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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용문(登龍門)’은 ‘출세를 위한 관문이나 시험’을 뜻한다. ‘용이 되어 오르는 문, 즉 등용(登龍)의 문(門)’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등용문의 원래 의미는 ‘용문(龍門)에 오르다(登)’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용문’이란 무엇일까? 용문은 황하(黃河) 상류 하진에 있는 협곡의 이름이다. 이곳은 물살이 매우 거센 곳으로, 이곳을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 많은 물고기들이 몰려들지만 여간해선 오르지 못한다. 그러나 이곳을 거슬러 올라가는 데 성공하면 그 물고기는 용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
중국 후한 말에 이응(李應)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당시는 환관이 득세하면서 부정부패가 판치던 시절이었다. 이응은 많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환관들에 맞서며 정의를 지켜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천하의 본보기는 이응’이라며 칭송했다. 젊은 학자들은 그의 추천을 받는 것을 대단한 영광으로 여겨 ‘용문에 오르는 것’과 같다고 했다(士有被其容接者 名爲登龍門). 청렴한 관리가 출세하기 힘든 세상에서 이응의 추천을 받으면 출세의 길이 열리게 되므로 이를 용문에 오르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등용문이란 말은 나중에 ‘과거 시험에 급제한다’는 의미가 되었고, 지금은 ‘출세를 위한 관문이나 시험’을 뜻하는 말로 사용된다.
그런데 용문을 통과하여 용이 되는 물고기보다 실패하는 물고기가 훨씬 많다. 이 물고기들을 '점액(點額)'이라고 한다. ‘점(點)’은 ‘상처 입다’라는 뜻이고, ‘액(額)’은 ‘이마’라는 뜻으로, ‘점액’은 용문에 오르기 위해 도전했다가 바위에 부딪혀 이마에 상처 입고 도로 떠내려가는 물고기라는 의미이다.
요즘 여러 방면에 등용문이 있다. 가수나 배우가 되기 위한 각종 오디션, 작가가 되기 위한 신춘문예, 공무원이 되기 위한 시험 등등. 이러한 등용문에는 통과해 용이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더 많은 점액이 있게 마련이다. 이 땅의 많은 점액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