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멍, 쉬멍, 걸으멍 2박3일! 초여름 제주가 선사하는 감동적인 힐링 풍광
2026년 6월 오름학교는 <제주, 초여름의 쉼 : 물영아리, 마흐니숲길, 바리메와 족은바리메, 버섯창고, 좌보미와 알오름, 아부오름>
제주의 6월, 제38강을 맞는 오름학교, 이승태 교장선생님(여행작가·제주오름전문가)은 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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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제주의 아름다움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저는 단연 ‘오름과 숲길’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곶자왈로 대표되는 제주의 숲에는 바쁜 현대인이 소망하는 쉼과 힐링이 있고, 모든 오름은 제주의 깨끗한 바람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가득하죠. 초여름에 접어드는 6월, 제주 숲에서 놀멍, 쉬멍, 걸으멍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초여름, 제주의 깨끗한 바람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가득한 마흐니숲길Ⓒ이승태
제주가 초여름으로 한층 싱그러운 오름학교 제38강은 2026년 6월 18일(목)-20일(토), 2박3일, <제주, 초여름의 쉼 : 물영아리, 마흐니숲길, 바리메와 족은바리메, 버섯창고, 좌보미와 알오름, 아부오름>의 여정으로 진행합니다.
*참가회원님은 미리 제주행 항공편을 확인하시고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제주도 항공편 유류할증료가 인상된다 하니 참가하실 회원님은 인상 전 항공편 예매 바랍니다.
▶참고자료
*코로나19와 독감 관련, 안전하고 명랑한 답사가 되도록 출발 준비 중입니다. 제때 예방접종 해주시고, 당일 실내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와 대화 자제, 꼼꼼하게 손 씻기, 기침·재채기 예절 등 예방수칙을 꼭 지켜주시기 바라며, 발열·근육통·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참가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 출신 화가 강요배 선생은 “오름에 올라가본 일이 없는 사람은 제주 풍광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없고, 오름을 모르는 사람은 제주인의 삶을 알지 못한다”면서 제주 오름의 소중함을 얘기했습니다. 이는 제주도가 오름과 오름이 세포처럼 유기적으로 이어진 곳이어서 제주를 알려면 반드시 오름을 알고 올라보아야 한다는 말일 겁니다. 들판 한가운데, 바닷가에, 작은 마을 뒤편에 순하디 순한 모양으로 솟아 제주의 자연풍광을 이룬 오름. 사람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유명 관광지에서는 만날 수 없는, 날것 그대로의 제주의 모습이 그곳에 있습니다.
2017년 11월 개교하여, 아름다운 제주도 오름을 순례하는 <오름학교>는 제주 자연풍광의 결정체이며 마을 형성의 모태인 오름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그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짚고 감상하고 있습니다. ‘오름’은 ‘산’의 제주도 방언으로, 한라산 산록으로부터 해안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는 작은 화산체들을 이릅니다.
▲환상적! 조릿대와 활엽수가 어우러진 마흐니숲길 정상부 부근Ⓒ이승태
2026년 6월, <제주, 초여름의 쉼 2박3일> 강의를 준비하는 교장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2026년 6월 18일 목요일 / 물영아리오름, 마흐니숲길
람사르 습지에 등록된 화구호
-물영아리오름
제주의 오름은 저마다 신들의 거처였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오름에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당이 세워졌죠. 그 중에서도 ‘영아리’라는 이름이 붙은 오름은 좀 더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신령할 영(靈)’에 산을 뜻하는 만주어 ‘아리’가 붙은 영아리는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입니다.
▲활엽수가 우거진 물영아리오름의 능선길. 평탄하고 숲이 울창해 걷기에 그만이다.Ⓒ이승태
제주에는 영아리라는 이름이 붙은 오름이 몇 있습니다. 오름학교에서 제주 서부 중산간의 서영아리를 세 번 올랐었죠. 제주 동부 중산간에도 영아리라는 이름의 오름이 있습니다. 이 오름은 정상 굼부리에 물이 고여 있어서 ‘물영아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물영아리에서 북쪽으로 1킬로m쯤 떨어진 곳엔 ‘여문영아리’라는 재미난 이름의 오름도 있습니다. 화구호는커녕 굼부리도 없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모두 남원에서 조천을 잇는 남조로 옆에 우두커니 서 있죠.
해발고도 508m, 굼부리 둘레 300m에 정상에서 화구호 바닥까지의 깊이가 40m인 물영아리는 생물·지형·지질·경관 등의 가치가 빼어나 습지보전법이 제정된 후 지난 2000년에 전국 최초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또 2006년에는 생태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서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 세계적으로 1648번째로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곳입니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다는 영아리난초를 비롯해 물장군, 맹꽁이, 제주도룡뇽, 긴꼬리딱새, 팔색조 같은 귀한 생물의 보금자리로 알려졌습니다.
습지 안 식물들의 분포가 눈길을 끕니다. 가장자리를 따라 5~10m 폭으로는 띠 모양으로 고마리가 군락을 이루고 삽니다. 그 안쪽엔 물고추나물과 보풀, 송이고랭이 등이 섞여 자라죠. 같은 녹색이지만 고마리와는 톤이 달라서 확연히 구분됩니다. 오름의 가운데 가장 깊은 곳에는 풀이 보이지 않는 물웅덩이가 두세 곳 보입니다. 그곳은 어른 허리께쯤의 깊이라는데, 보통의 수생식물은 살 수가 없고 물속줄기가 긴 마름이 뿌리내리고 있다더군요.
산정호수를 두른 굼부리 안쪽은 박쥐나무, 참꽃나무, 생달나무, 산딸나무, 서어나무, 산뽕나무, 때죽나무, 참식나무, 새덕이 등 온갖 활엽수가 하도 푸르러서 검게 보일 만큼 울창합니다.
물이 고인 산정호구를 만나는 것은 참 놀라운 경험인 것 같습니다. 전에 찾았던 백두산 천지가 그랬고, 한라산 백록담도 매번 신비로웠습니다. 제주의 368개 오름 중에 산정에 물웅덩이를 가진 오름은 금오름과 물찻오름, 사라오름, 물장오리, 동수악, 어승생악, 원당봉, 세미소에 물영아리까지 모두 아홉 곳입니다. 이 중 비교적 쉽게, 제대로 된 물웅덩이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이곳 물영아리입니다.
물영아리 습지로 가는 길은 두 개입니다. 아래에서 굼부리 능선을 향해 곧장 치고 오르는 길은 짧지만 매우 가파릅니다. 오름 자락을 따라 길게 늘어선 중잣성과 나란히 뚫린 탐방로를 따라 둘러 가는 길도 있습니다. 중산간의 울창한 숲을 따라 전망대도 거치는 이 길은 살짝 길긴 하지만 완만하고, 숲이 쾌적하고 좋으며, 걷는 기분 나는 코스죠.
들머리의 주차장에서 물영아리오름으로 접근하는 길 또한 멋집니다. 여름이면 산철쭉이 아름답고, 꾸지뽕나무와 참식나무, 말오줌때 같은 낯선 이름의 나무들이 이름표를 달고 길옆에 지킵니다. 주차장과 물영아리오름 사이의 넓은 들판은 목장의 소 방목지입니다. 노루가 풀을 뜯는 모습을 쉬 만나기도 하는 이곳은 송중기와 박보영이 주연한 <늑대소년>의 촬영지기도 하죠.
▲제주 숲의 원형이 잘 보존된 마흐니숲길Ⓒ이승태
있는 듯 없는 듯 숨은 오름
-마흐니오름과 마흐니숲길, 마흐니궤
물영아리오름 서쪽을 지나는 남조로 건너의 너른 숲속에 마흐니오름이 있습니다. 해발고도 552m에 오름 자체의 높이가 47m, 말굽형 굼부리를 가진 마흐니오름은 서귀포시 남원읍의 산간 마을인 수망리의 드넓은 숲속에 숨은 듯 자리합니다.
마흐니의 원말은 ‘머흐니’로, ‘험하고 사납다’, ‘험하고 거칠다’는 뜻입니다. 마흐니오름을 달리 ‘마안이오름’, ‘마하니오름’ 등으로 불렀습니다. 제주 4‧3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마흐니오름 굼부리에서 밭농사를 짓고, 1960년대까지 일대에서 노루사냥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일대에 송전철탑이 지날 뿐, 사람이 거의 찾지 않는 울창한 숲을 이뤘습니다.
4‧3사건 이전엔 ‘따비튼물’, ‘장구먹골’, ‘새빗모르’, ‘영아동’, ‘올리튼물’ 같은 이름의 마을이 마흐니오름 주변에 흩어져 있었고, 수망리 사람들의 주 활동무대가 이 오름이었다는군요.
물영아리오름 탐방 들머리에서 남조로를 건넌 곳에서 마흐니숲길 탐방이 시작됩니다. 제주의 숱한 숲길이 그렇지만 이정표가 그리 친절하지 않습니다. 편도 5.3km, 왕복 10km가 넘는 숲길은 곳곳에서 잣성을 만나고, 풍력발전기 관리용 도로를 몇 번이나 넘나듭니다.
조금끈경계, 장구못, 삼나무숲길 입구, 쇠물통, 용암대지, 수직동굴, 정부인묘, 마흐니궤 같은 큼지막한 스팟을 지나 오름 정상에 다다르게 되는 마흐니숲길은 머체왓숲길이나 사려니숲길 같이 인기 많은 곳이 아니어서 길의 정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더러 거칠고, 희미하기도 해서 헷갈리는 구간이 꽤 나타납니다. 그런 만큼 제주 숲의 원형이 잘 보존된 곳이기도 합니다.
숲에 둘러싸인 정상은 조망이 막혀 아쉽습니다. 그러나 마흐니오름 남서쪽을 지나는 의귀천 상류에 있는 마흐니궤가 볼만합니다. 폭 10m쯤에 높이 7~8m, 깊이 4m인 반원형 바위굴입니다. 지표면을 따라 흐르던 물이 궤의 천장에 모여 낙수를 만드는데, 옛날 마을 사람들이 겨울철에 노루 사냥이나 나무 벌채를 위해 이 숲에 들어올 때 물이 있는 마흐니궤에서 며칠 숙식하며 지내기도 했다는군요.
2026년 6월 19일 금요일 / 바리메오름, 족은바리메오름 그리고 버섯창고
바리때 닮은 크고 둥근 굼부리
-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과 족은바리메오름은 노꼬메오름의 남서쪽에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바리메오름은 해발고도가 763m, 오름 자체의 높이는 213m에 달해 꽤 덩치가 크죠. 산체는 다랑쉬오름과 비슷하게 탄탄한 삼각뿔 모양으로 솟았습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기운 굼부리를 가졌고, 정상이 있는 남쪽 사면 아래로는 해송이 빼곡하며, 북사면과 남사면의 중턱 이상은 낙엽 활엽수가 주종을 이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