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문예작가선103 손영목 장편소설 《마주오는 삶》 출간
손영목 작가의 장편소설 《마주오는 삶》은 제4회 계간문예문학상 당선기념으로 발표한 신작 장편소설이다.
‘세 자매 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이 작품은 각각 개성이 뚜렷한 세 자매를 주인공으로 삼아 본인과 그 가족들의 사랑과 고뇌, 좌절과 성취 등 삶의 이모저모를 챕터 차례로 반복해 따라가며 독자로 하여금 보편적 인생의 모범답안을 모색하게 이끄는 소설이다.
민경실은 경찰 중견간부인 남편이 직장 핑계로 가정사에 등한하고 가부장적인 데 대한 불만, 자기생활에 몰두하느라 어머니의 고충을 모를 뿐 아니라 이성문제로 골치를 썩이는 딸에 대한 섭섭함, 대학재수를 준비하는 아들 뒷바라지의 어려움, 게다다 자기가 허무하게 늙어간다는 자각의 두려움에 직면한 중년여성이다.
민경희는 외국계 투기자본 에이전트인 남편 덕에 풍족하고 행복한 여자의 전형처럼 살아왔으나, 자동차여행에서 극적으로 만난 중년사업가의 애정공세 때문에 갑작스런 파국의 운명에 직면하게 된다.
늦둥이막내 민경란은 운동권 출신 남편의 현실도피성 나태와 무위도식 때문에 불만이 크던 중에, 외동딸이 교통사고로 갑자기 숨지는 아픔을 겪고는, 그 불행을 전환점 삼아 드라마틱한 인생반전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200자 원고지로 무려 1400장 분량이 넘는 이 소설은 목에 힘주는 특별하고 거창한 주제의식을 끌어오지 않고 친근한 ‘우리이웃’과 ‘보통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파노라마처럼 전개한 휴먼드라마이며, 탁월한 스토리텔링으로 독자가 단숨에 읽도록 만드는 가독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손영목 작가는 1974년에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서울신문 신춘문예(1977년), 경향신문 장편소설(1982년), 계간문예문학상(2018년) 등 공모전에서 화려한 당선 경력을 쌓았고, 현대문학상·한국문학상·채만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풍화』『거제도, 포로수용소』『산타클로스의 선물』, 중단편집 『산타클로스의 선물』『장항선에서』, 동시집 『네 마음에 반짝이는 별』 등이 있다.
문학평론가가 본 손영목의 문학세계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세태풍속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이 작가의 정확한 눈과 그것을 표현하는 따뜻한 글쓰기의 방식이다. 인간을 문학의 중심과제로 삼고 오랜 세월이 흐르도록 그 구도를 변경하지 않는, 이른바 휴머니즘 정신을 베르그송이 말한 ‘지속적 시간’과 결부시켜 온 한 작가의 족적이 여기 있다.
―김종회 (문학평론가)
작가 손영목에게는 어떠한 꼬리표도 달아줄 수가 없다. 그는 6.25와 분단, 사회의 비리, 서민들의 애환을 비롯하여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가 어떠한 꼬리표를 달 수 없다는 것은 개성이 없다는, 작가로서의 약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작품 하나하나로 개성을 갖는 것이야말로 손영목의 장점이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강성천 (문학평론가)
손영목의 창작동기와 주제의식의 선명성은 탁월하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고양된 휴머니즘적인 소설’이라는 점이다. 진솔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귀중함과, 인간의 원초적인 정서와, 삶의 근본적인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유한근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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