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이 나에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초능력을 통해 현재 어려움을 말끔히 사라지게 하고 소원하는 것을 단박에 얻었으면 하는 바람 말이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현실은 꿈이 아니라 견디어 나아가야 하는 과정이다.
소설 속 주인공인 정가을은 의사가 되기 위해 기숙 학원에 들어간다. 대부분의 학생이 서울 강남에 살고 있고 빵빵하게 부모가 지원해 주는 가정이지만 정가을은 그렇지 않다. 엄마 자동차부터 차이가 난다. 빨간색 모닝. 외국 수입차 속에 국산 경차는 빈부의 격차를 느끼게 해 주는 단서가 된다. 정가을은 돈을 벌기 위해 의사가 되고 싶어 한다.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아 의사가 되는 일은 초능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다. 공부해야 의대에 들어갈 수 있는 일이다. 동물과 의사소통을 가능한 초능력도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숨은 초능력을 찾기 위한 학생들의 몸부림이 만만치 않다. 미래의 일을 미리 알 수 있는 초능력을 얻기 위해 마법의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다. 아주 소수의 행운이 있는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초능력을 통해서만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이라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모두의 꿈을 노력을 통해 성취해 갈 수 있는 사회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초능력이 필요한 사회가 아닌 초능력을 굳이 쓸 필요가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청소년들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이야기를 통해 전달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