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제법 큰 대형마트가 두 개 있다. 우리 아파트를 끼고 있는 00마트
와 200 여 미터 떨어진 **마트다. 먼저 생긴 00마트는 계산대가 5대가 있는데
항상 줄을 설 만큼 손님이 많다. 이에 뒤질세라 넓은 주차장을 확보한 식자재
마트가 2 년쯤 운영하더니 문을 닫고 올봄에 새로 실내 공사를 확장하더니
**마트로 새로 태어났다.
**마트는 주차장을 더 넓게 확장하고 마트장 실내도 훨씬 넓고 물건들도 다양하게
있다. 그런데도 두 군데를 번갈아 다녀보면 우리 아파트 입주와 같이 개업하여 5년
이꽉 찬 00마트에 손님들이 많은 것 같다. 같은 값이면 오랫동안 정이든 매장으로
발길이 닿는 모양이다. 두 매장이 경쟁적으로 물건을 싸게 팔 때가 많다. 거리가
먼 타 동네에서도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사기에 주변 소형매장들이 피해를 많이
본다고 한다. 소비자 입장인 우리 들은자주 세일을 하기에 광고지를 들여다보면서
양쪽을 비교하면 살 때가 많다.
몇 달 전부터 개업기념으로 **마트에서 3 만원 이상을 구매하면 경품권을 한 장씩 주었다.
경품권 내용에는 금 열 돈인 골드바를 부터해서 휴지 한 뭉치까지 다양한 상품이 걸려있는
경품권이다. 언젠가 대구에서 경품권 추첨 날짜는 생각지도 않고 매장에 물건을 사러
갔다가 들어서자마자 내 집 동 호수를 지명하여 부르면서 손을 들라고 했다. 손을 들면서
곁에 사람에게 왜 손을 들라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 tv당첨자를 뽑으려고 손을 들라고
합니다.”라고 했다. 30 여년 전이라 tv 상품권은 큰 것이기에 아파트동을 말하는대도
웅성웅성했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이 뜸을 들이면서 당첨자에게 애를 태우는 중인데
앞에 사람이 나타나지 않자 다시 뽑는다고 했다. 그러더니 또 뜸을 들이더니 호수를
말해 주었다.
들어서자 말자 나는 경품권의 주인공이 되었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이 전화번호와 성명을
묻자 흥분해서 더듬거리면서 대답해 주었다. ‘아주머니 30초만 늦게 와서도 아주머니는
안됐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우리는 2시간이나기다렸는데 하면서 옆 사람들이 부러워
했다. 1,800 세대 가까운 아파트에서 매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살았던 내가 주인공이
되었다. tv상품권을 받고 바로 곁에 있는 우리 집까지 가는데 그렇게 멀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일요일 저녁이라 남편과 아이들도 집에 있었다. 숨이 턱밑에 차서 씩씩거리면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상품권을 보여주었다. 남편도 아이들도 우리 마누라 최고 우리 엄마
최고하면서 기뻐 했던 적이 있었다.
그 뒤부터 나는 은근히 경품권을 추천할 때마다 기대를 하면서 매장에 가본다. 오늘도
넓은 주차장이 꽉 차도록 사람들이 모였다. 널려 있는 게 시간이라 5분 거리에 있는
매장에서 행운을 기다리는 그들 사이에 한 몫 끼었다. 한 단계 오를수록 상품값은
높아진다. 공정성을 보이기 위해 초등학생들로 하여금 경품권을 뽑게 한다. 단가가
50만원 이상의 경품이 추첨될 때마다 모든 사람의 눈과 귀가 추첨하는 쪽으로 쏠린다.
노력의 대가보다 행운이 주는 경품은 감정을 훈훈하게 한다. 재미로 왔지만 기대를
해본다. 성당 교우. 아파트 이웃들 아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다들 나와 같은
심정으로 왔을 것이다.
당첨자가 나타나질 않을 때는 50만 원 짜리 청소기가 날라 갔습니다. 이웃분들 만나면
약 올려 주세요. 중간중간 웃겨가며 분위기를 띄운다. 다음 상품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내 이름을 불렀다. 나도 깜짝 놀라고 함께 섰던친구도 네 이름이다 하고 어깨를
툭 친다. 진행자가 이름을 부르고 내가 써 넣은 전화번호를 말하라고 했다. 전화번호를
말하니 동명이인입니다. 전화번호가 틀렸습니다. 하필이면 동명이인인가 쥐었던 상품을
뺏긴 기분이다. 그런데 그 동명이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밑천이 들었는것도 아닌데
기분이 가라앉는다.
이내 기분이 전환되어 다음 상품에 기대를 걸어본다. 요번에는 그 많은 아파트 중 1780
세대나 되는 우리 아파트 우리 동을 부른다. 상품권은 좀 더 나와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더 가치가 높아져 100만 원도 훨씬 넘는 금 다섯 돈 골드바란다. 뜸을 들이는 진행자에
향해 귀를 기울였다. 그 상품권은 나를 비껴 윗층에사는, 아이가 셋인
젊은 새댁이다. 아이를 데리고 나오기가 번거로워서 그런지 나오지 않았다. 상품권은 다음
사람으로 넘어갔다.
대신 갖다 주라면 주겠는데 내가 아는 사람이 타러 나오지 않으니 내 것도 아닌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골드바 금 10돈을 남겨두고 자리를 떴다. 두어 시간
가까이 기다린 행운의 기대는 끝났다.
오래전 한번 당첨이 되어본 나는 행운의 달콤함을 맛보고는 그 맛을 찾아 두어 시간을
아깝잖게 보내고 어둑한 시간에 집으로 왔다. 노력의 값진 대가가 아닌 행운의 기회를
바랐던 나는 200명 이나 주는 휴지 한통도 걸리지 않았다. 어느 뉴스에서 들은 수 십억
로또 당첨자의 비참한 말로를 생각했다. 행운의 돈이 생기니 가족관계가 산산히
부서졌다고 한다. 일확천금으로 갑자기 부자가 되거나 행운을 잡으면 불행은 소리없이
나타나 행복을 낚아채 간다고 했다. 나는 지금 노력한 만큼 얻어지는 작은 행복에
만족할 줄 아는 나의 일상을 향해 돌아가고 있다.
2018년 9월 15일
첫댓글 마트에서도 그런 경품 행사를 하는 모양이네요.
어느 날 우연히 한 번 뽑힌 행운이 다시 발목을 잡는 그곳의 생리가 그림처럼 그려지고 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우선 T.V 당첨의 행운을 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행운도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것 같습니다.
한 평생 그런 행운을 맛본 기억이 없으니까요.
모든게 베푼 공덕의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땀흘리지 않는 재물은 내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좋은 글 감명깊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상술로 행운권을 주지만 그 누구에게는 행운이긴 하겠지요. TV 당첨의 행운이 있었군요. 저도 5년전에 복권 2등의 큰 행운을 거머쥐고 꿈같은 달콤함을 맛보았답니다. 그러나 그 달콤함도 순간의 찰나이고 자신이 노력하여 얻은 댓가가 더 값진것이 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행운은 우연히 옵니다.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면 내게 찾아옵니다. 마트의 경품에 당첨된데 대해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모든 일에 행운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경품권 딩첨 축하드립니다.감사합니다. 최상순드림
tv 당첨 축하드립니다. 인생은 타이밍이란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 순간 마트 안으로 행운의 여신이 이끈 것도 같습니다. 행운이 두번 겹치기는 어렵겠지요 전 경품당첨과는 멀어서 아예 응모를 포기한답니다. 정직한 노력의 댓가, 작은 행복에 만족하자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두개의 마트가 선의의 경쟁으로 경품권 추천을 하여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것 같습니다. 이외로 주부들이 세일과 경품권에 관심이 많습니다. 글의 전개 과정이 제미있고 흥미롭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행운권 당첨이 유독 잘 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꽁짜 행운을 너무 바라는 것도 삼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운도 복을 자주 짓다보면 화답해 주리라 생각합니다. 선생님도 그동안 많은 공덕을 쌓았으니 다음 번 경품에는 좋은 소식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돈 많은 사장들도 행운권은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한번 TV 당첨의 행운을 얻으신 것만 보아도 그동안 선생님께서 큰 덕을 쌓으셨다는 증거입니다. 친구들과 제비뽑기 할 일이 있어 해 보면 세, 넷 중에 하나가 걸리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저는 제 나름의 기분 좋은 꿈을 꾼 날, 일년에 한 번 정도 복권을 사봅니다. 한번도 당첨된 적은 없지만, 당첨되면 이 돈으로 무얼할까? 하고 기와집 열두채를 지어 보는 일만으로도 며칠은 행복했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경뭄권. 그것도 일종의 마약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 번 당첨되면 그 달콤함에 빠져들 테니까. 주식으로 망하는 사람도 이와 유사하다고 봅니다. 내 주위에서 그런 경우를 많이 보았으니; 아무튼 그 유혹를 뿌리쳤다니 다행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대학때 어떤 교수님이 복권을 1주일에 10장씩 산다고 하셨습니다. 그때는 1장에 1000원짜리, 그러니까 매주 1만원씩 투자한다는 거지요. 확률이 아주 낮지만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다리는 동안의 행복을 누려보기 위해서랍니다. 누구나 행운을 기다리는 심리는 있나 봅니다. 그러나 땀흘려 일해 얻은 댓가가 더 값지다는것도 알겠지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