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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민을 위한 사법입니다.
1월 3일부터 6일에 걸쳐 가점을 이용한 포상휴가와 정기외박을 이어 붙인 출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의 생각은 광주에서 가족 및 친구들과 3박 4일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는데, 3월에 군입대를 하는 대학 선배 형으로부터 입대 전 서울에서 한 번 만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계획을 바꾸어 광주 밖 나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3일에서 오늘까지의 기간 중 몇 개의 순간을 저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것입니다.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화질이 다소 좋지 않은 점, 이전 제가 올린 여행기에 비해 내용이 자세하지 않은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2008. 1. 3.(수) 6주만의 출영, 그 첫 날.
공군에서는 중간의 연가 없이 정기외박을 나가기 위해 6주를 기다리는 것을 이른바 '쌩6주'라 하여 상당히 답답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6주의 기간 사이에 연가를 낄 경우 평균 3주마다 출영을 하게 되므로 이를 '3주턴'이라고 합니다. 이번 출타는 11월 말 있었던 외박 후 6주만의 출영으로, 즉 쌩6주이지만 '6주 아닌 6개월만에 휴가를 나가는 육군도 있다. 육군에서는 '외박이 6주나 남았다'가 아닌 '6주밖에 안 남았다'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니, 어느새 시간이 흘러 이렇게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집에 도착하여, 컴퓨터를 하고 충장로에 나가 시내를 둘러보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녁에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감자탕에 술을 곁들여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건강이 다소 안 좋으시고 술을 즐기지 않는 어머니는 술을 거의 안 드시고, 저만 소맥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며 흠뻑 취했습니다. 어머니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눈 것은 처음이었는데, 이야기를 하며 '왜 진작 이런 시간을 만들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갈 예정이었고 술기운도 상당히 올라 있었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 생각이었는데, 이 날 제가 외박을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 친구가 21시경 전화로 호출을 해 왔습니다. 다음날 다소 피곤하기는 하겠지만, 의리를 우선하여 기꺼이 버스를 타고 나가 운암동의 친구 집 근처에서 1차로 삼겹살에 소주를, 2차로 생맥주에 소시지 안주를 곁들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차로 간 호프 주점에서.
이 날 저를 불러낸 친구입니다. 이런 분위기의 설정사진을 찍어 미니홈피에 올리는 것을 좋아하여, 저에게도 꼭 사진을 보내 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나오니 시간은 이미 0시를 넘긴 뒤였습니다. 외박 기간을 기억하고 연락을 하여 준 친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헤어진 뒤 택시를 타고 귀가하여, 몇 시간 뒤 떠날 서울 여행을 준비하였습니다.
2005년 초에 구입한 뒤 지금까지 저의 여행에 동반자가 되어 온 디지털카메라, SONY Cyber-Shot DSC-T3입니다. 조그만 국내 여행부터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은 유럽 여행까지 제가 본 장면들을 함께 지켜봐 온 카메라로 무척 애착을 가지고 있는 녀석입니다. 유럽 여행을 하던 중 악천후 속에서도 풍경을 반드시 여행기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소 무리하게 사용을 한 감이 있었는데, 이 때문인지 이따금 오작동을 하던 카메라가 최근 완전히 고장을 일으켰습니다.
카메라가 정상적인 영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철도물류정보서비스(로지스)의 표현을 빌려 사용대기에서 불량차입대기로의 전환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포상휴가와 외박을 연계한 휴가, 외박증입니다.
이 날 오후 시내에 다녀올 때 역에 들러 구입한 승차권입니다. 예약을 하지 못하였지만, 다행히 상행선과 하행선에서 각 제가 가장 선호하는 좌석의 승차권을 발권할 수 있었습니다. 익산과 서대전 두 개의 필수 정차역에만 서는 고속철도 무척 애용하던 열차였는데, 이번 다이아 개편으로 그 열차가 제가 이용하고자 하는 시간과는 맞지 않는 심야 시간대의 목포->용산 한 개 열차만 남게 됨에 따라 왕복편 모두 새마을호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2008. 1. 4. 두 달만에 찾는 서울
광주역 1번홈에서. 제가 타고 갈 용산행 새마을호 제1112열차입니다.
제가 타고 갈 차량은 현대정공 제작 차량고유번호 624호차입니다. 구형 특실이 들어올 것을 우려해 미리 로지스 검색을 해 두었기 때문에, 이날 624호차를 타게 될 것임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624호차는 고교생 시절 서울에 다녀올 때 두 번에 걸쳐 탑승한 경험이 있는 차량으로, 이번 승차는 세 번째의 624호차 이용입니다.
일반실에는 의외로 많은 승객들이 승차해 있었지만, 특실 승객은 저 한 명뿐이었습니다. 저 혼자 광주에서 김제까지 한 량을 전세내어 갔고, 김제에서 영등포까지 갔던 모녀, 이렇게 세 사람이 이 날 모든 특실 이용 승객이었습니다.
새마을호 특실 좌석. 좌석형 육상 교통 수단 중에서는 제가 이용해 본 시트 중 가장 높이 평가하는 좌석입니다.
저 쪽 건너에는 기관차 견인용 새마을호 차량이 서 있습니다.
앉을 때마다 느껴지는 뭔가 앞이 허전한 이 기분. 이 기분은 아무리 느껴도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광주선을 달리는 열차가 광주공항 입구를 지나고 있습니다. 하루 전 아침 부대를 나온 제가 걸어나온 곳입니다. 공항 청사 게이트에 연결되어 있는 비행기의 꼬리날개가 작게 보입니다.
얼마 전 내린 폭설의 흔적이 아직까지 남아 있습니다. 때마침 낀 안개까지 더하여 창 바깥 세상은 온통 흰색이었습니다.
......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신문을 즐겨 보는 저는 비행기나 고속철, 신문이 제공되던 시절의 새마을호 열차를 이용할 때 탑승할 때마다 신문을 챙겨 들고, 그 외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에도 가판대에서 신문을 구입하여 탑승을 하는데, 다소 촉박하게 광주역에 도착했던 이 날은 신문 구입을 깜빡 잊어 버리고 열차에 타고 말았습니다. 승무원님께 열차 안에서 신문을 구입할 수 있는지를 문의하니, 열차에서는 신문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시며 대신 사진 속의 두 개 잡지를 가져다 주셨습니다. 승무원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호남고속국도와 철도의 만남
창 밖 풍경을 바라보기만 해도 지루하지 않은 서울까지의 여행이지만, 승무원님이 가져다 준 잡지를 읽으며 더욱 즐거운 열차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앞의 9호차는 군전세객차였는지, 중간중간의 역에서 군인들이 앞칸에 승차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열차는 익산역에서 여수에서 온 새마을호 열차와 결합하여 계속 나아갑니다. 20량짜리 고속철도 있지만, 16량의 새마을호 열차가 뭔가 더 웅장하고 위용있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제가 새마을호 애호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수도권 전철 구간의 전철역에서 눈앞을 지나가는 16량짜리 새마을호가 '우웅(첫번재 동차)~~~~우웅우웅(두 개 동차의 연결 부위)~~~~우우우우우웅....(마지막 동차가 남기는 여운)' 이런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모습을 볼 때면 한껏 가슴이 벅차 오는 기분을 느낍니다.
열차가 서대전을 출발하고 있습니다. 제1112열차는 선택 정차역 중 오로지 계룡역에만 정차하는 열차로, 서대전에서 수원까지를 무정차로 주파합니다.
대전조차장 부근 기존선과 고속선이 갈라지는 구간에서 경부선 고속철이 우리 열차 옆을 지나갑니다.
우리 열차 옆을 지나가던 고속철이 고속선 위를 달리는 모습이 작게 보입니다.
열차는 도착 예정 시간인 13시 31분에서 17분 지연된 13시 48분에 용산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배웅을 나와 준 중학교 동창 친구와 학교 앞으로 이동하여 즐겨 찾는 보쌈 전문점에서 늦은 점심을 함께 하였습니다. 식당을 찾을 때마다 인사를 나누는 사모님께서 더 멋있어져 왔다는 덕담을 해 주시니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빨리 학생이 되어 돌아오고 싶은 학교의 풍경..
교수님께 인사를 드리고 나오고자 했는데 최근 매우 바쁜 업무를 소화하고 계신 교수님의 일정 변경으로 다음 날로 약속이 바뀌었습니다. 학교 앞 카페에서 친구와 커피한잔을 마시며 오후를 보냈습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며 선배 형과 약속한 시간이 되어 친구와 석별의 인사를 나눈 뒤 형의 집이 위치한 상계동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 형은 예전의 여행기에서 소개드린 적이 있는 분으로, 올해 3월 3일 해군 장교로 입대하실 예정입니다. 이 날도 형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 형과 형의 어머니, 여동생과 저 이렇게 넷이 집 앞 식당에서 돼지갈비를 먹으며 저의 군입대 뒤 처음으로 만난 회포를 풀었습니다.
형이 계신 공무원아파트 리모델링으로 인해 며칠 뒤에 있을 이사로 어수선한 거실에서 시체놀이를 하고 있는 저의 모습입니다.ㅋㅋ 정말 자는 것은 아닌 설정 사진입니다.^^ 하지만 잘 때에도 저렇게 잔다는 거.;;
2008. 1. 5 이제 다시 광주로..
오후 두 시에 코엑스에서 예정된 교수님과의 약속 시간을 충분히 남겨 두고 형과 함께 상계동을 나섰습니다. 교수님을 뵙기 전 형이 근무하고 계신 서초동 서울종합법원청사와 사무실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의를 수호하는 법원, 그 중에서도 텔레비전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서초동 종합청사입니다. 종합청사라는 것이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가정법원이 사진 속 한 건물에 자리잡아 있고, 서울행정법원 역시 바로 옆 별관에 위치해 있어 가히 종합 청사라고 할 만한 곳입니다. 건설 시절 당대 최고의 디자인과 기술을 적용하여 건축대상을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주변 전망도 대단히 좋아, 오래 전 사진 속 건물의 꼭대기 부분을 잇는 다리에 올라가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기념 촬영하기^^
이 곳 역시 텔레비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사진 속 높은 현관에 차를 타고 올라가 내릴 수 있는 사람은 관용 차량이 제공되는 부장판사급 이상의 법관입니다.
사진을 찍어 주신 형께 감사..
중앙 현관으로 들어가면 이런 풍경이 나타납니다. 이 때의 기분은 유럽 여행을 갔을 때 유서깊은 성당에 들어갔을 때와 비슷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가히 건축대상을 받을만 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여자친구가 없는 저는 이 사진을 휴대전화 배경 화면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형이 사무관으로 근무하고 계시는 사무실을 견학하고 코엑스에서의 약속 시간에 맞추어 나왔습니다. 사진 속 좌측 건물은 대법원, 가운데 건물은 대검찰청, 우측 건물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서울고등검찰청 청사입니다.
법원을 나서며 미니홈피에 올릴 사진을 한 장 더 건졌습니다.^^
열차 시간은 15시 55분인데 교수님과의 약속 시간은 오후 두 시였기 때문에 시간이 무척 촉박했습니다. 원래는 하루 전 교수님을 뵙고 이 날 선배 형의 집에서 곧장 용산역으로 갈 계획으로 승차권을 발권하였는데, 교수님과의 약속이 이 시간으로 바뀌면서 이런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
열차를 타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했고 극단적으로는 승차권을 전혀 반환할 수 없게 될 가능성마저 있었지만, 교수님을 뵐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 우선이지 열차의 운임요금 38,100원을 아까워 할 것은 아니었기에 승차권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우고 교수님과 좋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로스쿨 유치라는 막중한 책무가 주어지는 이 시기에 법대 학장과 전국법대학장협의회 회장직을 맡아 무척 바쁜 시기를 보내는 교수님이 이 날 저를 만나 주신 것은 말 그대로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저에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격려금까지 건네 주신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한 시간 남짓동안의 대화 끝에 용산역으로 출발한 시간은 열차 출발 45분 전인 오후 15시 10분이었고, 전철을 타고 신용산역으로 이동하여 부리나케 신문(중앙일보)을 구입하고 새마을호 열차에 승차한 시각은 열차 출발 2분 전인 15시 53분이었습니다. 정말이지 하늘이 도운 일정이었습니다. 새마을호를 타고 오는 여정도 몇 개 사진으로 남기려고 했는데,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져 이를 촬영할 수 없었던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이상으로 짧은 기간 동안의 여행기를 마칩니다. 새해에는 원하시는 바 성취하시고 즐겁고 보람된 일들로 가득한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건강하세요^^ 624호 특실 정말 오랫만에 보네요. 예전에 영등포-순천 새마을호 이용했을때 그때 걸렸던 특실입니다.
국민을 위한 사법님의 여행기는 언제 봐도 정말 재미있습니다.^^ 새해 福 많이 받으시고, 군생활 잘하고 오세요~
안녕하세요. 같은학교 학우분이시네요 낯익은 도서관을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지난해 봄 폭타특실을 5시간 가량 타고 마산온다고 고생한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사진 잘 봤습니다. ^^
군대에 가셨군요..^^ 사진에서 군인의 포스가 느껴집니당 ㅎㅎ
같은 학교 후배님이네요..^^ 반갑네요.... 저두 1비에서 있었구요. 헌병대 수사계에 계시군요... 좋은데에 계시네요. 열심히 사고사례전파 하실듯 싶네요.^^ 글구 휴가비받아서 나가는 연가말고, 일반 특박같은경우 서울오실일 있으면 행선지에 서울로 기재하시고, 승차권 적는란에 기재하시면 TMO말고 일반 새마을이하 열차 무료승차 가능한걸로 알고 있는데....^^ 전 예전 단본부 관리처에 있었습니다... 정말 오래전 일이지만요.... 휴가 잘 보내다 들어가시구요.
1전투비행단 헌병대대라...한참 아래 기수의 후배시네요.
공군이시군요 +_+ 저는 19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