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부채를 부치면 아름다운 일들이
불어올까?
아름다운 부채들을 선물 받았다.
아름다운 부채에서는 아름답고도 부드러운 바람이 내 온몸을 감싸안았다.
서양 미술사에는 중국과 일본에서 14세기 들어온 부채들이 화려하거나 고독하게 자리잡고 있다.
요즘 남자들에겐 시계 여자들에겐 백이 있다면 옛 시대의 남자에게는 검 여자들에겐 부채가 있다.
그림 속에 등장된 부채들은 소품으로써 여인들의 심리를 대변해주고 있다.
1. 돈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
상복을 입은 것 같은 귀족 여인이 들고 있는 부채는 그녀의 슬픔을 꼭 움켜잡고 조금도 마음의 동요를 나타내려하지 않으려는 의지의 표상 같다.
2. 프란시스코 고야 (1746~1828)
녹회색의 우아한 드레스를 입은 여인은
같은 색의 부채를 들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르느와르풍의 여인이 아름답다.
3. 에두아르 마네 (1832~1883)
부채로 얼굴을 가린 이 여인은 누구
일까?
화가이자 마네의 불륜녀인
베르트 모리조 이다.
마네의 양심이 부채로 얼굴을 가린 걸까?
인상파를 열었지만 도덕과는 거리가
멀었던 마네를 부채로 날려버리고 싶다.
4. 베르트 모리조 (1841~1895)
화려하고 도도한 아름다운 그녀는
그녀에게 걸맞은 빛나는 부채를 들고
있다.
그런데 얼굴은 살짝 찌푸린 것 같다.
왼손에 든 부채는 상대방의 요청을 거절하는 의미라는데 아마도 마음에 들지않는
이가 호의를 베풀어서 아닐까?
5.메리 카시트 (1844~1926)
파리 인상파운동에 직접 참여한 미국이며
여성인 카시트의 부채를 든 여인은
어딘지 오만함이 가득 수 놓아진 것 같다.
연분홍드레스와 부채는 어여쁜데
그걸 든 이는 좀 차가워 보이는 건
나 혼자만의 느낌일까?
부채를 부치면 찬 바람이 일것 같다.
6. 구스타프 클림트 (1862~1918)
황금의 화가 클림트의 마지막 작품인
부채를 든 여인은 이번에 소더비에서
1400억에 낙찰 되었다고한다.
우키요에를 모방한 듯한 그림은 모네의
기모노를 입은 동시외를 떠올리게한다.
황금빛과 어울리는 빨간부채가 더욱
정열적으로 다가온다.
빨간부채를 확 피고 플라멩고를 추는
검은머리의 무희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7. 아마데오 모딜리아니 (1884~1920)
우울증에 시달렸던 모딜리아니의
모호한 우울감이 노란톤으로 전해지는
것 같다.
부채로 막아보려해도 노란톤에 물든
부채는 슬픔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다.
내 마음에 따스한 부채 하나 있어
훈풍을 다른 이에게 꽃바람처럼
날리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