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아침 올림픽축구 첫 동메달 소식은 기쁨이었고
저녁에 여자배구 일본과의 3,4위전은 너무 아쉬웠습니다. ^^*
며칠전에도 '석패'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오늘도 좀 이어보겠습니다.
'석패'는 안타까운 패배로 '아쉽게 졌다'고 쓰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완패'는 완전할 완(完) 자에 깨뜨릴 패(敗) 자를 써서 완전하게 깨짐을 뜻합니다. 실력 차이가 너무 크고 두드러져 깨끗하게 진 것이죠. '완패' 또한 '크게 져'나 '아주 져' 같은 말로 바꿔써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제 우리는 남녀 모두가 일본과 동메달을 두고 다투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일본을 '숙적'이라고 쓰더군요. '숙적'은 묵을 숙(宿) 자에 원수 적(敵) 자를 써서 "여러 해 전부터의 적수"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관계를 잘 나타내는 딱 좋은 말 같습니다. 이 '숙적'도 '오랜 적' 같은 말로 바꿔 쓸 수 있을 겁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가끔 잊혀가는 순우리말을 소개합니다. 그럴 때 가끔 받는 댓글이 그냥 있는 말을 쓰면 되지
왜 굳이 사라져가는 말을 찾아서 외워야 하는지를 따지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말은 살아있어서 사람들이 자주 쓰지 않으면 없어집니다. 그리고 그 말에는 우리 넋과 삶의 흔적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우리 문화가 되죠.
어른들은 석패, 완패, 숙적을 써도 거의 다 알아먹습니다. 그러나 이제 어린이집에 다니는 손녀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모릅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아쉽게 져, 아주 져, 오래된 적으로 풀어서 설명해줍니다. 그럼 그 애도 알아듣습니다.
이제 말을 배워가는 어린아이들이 왜 굳이 석패, 완패, 숙적을 배워야 하죠. 걔들이 쓰는 쉬운 말을 쭉 쓰도록 하면 안 될까요? 그게 깨끗한 우리말이잖아요. 굳이 어려운 말을 배워야 한다면,
한자말보다는 순우리말을 찾아서 배우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