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뜻으로 24절기 중 두 번째 드는 절기 우수(雨水)가 어제였다. 눈이 녹아 비가 되기는 커녕 눈이 펄펄 내렸다. 요즘에 내리는 눈은 히마리가 없어 이내 녹는다. 조금 쌓이다가 말았고 햇살이 퍼지면서 금방 녹아버렸다. 영상의 기온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오늘 아침은 또다시 수은주가 곤두박질을 하면서 영하 8도이다.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며 변덕을 부리는 산골의 날씨다.
아들 녀석이 지엄마 생일이라며 식사라도 하자면서 어제 저녁무렵 산골집에 내려왔다. 굳이 올 필요가 없다고 했으나 이럴때 안가면 언제 가느냐고 하며 일찌감치 일을 마치고 두어 시간을 달려 집에 왔다. 아내는 하나뿐인 자식인 아들 녀석이 천하에 없는 엔돌핀이다. 처제가 "언니는 지훈이가 오면 완전히 딴 사람이 되는 것 같더라! 얼굴색도, 하는 행동도 너무 밝고 명랑해진다니까!"라고 했다. 내가 봐도 그 말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아내는 그 누가 봐도 아들 바라기 엄마인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아들 녀석이 정말이지 고맙기는 하다. 바쁜 와중에 엄마 생일이라고 달려와 주었으니 말이다. 식구들과 함께 멀리 대화에 있는 고깃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이렇게 좋은 날은 다른 식구들이 생각나기도 한다. 서로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한꺼번에 다 모이기가 쉽지않음이라 아쉬움이 남곤 한다. 그나마 다가오는 주말에 영주 막내네에서 모처럼 다 모이기로 했는데 그땐 일정이 맞지않은 아들 녀석이 빠지게 되어 좀 아쉬울 것 같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인지라서 어쩔 수가 없는 것이라고 할까? 아우튼 올해 아내 생일은 처제가 언니를 위해 미역국을 끓이고 많은 음식을 장만해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한상 차려 주었고 아들 녀석까지 와주어 흐뭇한 생일이 되어 아내는 물론이고 촌부도 덩달아 기뻤다.
그뿐만이 아니다. 엊그제 이서방이 뭔가 만드느라 혼자 뚝딱거리고 있었다. 뭘 그렇게 열심히 정성껏 만드느고 했더니 비밀이라고 하며 웃기만 했었다. 그런데 어제 아침에 아내에게 "처형 생일 선물인데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라며 전하는 것이었다. 이런걸 뭐라고 부르는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목공 기술로 나무를 깎고 다듬은 밑판에 전선을 넣어서 불이 들어오는 예쁜 돌고래 장식품을 선물로 줬다. 아내는 제부로부터 선물을 받고 감동, 감탄, 감격을 했다며 너무나 좋아했다. 아무 선물도 못한 남편인 촌부는 할 말이 없었지만 이서방의 그 정성이 너무 고마워 그냥 웃기만 했다. 이렇게 우리는 오손도손 서로서로 정을 나누며 정답게 산골살이를 하고있는 산골가족이다.
첫댓글 생신 축하 드립니다
글을 읽으며 저절로 미소가 지어 집니다
산골가족의 아름다운 모습이
저절로 보입니다. 아들사랑과 생신축하
그리고 가족간에 주어지는 모든 것들이
부러울 수 밖에 없어요. 늘 행복하세요
산골가족의 행복 바이러스가
넘실넘실합니다.
좋아요
오손 도손 보기 좋아요~
늘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