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귀국 박승호, 언제나 경기장에 있었네
경기 시작때도 승리한 후에도
‘18번 유니폼’ 들고나와 함께 찰칵
박 “마음은 아르헨서 같이 뛰겠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5일 나이지리아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조별리그에서의 부상으로 대회 도중 귀국한 팀 동료 박승호의 유니폼을 들어보이며 모두가 한 팀임을 알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5일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8강전을 앞두고 한국 선발 선수 11명이 그라운드로 나와 사진을 찍었다. 앞줄 중앙에 선 미드필더 강상윤(전북)의 손에는 등번호 18번이 적힌 유니폼이 들려 있었다. 유니폼의 주인공은 대표팀 공격수 박승호(인천)다.
박승호는 지난달 26일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후반 17분 2-2를 만드는 동점골을 넣었다. 한국은 박승호의 골로 승점 1을 챙겼다. 하지만 박승호는 후반 20분 발목 부상을 당하며 교체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수술과 재활이 필요한 박승호가 남은 경기에서 뛰지 못한다”고 밝혔다. 박승호는 1일 귀국했고, 휠체어를 타고 인천공항에 나타났다.
박승호는 아르헨티나를 떠나기 전 동료들에게 “몸은 한국에 있겠지만 마음은 아르헨티나에서 같이 뛰겠다”고 말했다. 동료들은 박승호를 잊지 않았다. 선수들은 8강전에서 나이지리아를 연장 승부 끝에 1-0으로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대형 태극기와 함께 박승호 유니폼을 들고 경기장을 돌았다. 2일 열린 에콰도르와의 16강전, 지난달 29일 감비아와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도 동료들은 박승호 유니폼을 들고 경기장에 나왔다. 김은중 대표팀 감독도 16강전 뒤 “먼저 귀국한 박승호를 포함해 21명이 함께 만든 승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동료들과 끝까지 대회를 함께하지 못해 미안함이 크다는 박승호는 “남은 대회 기간 동료들이 즐기면서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르헨티나에 최대한 오래 머물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