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ight
- Sara Teasdale
The moon is a curving flower of gold,
The sky is still and blue;
The moon was made for the sky to hold,
And I for you;
The moon is a flower without a stem,
The sky is luminous;
Eternity was made for them,
To-night for us.
오늘밤
달은 휘어진 황금꽃
하늘은 파랗고 고요해.
달은 하늘이 보듬고
나는 그대가 보듬네.
달은 줄기 없는 꽃
하늘은 휘영청 찬란해.
영원은 하늘과 달의 것
오늘밤은 우리 것.
[류주환 역]
이 시의 달이 보름달일까요, 아닐까요. 분위기상 보름달일 것 같지 않나요?
이런 시 번역은 부담이 됩니다. 원시가 언어를 절제하면서 깊은 여운을 자아내고
있는데 직역하면 그런 분위기가 나지 않고, 의역하자니 그냥 내가 시를 하나
쓰는 것이 나을 것 같고... 실은 이런 정도의 시라면 번역하지 않고 그냥
원문을 보이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참고로 인터넷에서 다음 해석이 보였습니다.
달은 금쪼각 꽃,
하늘은 푸르고 조용해;
달을 하늘이 처들고 있듯이,
나도 당신을 붓들고 있지.
달은 가지도 없는 꽃,
하늘은 빛으로 가득해;
달과 하늘이 영원하듯이,
오늘 밤 우리도 영원해.
1. 금쪼각 -> 금조각 / 처들고 -> 쳐들고 / 붓들고 -> 붙들고 : 한글 오류.
2. 나도 당신을 붓들고 있지 : "And I for you"는 "And I was made for you to
hold"의 생략입니다. 주객이 전도된 오역.
3. 가지 : 이것은 어디선가 갈라져 나온 것을 의미합니다. 한 줄기 꽃대 위에
환하고 탐스럽게 피어있는 꽃을 상상하게 만들어주지 못합니다. 오역.
3. 오늘 밤 우리도 영원해 : "To-night for us"는 "To-night was made for us"의
생략입니다. 오역.
짧은 시이지만 뉘앙스를 풍부하게 갖고 있습니다. 달과 하늘, 특히 달이 밝을
때는 하늘도 밝고, 그 밝음이 또 낮의 밝음과는 다른 어두움의 밝음이기에
신비스럽고 비밀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달과 하늘이 서로 농밀함을 나누고
있고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과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보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나를 보듬는 상황에서 저자의 여성스러움(물론
여자라고 다 보듬음을 당(피동)하는 것은 아니겠지요^^)이 암시되고 그런
감미로움과 육체적인 친밀함이 오늘밤을 자기들의 것이라고 선언하는
마지막 줄과 제목에서 강조됩니다. 실은 그다지 이런 사족을 붙이지 않아도
잘 파악할 수 있는 시인데, 마침 저 오역이 많은 번역이 보여서 몇 마디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 은밤
첫댓글 1행의 'curving(휘어진) flower of gold'를 보면, 보름달이라기보다 초승달같은 느낌이 드네요.
안녕하세요 ^^. 저도 좀 고민했던 부분인데요,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 때문에 curving을 꽃 자체가 그런 모양인 것이 아니라 커다란 꽃을 달아서 줄기가 휘어진 것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에서 달을 꽃이라고 직유하고 있는데 꽃은 대개 둥글기에 초승달을 상상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저는 꽃이 커서 줄기가 약간 휘어진 것으로 보았습니다. 보름달은 저녁에 뜨기 시작하는데 큰 달이 낮게 떠 있으면 줄기가 굽어진 큰 꽃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개 숙인 해바라기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