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할 여자가 있을까? 포근하고 고급스러워 보이고 잘 입으면 스타일리시하다는 찬사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바로 그 모피에 대한 모든 것, 유행 모피에서 리폼에 관한 정보까지 총정리했다. |
그 밥에 그 나물이었던 모피 디자인에 변화가 생겼다. 레이스, 니트, 스티치, 패치워크, 스왈롭스키 장식 등 이만저만 다채로운 게 아니다. 동우 모피는 레이스를 사용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강조했는가 하면 팔 부분에 크리스털 장식을 가미한 밍크코트를 선보였고, 펜디 역시 최고가의 세이블 모피를 모자이크 형태로 패치워크시킨 코트를 선보였다.
→레이스로 장식된 밍크 베스트, 동우 모피 | |
작년 이맘때 모피의 지존은 단연 와일드 캣(사향고양이)이었다. 전 세계에 사스의 공포를 불러일으킨 주범으로 몰리면서 당시 대부분 몰살됐지만, 많은 디자이너들이 레오파드 패턴에 주목하면서 수요가 폭등했다. 그러다 보니 토끼털에 프린트만 입힌 아류가 판을 치기도 했다. 그렇다면 2005년 모피의 최고 다크호스는? 그 중 하나는 무톤이라 불리는 일명 무스탕(바깥쪽은 스웨이드 질감의 가죽이며 안쪽은 양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가 이번 시즌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 아스트라칸과 브로드 테일도 유행 소재로 떠올랐다. 눕혀져 있는 곱슬거리는 양털로 윤기가 자르르 흘러 한눈에 봐도 고급스럽다. 특히 브로드 테일은 아직 태어나기 전인 뱃속의 새끼 양 가죽으로 아스트라칸에 비해 털의 질감이 솜털처럼 섬세하다.
→털이 아직 자라기 전인 뱃속의 새끼 양가죽 즉 브로드 테일로 만든 재킷. 퓨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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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피에도 트렌드가 있듯 밍크를 가공하는 방식에도 유행이 있다. 엄마가 처녀 시절 구입한 갑옷처럼 묵직한 밍크코트에 비하면 요즘 나오는 코트는 마치 깃털 같다. 모피 맞아? 싶을 만큼 가볍기도 하지만 보기에도 날렵하게 잘 빠졌다. 이 차이는 가공 방식에 있다. 1990년대 후반, 처음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시어드(sheard) 밍크는 기존의 풍성한 밍크를 짧게 깎은 것으로 한층 가볍고 산뜻하다. 이어 털을 뽑아서 좀 더 가볍게 만든 플럭트(plucked) 밍크도 개발됐는데, 풍성함에는 차이가 없지만 무게감이 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런가 하면 털을 바짝 깎아서 마치 벨벳처럼 보이는 모피도 있다. 세린느에서 선보이고 있는 셰이브드 밍크(shaved mink)는 털 길이가 워낙 짧아서 모피인지 벨벳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 풍성함 대신 윤기와 감촉을 강조한 덕분에 티 내지 않고 모피를 즐기고 싶어 하는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위)컬러풀한 밍크 머플러. 55만원 동우 모피 (아래) 코트에 걸쳐 멋을 낼 수 있는 폭스 소재 머플러 2백80만원대 펜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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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A에서 들으면 흥분할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세상에는 모피를 혐오하는 여성보다 사랑하는 여성이 훨씬 더 많다. 그런 여성들에게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피 액세서리는 충분한 보상이 돼주고 있는 셈. 스톨이나 머플러 외에도 가방, 구두, 모자, 목걸이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것이 머플러다 .볼륨감이 있는 머플러라면 디 스퀘어드 투나 버버리 프로섬에 서처럼 코트나 재킷 위에 활용하고, 얇고 슬림한 스타일이라면 V넥 니트나 원피스에 매치시키도록.
→코트에 걸쳐 멋을 낼 수 있는 폭스 소재 머플러 2백80만원대 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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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의 카스트 제도만큼 엄격하진 않지만 모피에도 엄연히 계급이 존재한다. 타고난 털의 가치와 희귀성에 따라 등급과 가격이 매겨지는 것. 모피업계의 최고 귀족은 세이블(담비)이다. 밍크보다 촉감은 부드럽지만 털 자체에 힘이 있는 것이 특징. 현재 국내에서 펜디가 판매 중인 1등급 세이블 롱코트의 경우 가격은 1억7천만원 정도다. 최근 세이블에 맞먹는 다크호스가 등장했는데 이것이 링스(lynx)다. 노란빛이 도는 회색 털의 스라소니(살쾡이과)로 가격대가 높다. 세이블의 뒤를 잇는 계급은 토끼의 일종인 친칠라. 채식 동물치고 털의 밀도가 높아 보온성이 탁월하고 부드럽다. 그 다음이 바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밍크(물론 같은 밍크라도 가격과 품질은 천차만별이다)이며, 양털(최상급은 친칠라보다 비싼 경우도 있지만)과 토끼털이 가격 피라미드의 마지막을 차지하고 있다.
→토끼털 소재의 롱코트 3백40만원대 Xin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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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코트를 리폼할 경우,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소득은 기대 이상이다. 모피란 존재가 워낙 버릴 것이 없기 때문에 짧은 재킷과 조끼, 그리고 머플러까지 동시에 손에 넣을 수 있는 것. 반코트나 재킷은 요즘 젊은 층이 선호하는 케이프나 볼레로 등으로 새롭게 변신이 가능하다. 유행이 지났거나 싫증 난 디자인을 새롭게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재킷이나 코트의 경우, 가장 많이 손을 대는 부위가 넓은 어깨와 좁은 칼라, 박시한 라인, 그리고 밴드 소매 정도. 숄더 패드를 얇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교체하거나 어깨 부위를 좁게 디자인하는 것만으로도 스타일은 달라 보인다. 소매 역시 일자 스타일로 펴 주면 훨씬 세련돼 보이고, H라인인 경우 허리 라인을 수정하면 효과적이다. 어머니가 사용하던 촌스러운 숄 역시 유행에 맞게 직사각형 형태로 바꾸거나 캣워크에 등장하는 것처럼 슬림한 디자인으로 리폼할 수 있다. 리폼의 새로운 경향을 또 하나 꼽자면, 여러 가지 모피의 콤비네이션이다. 이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숄이나 목도리를 모아서 조끼로 리폼하는 것도 가능하고, 여러 가지 컬러와 소재의 모피를 패치시켜 전혀 새로운 분위기의 아이템으로 변화시키는 것도 효과적이다. 물론,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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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부(富)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모피 코트가 서민들이 즐겨 보는 홈쇼핑에 등장하는 시대가 왔다. 굳이 적금을 깨지 않아도 몇 번을 망설이지 않고도 꿈에 그리던 밍크코트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된 것. 웬만한 모직 코트보다도 저렴한 70만원짜리 밍크코트라니! 그런데 브라운관 속의 코트는 분명 밍크이건만, 왠지 보는 사람들은 저절로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런 가격대의 밍크코트라면 대부분 조각을 이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언뜻 보면 풀(full) 밍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개의 플레이트(조각)를 이어 놓은 것. 따라서 견고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같은 밍크라고 하더라도 그 품질은 천차만별이라는 사실 역시 잊어서는 안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