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버섯'하면 항상 떠오르는 버섯, 송이버섯이다.
이 송이에 대해 항상 궁금했을 것이다.
송이버섯과 표고버섯은 무엇이 다르길래 두 버섯의 가격은 천지차이일까?
왜 양식 송이는 없는거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학교 수업 시간에 졸지 않았다면 버섯이 생태계에서 분해자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깊게 파고들어가면 버섯은 분해자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버섯과 생태계의 관계도를 나타낸 그림이다.
보면 노란색 버섯과 초록색 버섯, 두 가지의 경우가 보일 것이다.
왼쪽의 버섯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낙엽과 동물의 사체 등을 분해하는 '분해자' 버섯, 다른 말로 부후성 버섯(Saprotrophic fungi)이다.
가운데 초록색 버섯은 왼쪽의 버섯과 조금 다르다는 게 보일 것이다.
자세히 보면 나무뿌리와 서로 얼기설기 얽혀 있는 균사체가 보인다.
(누누히 말하지만 버섯의 본체는 땅 속의 균사체이다)
이러한 버섯들은 나무(목본류)와 공생을 하는 형태의 버섯들인데, 나무와 서로 영양분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며 서로 돕는 공생 관계이다.
이러한 버섯들은 생태계에서 분해자가 아닌 '소비자'의 형태로 영양분을 소비하는 버섯들이고, 다른 말로 균근성 버섯(mycorrhizal fungi)라고 한다.
균근성 버섯들은 현존하는 목본류(나무들)중 90%정도와 공생을 하고 있다고 추정 중이다.
길거리 나무 10개 중 9개는 균근성 버섯들과 같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생태계에서 아주 중요하단 소리지.
참고로 아직 균근성 버섯과 나무 사이에서의 공생 매커니즘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너무 복잡하고 어렵기도 하고, 균사체를 사람이 나무 근처에 인위적으로 심어 놓는다고 해도 그것이 성장하여 나무 뿌리와 공생을 하는데 수 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자 그럼 생각해보자.
톱밥에 대충 포자를 뿌리면 톱밥을 썩히면서 잘 자라는 부후성 버섯과 나무 뿌리와 공생 네트워크를 만드는데 수 년이 걸리면서 복잡한 원리를 가진 균근성 버섯, 둘 중 어느 버섯이 더 키우기 쉬울까?
당연히 부후성 버섯이다.
우리가 밥상에서 흔히 먹는 버섯들 표고, 느타리, 팽이, 새송이, 양송이 등은 전부 부후성 버섯들이어서 키우기 쉽고 밥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송이버섯이 왜 비싼지 알겠지?
송이버섯은 소나무와 공생을 하는 균근성 버섯이다.
따라서 현 기술력으로는 양식이 불가능 한 것이다.
실제로 송이버섯은 균사체와 나무와 공생 관계를 이루고 버섯이 나오는데 8~15년이 걸린다.
송이버섯 사진을 찾아보면 땅 속에서 빼꼼 하고 자라난 사진만 보이고, 표고버섯 같이 나무에서 툭 튀어나오며 자라면서 나무를 썩히는 사진이 없는 이유이다.
부후성 버섯이 아니기 때문이지.
이러한 균근성 버섯은 우리가 흔히 비싸게 여기고 밥상이나 마트에서 보기 힘든 송이버섯, 능이버섯, 트러플버섯, 꾀꼬리버섯, 싸리버섯, 곰보버섯, 그물버섯 등이 있다.
이렇게 양식이 거의 불가능할 것 처럼 보이는 송이버섯은 재밌는 썰이 하나 있다.
국내 한 연구소에서 송이버섯의 균사체가 담겨있는 흙을 퍼와서 보관했는데, 거기서 송이버섯이 뿅~! 하고 솟아나온 적이 있었다.
공생을 할 소나무가 없는데도 버섯이 생겨난 것이다.
"응애~ 나 아기 송이"
"헉! 이거 뭐지? 이놈은 소나무 옆에 있어야 생기는 버섯 아닌가? 왜 생겨난 건지 버섯 박사님들한테 물어보죠?"
"워메~ 이게 뭐시여? 나도 잘 모르것는디 동료 교수한테 물어봐야것네"
"앗! 이게 뭔데? 나도 몰라 이놈이 왜 나온 거지?"
결국 왜 나왔는지 아무도 밝혀내지 못했다는 썰이 있다.
아직 균근성 버섯 재배기술은 갈 길이 멀다는 얘기...
한편 서양에서는 동양의 송이버섯과 비슷한 포지션인 곰보버섯의 인공재배 기술이 개발되었다는 호재가 있으니 언젠가는 송이버섯도 대량 양식에 성공해서 밥상에 쉽게 올라오는 버섯이 되지 않을까?
첫댓글 잘 읽었읍니다 ^^
感謝 합니다 ^.^ 强推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봄에 속리산 근처 5일장에 야생버섯들 많이 나오던데 괜히 비싼게 아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