Fimage%2F1540FB10AB8B85AA4CF3AA)
많은 나이 차이가 자연스러운 국제결혼 -한베결혼...
딸같은 나이의 아내를 맞이하신 분들이 적지 않다.
나 역시...아내와 나이 차이가 적잖게 많다.
그러나
신랑과의 나이 차이에 별로 개의치 않는,
조금은 특별한 문화 풍습을 가진 베트남 아내들로 인하여,
국내결혼 부부라면 감히 상상도 못할...
그 많은 나이 차이를 무색케 할 정도로, 문제 없이 잘 사는
한베가족 부부들이 적지 않다.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한다'는 말도 있으며,
두 국가간의 서로의 현실적 필요에 의해 이뤄진 국제결혼의 특수성과
베트남의 남다른 역사와 환경으로 이뤄진 문화 풍습아래,
인간에 대한 빗나가지 않은 순박한 베트남 신부들의 의식이 한 몫하여,
아빠같은 신랑이라도, 또래 나이 신랑처럼 마음과 사랑을 주고 받으며,
잉꼬 부부처럼 살아가는 한베 부부들은 행운의 사람들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210234543C16321A)
한베가족 부부는 신랑이 먼저 세상을 떠날 가능성이 99%이다.
나 역시, 그 범주에 속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족을 멀리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
하늘에서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미리 연습하듯...
참으로...가슴 아프고 슬픈 운명의 드라마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사랑과 영혼'의 남자 주인공과 같은 신세이다)
일반적으로 보면...
비슷한 나이의 아내와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 기르고...
자식들이 성장하여 결혼하고 자기들 인생을 알아서 살아 나가며,
자식에 대한 걱정은 덜고, 오히려 자식에게 도움을 받으며,
부모는 서로 의지하고 정을 나누다 비슷한 시간에 세상을 떠나는데...
![](http://t1.daumcdn.net/thumb/R678x0/?fname=http%3A%2F%2Fcfile189.uf.daum.net%2Fimage%2F156F1B10ACFA37A6F8A2F4)
나이 차이가 많은 국제결혼 부부는 이런 점이 큰 단점이다.
자식들과 너무 세대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자식들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고,
자식들이 성장할 때 까지 뒷바라지 해 주는 과정에서,
한국 생활에 서툰 아내 대신, 나이든 아빠가 학교 선생님 면담이나
아이들의 행사등에 참석할 때, 다른 일반 아이들 아빠와 달리
너무 많은 나이를 먹은 아빠의 모습이 부담으로 느껴지고...
(그래서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학교 교육과 생활 적응에
다른 아이들에 비해 곤란과 부작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예를 들면...초등 1학년에 들어가면, 엄마들이 모임을 가지고
서로 만나 소통하고 의논하며, 담임 선생님에게도 알아서 챙겨드리고,
아이들을 위해 여러 노력과 실천들을 하는데...
한국말도 어직 서툴고, 그런 모임에 적응하기 힘든 베트남 엄마들이
모임에 참석하여 함께 하지 못하니... )
![](http://t1.daumcdn.net/thumb/R678x0/?fname=http%3A%2F%2Fcfile189.uf.daum.net%2Fimage%2F136F1B10ACFA33EAF59BA2)
15년 전 준비없이 갑자기 시작된 한베결혼...
제대로 국가적인 대책도 없이, 어렵지 않게 너도 나도 행한 한베결혼...
아직 자녀들이 어리고, 먹고 살기 바빠 깊이 생각하지 않아 그렇지...
앞으로 자녀들이 더 성장해 나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난제들이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을 몰고 올 예감이 든다.
자녀들이 예민한 사춘기에 접어 들기 시작하면...
아직 다문화 정착이 덜 된 한국사회에서,
자신의 엄마가 다른 나라 사람이라는 것과,
할아버지 같은 나이의 아빠에 대한 부자연스러움,
엄마에게 받아야 하는 여러 가르침의 부족함,
자신들이 다 성장하기 전에,
나이들어 자신들 뒷바라지에 어려움을 겪을 아빠...
등등...
아직 한국 생활에 서툰 아내와,
충분히 성장하지 않은 자녀를 남겨 두고
혼자 먼저 세상을...그들 곁을 떠나야 할 수도 있는 늙은 아빠...
![](http://t1.daumcdn.net/thumb/R678x0/?fname=http%3A%2F%2Fcfile89.uf.daum.net%2Fimage%2F136F1B10ACFA32E9F45F87)
재래시장이나 큰 마트나 공원이나 시내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한베부부들을 바라 볼 때 마다 나도 모르게 낯이 붉어지는 부끄러움...
나 역시 그러하지만, 어린 외국 아내와 늙은 한국 신랑...
딸 같은 아내를 둔 나이든 남편으로써,
돈이나 권력 혹은 멋진 외모나 사회적 명예 등으로
자신의 약점을 커버하면 그나마 조금 나은데...
볼 품 없고 늙어 뵈는 신랑...
바로 이것이 다문화가족 부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http://t1.daumcdn.net/thumb/R678x0/?fname=http%3A%2F%2Fcfile89.uf.daum.net%2Fimage%2F156F1B10ACFA312AF39108)
국내 결혼에서, 딸같은 나이의 아내를 맞이하는 신랑은,
재벌, 고위직, 연예인, 저명인사 등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다.
국제결혼이라고 그런 나이의 아내가 당연하다는 것은,
두 국가간의... 특히 경제적 차이로 인한 까닭 때문에
나이든 신랑과 어린 신부가 부부가 될 수 밖에 없는
시대적 상황으로 이뤄진 이유라고 이해한다고 해도,
결국은 매우 어울리지 않는 조건으로 맺어진 부부이기에,
처음에는 조급한 마음으로 결심하여 행한 결혼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특히 신부가 한국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 느끼고 인식하게 되는 자신과 신랑의 운명에 대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염려스럽다.
(나도 예전까지는...순박한 나의 신부가 고맙고 좋기만 해서,
베트남신부들을 무척 칭찬하고, 좋은 아내와 결혼한 한베가족은
행복한 부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아내는 아직 별 말 없이 잘하고 있지만,
나 스스로 "이건 아닌데..." 라는 남모르는 혼자만의 회한에
빠져 들 때가 많아진다.
가난하다는 이유 하나로...암 것도 모르는 어린 여자를
마치 돈주고 사서 데려온 것 같은 미안함...)
![](http://t1.daumcdn.net/thumb/R678x0/?fname=http%3A%2F%2Fcfile189.uf.daum.net%2Fimage%2F1140FB10AB8B7FA84BA7EF)
15년의 아직은 짧은 한베결혼 역사...
대부분 나처럼 국내결혼에 어려움과 기피로 인해 결심하여,
베트남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날아 가 결혼한 한베결혼...
일반적이지 못한 많은 차이와 다름을 바탕으로 이뤄진 한베결혼의
당사자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약점과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함께 지혜와 마음을 모아 헤쳐 나가야 했건만...
아까운 시간들을 못난 자격지심에 빠져 부끄러운 행보아래
무방비 상태의 모습을 계속해 오고 있는 가운데,
적지 않은 가슴 아픈 불상사와 실패를 겪는 사람들을 지켜 보고 있다.
(거대한 쓰나미가 육지로 들이 닥쳐야 그 괴력을 실감하듯...
저 먼 바다에서 쓰나미 파도가 밀려 오는데도,
생각없이 그냥 쳐다만 보며 대책에 대한 노력도 하지 않는...)
![](http://t1.daumcdn.net/thumb/R678x0/?fname=http%3A%2F%2Fcfile189.uf.daum.net%2Fimage%2F156F1B10AB8B7BF442BE87)
오늘 저녁에도
저녁 식사를 하고, 밖의 마당 한 쪽에 있는 의자에 앉아,
밥주기를 기다리는 우리집 멍멍이와 둘이서...
따뜻하고 화사한 전등 불빛이 가득한 집안에서,
저녁 밥을 먹거나, 방을 오고 가는 아내와 아이들을
물끄러미 슬프게 바라보았다.
'사랑과 영혼'의 남자 주인공 같이...
Unchained Melody - Righteous Brothers
첫댓글 올만에 글 접합니다..., 항상 글 올려 주시느라 수고 많습니다
안녕하세요.
부족한 글에 따뜻하고 감사한
댓글 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빕니다.
정말 여러가지 생각케 하고, 상상도 못한 어려움도 있겠구나 생각합니다.
이렇게 잘 표현하시고 기록하시니 후배 국제결혼자들에 좋은 참고가 될 듯 합니다.
못난 글을 좋게 읽어주시고
격려의 말씀주셔서 감사합니다.
타국에서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사악 이기 는 기본적으로 깔려있으며 심지어 북에서 오신분들(?) 마져 그런 분위기에 편승 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적지않은 숫자의 외국결혼이 파탄이나거나 아주 불행한 결론을 남긴것도 있지만 대다수는 아주 행복하고 서로를 위하고 사는가정이 소리없이 살고 있어 오히려 물속에 잠긴 빙산과 같은 것 입니다.
@photon 말씀에 공감합니다.
여러 이유로 가슴 아픈 일들과
한베결혼 실패 사례로 인해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말없이 매우 행복하게 사시는
한베가족분들이 많습니다.
사랑에 국경도 불가능도 없습니다.
모든 차이와 문제점들도
두 사람의 생각과 마음...
하나가 된 신뢰와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흠.., 많은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군요.,,저도 마음이 좀 그러네요
관심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뒤를 따를 전 또하나의 걱정이 있어요
순박하고 착한 신부가 물질만능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정당한것이 된 소셜패스 한국에 물들까봐..
??o l? nh? m?t ng??i em g?i đ?n H?n Qu?c ? Paju, H?n Qu?c nh? m?t ng??i ?ch k?, nh? ti?n, đang lo l?ng v? nh? m?t x?u H?n Qu?c đ? đ?nh l?a đ?o gi?u.
저도 평소 걱정하던 부분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래도..............옆에 계심이 축복입니다^^
그렇지요...
미래는 미래에 맡기고...
현재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음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나가야 겠지요...
감사합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시고 걱정은 걱정일뿐 항상 행복하소서 100세 시대는 20~30살 차이 그냥 개인 건강 차이일뿐 항상 건강하시고 친구같은 부부로 ~~~
용기를 주시는 힘찬 말씀 감사합니다.
음.. 깊은 뜻의 의미를 느껴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날이 더 많으실겁니다.
좋게 읽어주시고
따뜻한 덕담의 말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곧 베트남 가서 일하게 될 마흔살 노총각으로서,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ㅜㅜ 겪어보지도 않았는데 공감이 먼저... ㅜㅜ
걱정만 하지 마시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시면 부인도 행복하실겁니다 ^^ 아름다운 마음을 보니 짠합니다요
님도 그런 걱정을 하시는군요.
저도 늦도록 결혼을 못하여 벳남 여인과 결혼을 생각해왔는데,
위에 말씀하신 내용들이 걱정이 되곤 했습니다.
그래서 결혼하고 아예 벳남에서 살까 하는 생각도 해봤었구요.
생각이 많아지는군요.~
사실 저도 이런 걱정을 하고 있어요. 슬프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글 잘 봤습니다.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세상에 그 어떤것 보다도 오묘하고 소중한 것이 사람의 인연인 것 같습니다.
주위에 늦은 나이에 자식을 갖는 선후배들을 보니 그런생각이 들더군요. 지금은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자녀의 미래는 어떨까 싶더군요..
가슴에와닿는글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겁게읽어읍니다.
감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