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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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안녕하세요. 10월 17일 오늘은 저의 막역한친구인 의왕시 우성고에 다니는 2학년 임보람의 생일입니다^^ 친구생일선물로 준다는 글이. 연재가 늦어지는 바람에그만^^; 5년동안 멋진우정 지켜준 보람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싶네요^^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기를! 공부로 힘들어하고 지쳐있는 친구 보람이가 제 글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즐거워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높은음자리표♬
[#65]
그렇게 버스에서 내린 후. 얼마나 걸었을까. 눈치를 보며 슬쩍 녀석의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면,
시간은 1시 10분. 말없이 앞서걷는 정현이. 뭐야. 얼굴까지 맞아가며 억지로억지로 끌고나와선.
단한번도 돌아보지 않은채 말없이 걷기만 하는 꼴이라니. 그나저나 여기는……
“여기가… 어딘데…?”
사실은 정말로 몰라서 물은 것이 아니었다. 여긴… 내가 예전에 살던 동네인데. 아무말없이 휘파
람을 불며 신나게 걷는 정현이. 도대체 여기가 어딘지 알기나하고 온거야?
“여기가 어디냐구. 응?”
“니가 좋아하는곳”
뭐야 정말. 도대체가 이 녀석의 머릿속엔 뭐가 들어있는건지. 휴우. 한숨을 쉬며 걸음을 멈추는
날 돌아보는 그 아이.
“왜?”
“도대체 너 뭐야. 왜 이렇게 제멋대론데. 그렇게 억지로 끌고와놓고선. 말도안하고 걷기만하고.”
“……”
“어디가는건지 말도 안해줄거야 정말?”
“……어? 그네다!!!”
타다닥.
분명 오래전 내가 살던 동네. 매일나와 놀았던 그 동네의 놀이터로 순식간에 뛰어가는 정현이.
못살아. 나도모르겠다 하는 심정에 무거운 걸음으로 녀석을 따라갔고. 내가 그네의 옆자리에 앉
자마자 벌떡일어나 옆에있던 뺑뺑이 위로 훌쩍뛰어오르는 악마놈 정현이.
“시원하다!!!!!! 야!!!!! 타!!!!!!”
“푸…하하하하하”
어린아이마냥 두눈을 감고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뻗은채 신나하는 녀석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
음을 떠뜨려버렸다. 에라 모르겠다.
아무렇게나 가방을 내팽게쳐놓고 녀석의 손을 잡고 신나게 돌기 시작하는 뺑뺑이 위로 한발을
올려버렸다.
........................................
빙글빙글.
하늘이 돈다.
혹시라도 내가 떨어질까봐 내 어깨를 두 손으로 꼭 잡고 있는 녀석의 얼굴역시 빙글빙글 돌기시
작했다.
어렸을때… 이거 타는거 정말 좋아했는데.
몇년동안 우혁오빠때문에 잊고있던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듯 한 느낌에 나 역시 신나게 웃어버렸
다. 정말 오랜만이다. 그 때 놀이공원에서 이후로 이렇게 크게 웃어본건.
그래. 그날도 이렇게 맑은날이었는데.
솜사탕. 신나게웃던 녀석과 나.
토끼귀가 달린 헤어밴드를 쓰고 날 쪽팔리게 하겠다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악마놈의 모습.
그리고 시원한 저녁공기를 가로지르던 롤러코스터… 그리고…순식간에 눈을감고 다가오던 녀석
의 입술. 코끝을 간지럽히던 버블검 향기.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날의 모습들에 나도 모르게 붉어진 뺨을 숨기려 고개를 돌린 순간.
번쩍 눈을 뜬 녀석과 눈이 마주쳐버렸다. 그러면 처음보는 맑은 미소로 싱긋웃으며 고개를 돌리
는 그 아이.
그래. 조금은 잊을 수 있어. 이렇게 조금씩 웃다보면. 마음속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가는듯한
느낌.
역시 오늘도 그런건가… 일부러 여기로 날 데려온건가. 우혁오빠의 기억이없는 이 곳.
마냥 밝기만했던 어린시절. 오늘도… 이 녀석은 또 날 감싸준건가.
나도모를감정에 목이메어왔다. 갑자기 밀려온 어지럼증에 비틀거리며 땅바닥으로 뛰어내려버렸
다.
휴우. 어지러워.
”하아…하…”
“후… “
털썩 땅바닥에 주저앉음과 동시에 내 옆으로 뛰어내리는 악마놈. 어지러워… 녀석의 얼굴이 빙
글빙글 돌고있다.
어느새 땀에 젖어버린 나의 머리카락. 비틀거리며 일어서려는 순간.
투욱.
교복 윗 주머니에서 떨어진 작은 목각인형. 재빠르게 한손으로 인형을 낚아챈 정현이.
“이쁘…다.”
“어? 어… 이쁘지? 하…하…”
뚫어지게 내 눈을 바라보는 녀석의 눈동자에 흠칫하고 놀래버린 나는 어색한 미소와 함께 녀석
의 손에 꼭 쥐어져버린 인형을 빼내려 안간힘을 써본다. 그러면 스르륵 꼭 쥐어졌던 녀석의 주먹
이 풀어지고. 내게서 살짝 고개를 돌린 채 한손을 끌어 인형을 조심스레 쥐어주는 악마놈.
왜 그랬을까.
목각인형을 떨어뜨리는 순간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아버렸다.
다른 사람이 만지는걸 무지하게도 싫어했는데.
조용히 내 손에 인형을 쥐어주는 녀석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져온다. 뭐지. 이런 느낌. 이런 기
분…
“할말있어.”
“……뭔데?”
한손을 뻗어 땀으로 젖어 뺨에 붙어버린 머리카락을떼어 귀뒤로 넘겨주는 악마놈. 김정현. 조용
했던 심장이 뛰기 시작하고. 난 녀석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녀석의 입에서 나올 말을 간절히 기다
렸다.
“사실…사실 우리 예전에…”
저벅.
저벅저벅.
녀석의 말끝을 자르는 나지막한 발걸음소리.
발자국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다.
나지막한 발걸음 소리가 내 등뒤에서 거짓말처럼 뚝 멈췄고.
알 수 있어.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어.
“여기…있었네.”
우혁오빠다.
노래를 부르다 온건지. 잔뜩 쉬어버린듯한 목소리.
땅바닥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앉은모습 그대로 아무런 미동이없는 정현이와 뒤도돌아보지않고
일어서버린 나.
“어. 무슨일이야?”
잘…지냈어.
잘 지낸거야?
목소리가 왜 그래. 작작 좀 하지.
목구멍에서 맴도는 말들을 삼켜버리고. 너무나 오랜만에듣는 달라진 오빠의 목소리에 눈물이라
도 흐를까봐 대답을 들을생각조차 없이 놀이터 입구로 휘적휘적 걷기 시작했고.
그런 나를 따라 걸어오는 정현이.
“사실은… 찾아보려고 했었어.”
내 발걸음을 멈추어버리는 오빠의 한마디. 노래를 하다온건지 술을 마시다 온건지. 잔뜩 꼬여버
린 한마디 한마디가 힘겹게 느껴졌다.
“니 자리. 대신할사람…”
“잘생각했네. 연습 열심히해. 나중에 한번 보러갈께.”
“그런데… 없더라.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구.”
안돼. 한제이.
이정도가지고 흔들리면…
“아프지말고 밴드 잘 챙겨. 공연 얼마 안남았다며.”
내 공연인데.
우리 첫 공연인데.
어느새 남의일을 말하듯 말해버렸다. 더이상 목소리를 들었다간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아 떨리는
주먹을 꼭 쥐고 발걸음을 재촉하는순간.
“꼭 너여야돼…”
“……”
“꼭 너여야만해. 돌아…와.”
“……”
“돌아와줘. 제발 부탁이다.”
후.
힘들었을거야. 감정을 표현못해 늘 냉정하게만 보였던 우혁오빠.
그런 오빠가 이렇게까지 고개를 숙인다는 건. 단한번의 의심할 여지없이 진심이란것쯤 잘 알고
있다. 만약 이순간 내가 오빠에게 목소리를 잃게되었다는 말을 하게된다면. 오빤 어떤 표정을 지
으며 나를 바라볼까. 고개를 떨군채 말없이 놀이터 가장자리로 걸어와버린 나.
“……”
딱 한발자국.
딱 한발자국만 지나면 완전히 놀이터 밖을 빠져나오게되는데. 딱 한발자국이면 끝날것을. 무엇
이 두려워 난 그 한발자국에 미련을 갖게되는걸까.
후……
한숨을 쉬고 돌아서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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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65]♬높은음자리표♬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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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8
04.10.1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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