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전망을 지탱하는 기술자들이 붕괴된다
재난안전 대응 기술자들 정치에 휘둘리지 말아야
서소문 붕괴 기술사 2명 현장소장도 1명 사망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로 통행이 중단됐던 열차 운행과 철거공사가 사고발생 79시간 만에 마무리 되었다.
이번 붕괴 사고로 사망한 고인들이 기술사나 이에 해당하는 기술자격을 보유한 토목구조분야의 전문가라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기술사등 전문가 다수가 붕괴현장에서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관련 기술사들이 심각한 멘탈붕괴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된 기술사는 건축구조기술사 1,348명, 건축시공기술사 10,112명, 토목구조기술사 1,548명, 토목시공기술사 10,480명, 건설안전기술사 2,209명으로 분포되어 있다.(2025년기준)
토목건축공사업 시공능력평가 기준 전국 83위를 기록한 중견 건설사 흥화의 현장 소장 이충헌씨가 사망했다. 흥화의 시공능력평가액은 약 3385억원으로 서소문 철거사업의 총사업비는 119억원 규모이다. 왕복 4차로 폭 14.9미터 연장 493미터 구간의 철거공사를 진행했다. 또 한 건설사업관리단이며 감리를 담당한 수성엔지니어링의 안재원 기술사(토목시공)도 사망했다. 구조안전진단을 위해 우리나라 건설 구조물 안전 진단 분야의 대부로 평가되는 한국구조물안전연구원 대표이사인 이채규원장(62년생)도 현장에서 별세했다.
이채규원장은 토목구조와 토목시공 기술사로 조선대 공대 토목공학과, 구조전공으로 박사를 취득했다. 특히 이원장은 서울시 기술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2015년 서울역 고가차도의 구조적 균열과 붕괴 위험성을 공론화한 인물이다,
고인은 경제 성장기에 건설된 교량ㆍ터널ㆍ항만ㆍ건축물 등 10개 공공시설물중 5개가 준공 20년을 넘기며 빠르게 노후화하고 있는 현실을 깊이 우려했다. 이에 기존의 ‘육안 검사’에 치중한 점검 방식과 고질적인 관리 인력 부족 문제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건강한 비판을 하였다.
정밀안전진단 업계의 인력난과 열악한 발주· 근무 조건, 공급 과잉 등 산업 전반의 구조적 모순을 짚으며, 국가 안전망을 지탱하는 기술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온 장본인이 결국 안전진단 현장에서 사망했다.
그동안 대표적인 붕괴사고로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2022년 1월, 건설노동자 사망 6명 부상 1명-무단 구조 변경, 콘크리트 강도 부족, 부실공사, 수직부재 부족, 구조, 시공, 감리책임 문제 제기, 현대산업개발 원청, 건설현장 2년 6개월 동안 행정처분 13건, 과태로 처분 14건) ▲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2021년 6월, 시내버스 승객등 부상자 8명, 사망 9명, 10대애서 70대까지 남성사망-현장감리 한번도 출근 안함, 계획도 없이 굴착기 기사 작업, 책임자 현장에 없었고 하청과 재하청) ▲남양주 진접선 복선전철 공사장 붕괴사고(2016년 6월, 사망 4명, 부상 10명, 사고 후 기소된 포스코건설등 6개 업체, 현장소장 무죄 선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170여건 책임 없으며 합동안전, 보건 점검 미이행 2건만 유죄, 벌금 300만원 선고)등이다.
기술사들은 제 목소리 못내고 발주처 칼질에
철거전문 흥화, 감리 수성엔지니어링 기술사 사망
이번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공사장의 안전여부를 진단하고 판정하는 최고의 전문 기술사들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심각하다.
대형 붕괴사고가 수차례 발생하지만 사건이 날때마다 조사결과는 과거와 달라지는 모습을 찾기 어렵다.
박정봉 (주)덕원발파이앤씨 대표이사며, 베트남 국립 호치민기술대학 교수는 서소문 고가 붕괴사고가 난 과정에서도 정부의 기술사 응시 자격 요건 완화 개정안에 대한 반론을 제기했다. “기술사는 '목숨'을 담보하는 자리이다. 이번에 유명을 달리하신 전문가들은 서류 승인만 하던 분들이 아니다. 위험이 도사리는 붕괴 징후 현장 최전선에 직접 들어갔다가 화를 입었다. 기술사는 자신의 판단과 서명 하나에 수많은 시민의 안전은 물론, 본인과 동료의 목숨까지 걸려 있는 엄중한 자리이다. 서소문 고가도로는 1966년 준공되어 60년이 지난 D등급의 초고위험 구조물이다. 건물을 짓는 것보다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은 노후 구조물을 부수는 '철거(부수는 과학)'가 훨씬 어렵다. 대한민국은 이제 본격적인 인프라 노후화 시대에 접어들었고, 앞으로 이런 고난도 현장은 더 늘어난다. 지금은 국제 기준에 맞춘 숙련된 베테랑 기술사가 더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노후 인프라에 대비할 숙련 기술자 양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 문제는 과거부터 아쉽게 생각해 온 것인데, 다가올 노후 구조물 증가에 대비해 경력을 단축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난도 철거 및 안전진단 분야의 전문 교육과 실무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고도화된 마스터플랜을 짜야 한다.“고 기술사 역량에 대한 강화를 역설하고 있다.
서소문 고가 붕괴사고에 대해 기술자들은 안타깝고 답답한 현실을 성토하고 있다.
▲상판 슬래브 절단 작업을 하다가 외단 거더가 전도되어 낙하하여 파괴되었다. 자문이 들어오면 용감하게 현장으로 가까이 가서 살펴보는게 일상적인데 외부에서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이 점검하다 사고당한 것 같아 안타깝다. ▲건축현장의 실태가 설계자나 감리의 전문 의견보다는 시공자나 발주자 의견이 항상 우선인것이 문제를 키웠다▲ 새벽에 단차가 생겼으면 기차부터 통제했어야 했다. 기차에 따른 진동 때문에 가속화되었다.(공사를 하던 야간 새벽 2시 30분에 공사를 중단하고 기차는 계속 통행시켰다.) ▲쇼어링도 안하고 크레인에 고정도 안하고 사전계획도 없이 철거작업을 하는 것은 완벽한 안전 불감증이다▲공사계획서, 작업계획서에 하부 교통통제 매뉴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경의선 철도와 도로교통을 통제할 매뉴얼과 그만한 용기와 결단력이 있었을까 궁금하다. 하부를 통제부터 하고 진단을 해야했다. 선거철이고 공무원 행정으로는 과감한 조치가 어려웠으리라 짐작은 간다▲1966년도에 건설된 교량이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다. 거더 제작 당시 가수가 있을 수 있고 우기철에 건설될 수 있고 자재가 덜 들어갔을 수 있다. 단면이 부족했을 수 있으며 60년이 지나는 동안 과적차량에 의한 피로와 수분침투 및 동결융해에 의한 약화도 생각해야 한다 ▲야간 3시간씩 총 40시간이 해체 공사기간이라고 한다. 전면통제하고 4일이면(사고 후 완전 철거 및 기차 통행은 3일 7시간이 걸렸다) 될 것을 불안정한 구조상태로 오랜기간 철도의 진동도 견디면서도 철거 건물이 서 있었다는 것이 오히려 용하다.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철도 진동이 주요 원인이라고 본다.▲이같은 위험 지역은 드론을 활용하면 사람은 현장에 진입하지 않아도 된다. 새벽 철거 작업자가 이상해서 나왔다면 당연히 접근하는것은 위험하다. ▲일반 개인 건물 철거도 그렇게 허접하게 철거는 안한다▲현행 건축물관리법에 따르면 해체계획서를 작성하거나 감리를 할 수 있는 전문가는 건축구조기술사, 건축시공 또는 건설안전기술사, 건축사가 할 수 있다. 시설물 안전법과 건축물 관리법과는 괴리가 크다. 해당분야 전문가를 참여시켰어야 했는데 법이 너무 허술하다. 사고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계획서에 따라 해체순서나 공법이 적정하게 적용되있는지 확인해야한다. 또한 안전등급이 D등급으로 지정된지도 상당기간 지났는데 왜, 사용제한이 안 되었는지 의문스럽다.
붕괴되는 현장을 목격한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박사는 ”우리나라의 건설사업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국내 건설현장은 세계적 수준이 아니다. 철거작업 수준은 재난안전 평가와 대비하면 저개발국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관련 분야의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하고 정치적이거나 발주처의 의견이 우선되어서는 안된다. 안전을 중시하면서도 시간차로 조기에 공사를 완료해야 하고 예산을 감축하는 모순은 부실시공을 부채질하기 마련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기술사를 포함한 기술자들도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거부해야 한다. 이를 내뱉지 못하고 발주처나 정치 논리에 휘말려 침묵을 하는것도 부실시공을 부추긴 공범이 된다. 서소문 고가붕괴는 마지막 남은 철도 구간에 대해 기차는 통행시키면서 새벽마다 철거작업을 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무모한 작업 매뉴얼이 화를 초래했다. 우리나라 기간산업 대부분 30여년을 넘기고 있다. 철거가 병행되어야 하는 사업들이 시작되는 것이다. 재난안전이 중시되는 현실에서 모든 건설산업에 대한 새로운 조감도(메뉴얼)가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이현동 전문기자, 상하수도기술사, 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