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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방서예자료[1846]蘇舜欽[소순흠] 詩 모음
蘇舜欽 (1008 ~ 1048)
宋 詩人. 字 子美. 號 滄浪翁. 梓州 銅山사람)
화회상우편풍(和淮上遇便風)
<회상우편풍>시에 화운하여-소순흠(蘇舜欽)
浩蕩淸淮天共流(호탕청회천공류) : 광활하고 맑은 회수는 하늘과 같이 흐르고
長風萬里送歸舟(장풍만리송귀주) : 만리 긴 바람은 돌아가는 배를 흘러 보낸다.
應愁晩泊喧卑地(응수만박훤비지) : 수심겨워 저녁 마을에 정박하였다가
吹入滄溟始自由(취입창명시자유) : 바람이 바다로 불어드니 비로소 자유롭게 간다.
회중풍랑(淮中風浪)
회하의 풍랑-소순흠(蘇舜欽)
春風如怒虎(춘풍여노호) : 성난 호랑이 같은 봄바람
掀浪沃斜暉(흔랑옥사휘) : 물결을 치켜올려 석양에 쏟는다.
天闊雲相亂(천활운상란) : 하늘은 드넓고 구름은 어지럽고
汀遙鷺共飛(정요로공비) : 아득한 물가에 백로가 함께 난다.
冥冥走陰氣(명명주음기) : 어둠이 음기를 쫓아내고
凜凜挫陽威(늠름좌양위) : 차가움이 양기의 위세를 꺾는다.
難息人間險(난식인간험) : 인간 세상의 어려움 없애기 어려워
臨流涕一揮(임류체일휘) : 흐르는 물에 서니 눈물이 씻어낸다.
수양한망유감(壽陽閒望有感)
수양현에서 한가로이 바라보다 감회가 있어
-소순흠(蘇舜欽)
維舟亭下偶登臨(유주정하우등림) : 정자 아래에 배 매어두고 우연히 올라가
下蔡風流古至今(하채풍류고지금) : 하채의 옛 풍류가 예부터 지금까지 전해온다.
遠嶺抱淮隨曲折(원령포회수곡절) : 멀리 고개는 회수를 안고 구불구불 흐르고
亂雲行野乍晴陰(난운행야사청음) : 어지러운 구름 들판을 지나 맑았다 흐려진다.
幽人憔悴搔白首(유인초췌소백수) : 은둔자는 초췌한 채로 백발을 긁는데
啼鳥哀鳴思故林(제조애명사고림) : 우는 새소리 슬피 울며 고향 숲을 그리워한다.
觸處途窮何足慟(촉처도궁하족통) : 발 닿는 곳이 길이 다하니 어찌 슬프지 않으며
直回天地入悲吟(직회천지입비음) : 천지를 바로 되돌리려니 슬픔에 젖어 시를 읊는다.
주행유감(舟行有感)
배를 타고 감회가 있어-소순흠(蘇舜欽)
忽忽賞節物(홀홀상절물) : 총총히 계절의 경물을 감상하나니
區區何所歸(구구하소귀) : 구차하게도 이 몸은 어디로 가야 하나.
天陰鳥自語(천음조자어) : 날은 흐려도 새는 절로 지저귀고
水落岸生衣(수락안생의) : 물이 떨어지니 언덕에는 이끼가 자란다.
客況知誰念(객황지수념) : 나그네가 하물며 누굴 생각하는지 알까
人生與願違(인생여원위) : 인생은 나의 바람과 어긋났도다.
東風百花發(동풍백화발) : 봄바람에 온갖 꽃들이 피어나건만
獨採北山薇(독채북산미) : 나 홀로 북산의 고사리를 캐고 있노라.
상공원동석유회(湘公院冬夕有懷)
상공원 겨울밤에 감회가 있어-소순흠(蘇舜欽)
去年急雪灑窓夜(거년급설쇄창야) : 작년 심한 눈발이 창문을 때리는 밤
獨對殘燈觀陣圖(독대잔등관진도) : 혼자 꺼져가는 등불에 군진도를 본다.
今夕悲風撼軒竹(금석비풍감헌죽) : 오늘 저녁 비풍이 마루방 앞 대나무 흔들고
又來開卷擁寒爐(우래개권옹한로) : 다시 와서 화로를 끼고 책을 펼친다.
禪房瀟灑皆依舊(선방소쇄개의구) : 선방은 깨끗하여 모두가 옛날 그대로 였으나
世路崎嶇有萬殊(세로기구유만수) : 세상 길은 험난하여 천만 가지로 달라졌도다.
남조(覽照)
거울을 보며-소순흠(蘇舜欽)
鐵面蒼髥目有稜(철면창염목유릉) : 무쇠 얼굴에 흰 구레나룻 눈은 사각형
世間兒女見須驚(세간아녀견수경) : 세상 아이들이 보기만 하면 놀라는구나.
心曾許國終平虜(심증허국종평로) : 마음으로 몸 바쳐 끝내 오랑캐를 평정하려했으나
命未逢時合退耕(명미봉시합퇴경) : 운명이 때를 만나지 못했으니 물러나 농사를 짓는다.
不稱好文親翰墨(불칭호문친한묵) : 문장을 좋아한다고는 못해도 먹과 붓을 가까이하고
自嗟多病足風情(자차다병족풍정) : 병 많음을 탄식하나 풍류를 즐기는 마음 넉넉하도다.
一生肝膽如星斗(일생간담여성두) : 일생동안 속마음은 하늘의 별과 같건만
嗟爾頑銅豈見明(차이완동기견명) : 아, 너 완고한 거울이 어찌 밝은 빛을 보리오.
회중만박독두(淮中晩泊犢頭)
회하에서 독두에 저녁에 정박하여-소순흠(蘇舜欽)
春陰垂野草靑靑(춘음수야초청청) : 풀은 푸른데 봄 들판 구름이 들을 덮고
時有幽花一樹明(시유유화일수명) : 때로는 그윽한 꽃이 한 그루 나무에 선명하다.
晩泊孤舟古祠下(만박고주고사하) : 저물어 옛사당 아래에 외로운 배 대니
滿川風雨看潮生(만천풍우간조생) : 냇가에 가득 비바람 부는데 조수가 밀려온다.
회정소음(淮亭小飮)-소순흠(蘇舜欽)
회하 정자에서 조금 마시며
山氣復淸雅(산기부청아) : 산기운이 다시 청아해지고
亭臨亂石開(정임난석개) : 정자에 서니 어지러이 바위가 있다.
旅愁無處避(여수무처피) : 나그네 수심 피할 곳이 없고
春色爲誰來(춘색위수래) : 봄빛은 누구를 위해 찾아 왔는가.
酒賴啼鶯送(주뢰제앵송) : 술기운에 우는 꾀꼬리 보내고
歌隨去雁哀(가수거안애) : 노래는 떠나는 꾀꼬리 따라 애달프다.
相携聊一醉(상휴료일취) : 서로 손잡으며 애오라지 한 번 취하니
休使壯心摧(휴사장심최) : 장부의 마음을 꺽지는 말아다오.
과하마릉(過下馬陵)-소순흠(蘇舜欽)
하마릉을 지나며
下馬陵頭草色春(하마릉두초색춘) : 하마릉 앞에는 풀색은 푸른 봄빛
我來懷古一霑巾(아래회고일점건) : 옛 일을 생각하니 눈물이 수건을 적신다.
陵邊又有累累冢(능변우유루루총) : 능 가에는 또 첩첩한 무덤들 있는데
應是當年取酒人(응시당년취주인) : 이들도 당시에는 술 마셨을 사람들이라.
창랑관어(滄浪觀魚)-소순흠(蘇舜欽)
창랑정에서 물고기를 살피며
瑟瑟淸波見戱鱗(슬슬청파견희린) : 출렁이는 푸른 물결에 뛰어노는 물고기
浮沈追逐巧相親(부침추축교상친) : 오르락내리락 서로 쫓으며 교묘히 어울린다.
我嗟不及群魚樂(아차불급군어락) : 아, 나는 물고기들의 즐거움에도 못 미치다니
虛作人間半世人(허작인간반세인) : 헛되이 사람으로 나서 반생을 살아온 인간이어라.
만의(晩意)-소순흠(蘇舜欽)
저녁에 드는 생각
晩色微茫至(만색미망지) : 저녁 빛이 어슴푸레 다가오고
前山次第昏(전산차제혼) : 앞산은 점차로 어두워지는구나.
嬴牛歸徑遠(영우귀경원) : 지친 소는 돌아갈 길 멀고
宿鳥傍檐翻(숙조방첨번) : 잘 새는 처마 곁을 나는 구나.
盤喜黃粱熟(반희황량숙) : 소반에는 누런 기장 익어 감을 기쁘고
杯餘白酒渾(배여백주혼) : 잔에는 탁주가 부글부글 넘친다.
田家雖澹薄(전가수담박) : 농가생활 비록 소박해도
猶得離塵暄(유득리진훤) : 여전히 세상 혼잡함 벗어날 수 있어라.
오강안(吳江岸)-소순흠(蘇舜欽)
오강 언덕에서
曉色兼秋色(효색겸추색) : 새벽빛에 가을색이 더하고
蟬聲雜鳥聲(선성잡조성) : 매미소리에 새소리가 섞여있다.
壯懷消鑠盡(장회소삭진) : 장대한 뜻도 다 녹아 사라져도
回首尙心驚(회수상심경) : 고개 돌려보면 마음 아직 놀란다.
병기(病起)-소순흠(蘇舜欽)
병에서 일어나
吳天搖落奈愁何(오천요락내수하) : 오나라 하늘 요락하니 이 근심을 어쩌나
病起風前白髮多(병기풍전백발다) : 병에서 일어나니 바람 앞에 백발만 성성하다.
爭得松江變醇酒(쟁득송강변순주) : 다투어 송강의 강물 맛나는 술로 만들어
拍浮終日恣酣歌(박부종일자감가) : 종일토록 즐기면서 마음껏 취하여 노래하리라.
서중한영(暑中閒詠)-소순흠(蘇舜欽)
더위 속에서 한가히 읊다
嘉果浮沈酒半醺(가과부침주반훈) : 맛있는 과일주 주고 받다가 이미 취하여
床頭書冊亂紛紛(상두서책난분분) : 평상머리 책들은 흩어져 어지럽게만 보인다.
北軒凉吹開疎竹(북헌량취개소죽) : 북쪽 처마로 시원한 바람 부니 대숲이 열리고
臥看靑天行白雲(와간청천행백운) : 누어서 푸른 하늘 바라보니 흰 구름 떠다닌다.
몽귀(夢歸)-소순흠(蘇舜欽)
귀향을 꿈추며
雨隔疎鐘曉不知(우격소종효부지) : 비 속 성긴 종소리에 새벽인 줄 모르고
春風吹夢過江西(춘풍취몽과강서) : 봄바람 꿈속에 불어와 서강을 지나간다.
雨聲破夢北窓響(우성파몽북창향) : 빗소리에 꿈을 깨니 북창에 우두둑 빗소리
臥憶江西路亦迷(와억강서로역미) : 누워서 서강을 떠올려도 길도 찾지 못했다.
우중문앵(雨中聞鶯)-소순흠(蘇舜欽)
빗속에 꾀꼬리 소리
嬌騃人家小女兒(교애인가소녀아) : 순진하고 아리따운 인가의 작은 계집
半啼半語隔花枝(반제반어격화지) : 건너 꽃가지 사이에서 우는 듯 속삭이는 듯.
黃昏雨密東風急(황혼우밀동풍급) : 황혼녘에 자욱한 비, 봄바람 급히 부니
向此飄零欲泥誰(향차표령욕니수) : 이곳 향해 나부껴 떨어지면 누구에게 붙으려나.
천장도중(天章道中)-소순흠(蘇舜欽)
천장사 가는 길에
畵鷁低飛湖水平(화익저비호수평) : 익조 그린 배는 평평한 호수를 나는 듯 한데
高低樓閣滿稽城(고저누각만계성) : 높고 낮은 누각들이 회계성을 가득 채웠구나.
人遊鏡裏山相照(인유경리산상조) : 사람 노니는 거울 같은 호수에 산이 비치고
魚戱空中日共明(어희공중일공명) : 물고기는 공중으로 뛰어 놀아 해빛 함께 빛난다.
盡是荷風香不斷(진시하풍향부단) : 온통 연꽃에 바람 일어 향기가 그치지 않고
忽逢溪雨氣尤淸(홀봉계우기우청) : 갑자기 개울의 비를 만나 향기는 더욱 맑구나.
藍輿却上蘭亭步(남여각상난정보) : 대로 엮은 가마에서 나와 난정에 올라 거니니
猿鳥雲蘿伴此行(원조운라반차행) : 원숭이와 새 그리고 등나무 덩굴이 나를 반긴다.
취옹정(醉翁亭)-소순흠(蘇舜欽)
취옹정
滁陽太守好山水(저양태수호산수) : 저양 태수 산수를 좋아하여
公餘日醉群山間(공여일취군산간) : 공무의 여가에 산 수간에 취한다.
滁峯環回秀相倚(저봉환회수상의) : 둘러싼 저양의 봉우리 서로 의지하는 듯
作亭正對溪山前(작정정대계산전) : 정자를 지으니 계곡의 산 앞과 마주한다.
이경후작(離京後作)-소순흠(蘇舜欽)
서울을 떠난 뒤 짓다)
春風奈別何(춘풍내별하) : 봄바람은 이별을 어찌하나
一櫂逐驚波(일도축경파) : 한 번 노 저어 놀란 파도 따른다.
去國丹心折(거국단심절) : 나라를 떠나니 충성심이 꺾이고
流年白髮多(유년백발다) : 흐르는 세월에 흰 머리만 늘었구나.
脫身離網罟(탈신이망고) : 몸을 벗어나 거물 떠나나니
含笑入煙蘿(함소입연라) : 웃음을 머금고 안개 낀 넌출로 든다.
窮達皆常事(궁달개상사) : 가난과 영달은 흔히 있는 일이나
難忘對酒歌(난망대주가) : 잊기는 어려워 대주가를 부르노라.
하의(夏意)-소순흠(蘇舜欽)
여름날 내 마음은
別院深深夏簟淸(별원심심하점청) : 별채 깊고 깊은 곳에 여름 돗자리 시원하고
石榴開遍透簾明(석류개편투렴명) : 석류꽃 활짝 피어 주렴 밖이 밝게 티었구나.
松陰滿地日當午(송음만지일당오) : 정오에 소나무 그늘은 마당에 가득하고
夢覺有鶯時一聲(몽각유앵시일성) : 꿈을 깨어보니 꾀꼬리 나타나 가끔씩 울어라.
하중(夏中)-소순흠(蘇舜欽)
여름날에-소순흠(蘇舜欽)
院僻簾深晝景虛(원벽염심주경허) : 구석진 집에 발 깊게 드리운 한가한 낮
輕風時見動竿烏(경풍시견동간오) : 살랑 바람 가끔 불어와 검은 댓가지 움직인다
池中綠滿魚留子(지중록만어류자) : 연못 속엔 물풀 가득하고 물고기는 알을 낳고
庭下陰多燕引雛(정하음다연인추) : 뜰 아래 짙은 그늘에 제비가 새끼들을 데려온다
雨後看兒爭墜果(우후간아쟁추과) : 비 온 뒤 아이들을 보니 서로 떨어진 열매를 다투고
天晴同客曝殘書(천청동객폭잔서) : 날이 개어 손님과 함께 낡은 책을 햇볕에 말린다
幽棲未免牽塵事(유서미면견진사) : 그윽한 곳에 살아도 세상일에 끌리는 일 면하지 못하니
身世相忘在酒壺(신세상망재주호) : 세상 신세 잊는 일은 오직 술마시는 일에 있구나
회중만박독두(淮中晩泊犢頭)-소순흠(蘇舜欽)
회하 여행도중 저녁에 독두에 정박하다
春陰垂野草靑靑(춘음수야초청청) : 봄 구름 들에 드리우고 풀은 푸른데
時有幽花一樹明(시유유화일수명) : 때 마침 그윽한 곳에 핀 꽃, 온 나무가 훤하다
晩泊孤舟古祠下(만박고주고사하) : 저물어 오래된 사당 아래 정박한 외로운배
滿川風雨看潮生(만천풍우간조생) : 강에 가득히 비바람, 나는 조수가 이는 것을 바라보노라
경주패(慶州敗)-소순흠(蘇舜欽)
경주에서의 패전
無戰王者師(무전왕자사) : 싸우지 않는 것은 왕자의 군대
有備軍之誌(유비군지지) : 대비하는 것은 군대의 강령이다
天下承平數十年(천하승평수십년) : 천하가 안정된지 십년이니
此語雖存人所棄(차어수존인소기) : 이 말은 비록 있으나 사람들이 버린 바가 되었다
今歲西戎背世盟(금세서융배세맹) : 금년에 서쪽 오랑캐 세상의 동맹을 깨뜨리고
直隨秋風寇邊城(직수추풍구변성) : 바로 가을바람 따라 변방의 성을 노락질하는구나
屠殺熟戶燒障堡(도살숙호소장보) : 귀화한 백성을 도륙하고 요새를 불태우고
十萬馳騁山岳傾(십만치빙산악경) : 십만 기병이 달려와 산악이 기울어지는구나
國家防塞今有誰(국가방새금유수) : 나라의 방어선을 지키는 지금 누가 있으며
官為承製乳臭兒(관위승제유취아) : 관직이 승제인 젖비린내 나는 애숭이로다
酣觴大嚼乃事業(감상대작내사업) : 취하고 먹는 일이 곧 그의 사업이니
何嘗識會兵之機(하상식회병지기) : 어찌 일찍이 용병술을 익혔으리오
符移火急搜卒乘(부이화급수졸승) : 징집의 칙명이 화급하여 급히 군졸을 찾아 태우니
意謂就戮如縛尸(의위취륙여박시) : 적의 시체를 묶듯이 적을 도륙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未成一軍已出戰(미성일군이출전) : 군대가 일군을 이루지 못했는데 출전하여
驅逐急使緣嶮巇(구축급사연험희) : 병사들을 몰아서 급시 험한 산을 오르게 했다
馬肥甲重士飽喘(마비갑중사포천) : 말은 살찌고 갑옷은 무겁고 병사들은 배불러 헐떡거려
雖有弓劍何所施(수유궁검하소시) : 비록 활과 칼이 있으나 어찌 쓸 수 있었으리오
連顛自欲墮深谷(련전자욕타심곡) : 험한 산꼭대기에서 깊은 골짜기로 스스로 떨어지려하니
虜騎笑指聲嘻嘻(로기소지성희희) : 오랑캐 기병들 비웃으며 손가락질하며 소리내어 웃는다
一麾發伏雁行出(일휘발복안행출) : 한 깃발의 신호에 매복 병사들 줄지어 뚸쳐나오니
山下掩截成重圍(산하엄절성중위) : 적군은 산 아래를 차단하고 여러 겹 포위한다
我軍免冑乞死所(아군면주걸사소) : 아군은 투구를 벗어던지고 살려달라 애걸하고
承製面縛交涕洟(승제면박교체이) : 장수는 면전에서 결박당하니 눈물 콧물 섞여흐른다
逡巡下令藝者全(준순하령예자전) : 포로들 이리저리 뒷걸음 치는데 재주를 부리는 자는 살려준다 명령하니
爭獻小技歌且吹(쟁헌소기가차취) : 다투어 작은 기예 보이며 노래부르고 악기를 분다
其餘劓首放之去(기여의수방지거) : 그 나며지는 코 베고 귀 벤 후 놓아주고 가게 하니
東走矢液皆淋灕(동주시액개림리) : 동으로 달아나니 똥과 오줌이 줄줄 흘러내린다
首無耳準若怪獸(수무이준약괴수) : 얼굴에 귀와 코가 없어 괴상한 짐승 같건마는
不自愧恥猶生歸(불자괴치유생귀) :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오히려 살아서 돌아간다
守者沮氣陷者苦(수자저기함자고) : 나라 지키는 사람 기가 죽고, 함락당하는 자 고통스러우니
盡由主將之所為(진유주장지소위) : 이것은 다 장군이 행한 것이다
地機不見欲僥勝(지기불견욕요승) : 군사적 요충지도 보지 못하고 승리를 요행으로 얻으려하니
羞辱中國堪傷悲(수욕중국감상비) : 중국을 부끄럽고 욕되게 했으니 참으로 아프고 슬프도다
화해생중추월(和解生中秋月)-소순흠(蘇舜欽)
해생중 추월에 화답하다
不爲人間意(불위인간의) :인간의 뜻이 아니더라도
居然節物淸(거연절물청) : 게절의 경치 여전히 선명하구나
銀塘通夜白(은당통야백) : 은빛 못은 밤새도록 희고
金餅隔林明(금병격임명) : 달빛은 수풀 저 넘어 밝구나
醉客樽前倒(취객준전도) : 취한 손님은 술항아리 앞에 쓰러져
棲鳥露下驚(서조노하경) : 둥지에 깃든 새 떨어지는 이슬에 놀란다
悲歎古今事(비탄고금사) : 고금의 일을 슬퍼 탄식하노니
寂寂望荒域(적적망황역) : 쓸쓸히 황페한 성을 바라보노라
하의(夏意)-소순흠(蘇舜欽)
여름 내 마음
別院深深夏簟淸 石榴開遍透帘明
: 별당 깊숙한 곳 여름 돗자리 시원한데 곳곳에 석류꽃 활짝 피어 눈부시다
松陰滿地日當午 夢覺有鶯時一聲
소나무 그늘 땅에 가득 때는 정오에
(몽각유앵시일성) : 꿈결에 때때로 꾀꼬리 소리 들리어온다
(1) 過下馬陵
下馬陵頭草色春 ~ 下馬陵 앞에는 풀色은 푸른 봄빛
我來懷古一霑巾 ~ 옛 일을 생각하니 눈물이 手巾을 적신다.
陵邊又有累累冢 ~ 陵邊에는 또 疊疊한 무덤들 있는데
應是當年取酒人 ~ 이들도 當時에는 술 마셨을 사람들이라.
(2) 覽照 (거울에 비춰보며)
鐵面蒼髥目有稜 ~ 무쇠 같은 얼굴 푸른 鬚髥에 눈은 네모지고
世間兒女見須驚 ~ 世上 女子들은 나를 보면은 모름지기 놀란다네
心曾許國終平虜 ~ 마음으로는 나라에 바친 몸이나 오랑캐를 平定하지 못하고
命未逢時合退耕 ~ 運命이 때를 만나지 못하니 물러나 農事를 짓는게 마땅하다네.
不稱好文親翰墨 ~ 좋은 글이라 할 수는 없지만 붓과 먹을 가까이하고
自嗟多病足風情 ~ 스스로 病 많은 것 歎息하지만 風流에 滿足한다네.
一生肝膽如星斗 ~ 平生 동안 마음속은 하늘의 별처럼 또렷하건만
嗟爾頑銅豈見明 ~ 너를 歎息하노니 頑固한 구리거울에 어찌 밝은 빛이 보이리오.
(3) 大小言. 其一 (大言)
彎弓射月落 ~ 활을 당겨 달을 쏘아 떨어드리고
揮劍決天開 ~ 칼을 휘둘러 하늘을 두 쪽 내어 활짝 열었네.
何言四溟廣 ~ 누가 四方의 바다가 넓다는데 그게 무슨 말씀인가?
竝合不成杯 ~ 다 合쳐봤자 한 盞도 채우지 못하는 걸.
(4) 大小言. 其一 (小言)
託身螟兩睫 ~ 모기 두 속눈썹 사이에 몸을 依支하고
卜都牛一毛 ~ 쇠털 한 가닥에 都邑을 定했네.
奔馳萬里外 ~ 아무리 萬 里 밖으로 奔走히 달려본들
終不出秋毫 ~ 끝내는 털끝만큼도 벗어나지 못했네.
(5) 對酒 (술盞을 앞에 놓고)
丈夫少也不富貴 ~ 사나이 어려서도 富貴롭지 못하여
鬍顔奔走乎塵世 ~ 鬚髥 기른 얼굴로 俗世를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子年已壯志未行 ~ 내 나이 이미 壯年인데 뜻은 아직 이루지 못했지만
案上數數考文字 ~ 冊床에서 부지런히 文字를 硏究하네.
有時愁思不可掇 ~ 어떤 땐 근심으로 마음을 추스릴 수 없어
崢嶸腹中失和氣 ~ 마음 속에서 다투다가 平定을 잃는다.
侍官得來太行顚 ~ 侍官이 太行山 꼭대기에서 얻어 왔는데
太行美酒淸如天 ~ 太行山의 맛있는 술 맑기가 하늘 같구나.
長歌忽發淚迸落 ~ 긴 노래에 문득 눈물방울 솟아 떨어지고
一飮一斗心浩然 ~ 한 番에 술 한 말을 마시니 마음이 浩快해진다.
嗟乎吾道不知酒 ~ 아아 나의 길은 술만도 못한데
平褫哀樂如摧朽 ~ 술은 슬픔과 기쁨일랑 썩은 나무 꺾듯이 完全히 없애네.
讀書百車人不知 ~ 百 臺의 수레만큼이나 冊을 읽어도 알아주지 않으니
地下劉伶吾與鱗 ~ 地下의 劉伶만이 내가 돌아가 함께 할 사람이구나.
(6) 獨步滄浪亭 (홀로 滄浪亭을 걷다)
花枝低攲草生迷 ~ 꽃가지 낮게 기울고 풀 돋아나 우거져서
不可騎入步是宜 ~ 말 타고 들어갈 수 없으니 걷는 것이 마땅하네.
時時携酒只獨往 ~ 때때로 술甁 들고 다만 혼자 가는데
醉倒惟有春風知 ~ 醉해 쓰러짐을 오직 봄바람만이 아네.
(7) 晩意
晩色微茫至 ~ 저녁 빛이 어슴푸레 다가오고
前山次第昏 ~ 앞山은 漸次로 어두워지는구나.
嬴牛歸徑遠 ~ 지친 소는 돌아갈 길 멀고
宿鳥傍檐翻 ~ 잘 새는 처마 곁을 나는 구나.
盤喜黃粱熟 ~ 小盤에는 누런 기장 익어감이 기쁘고
杯餘白酒渾 ~ 盞에는 濁酒가 부글부글 넘친다.
田家雖澹薄 ~ 農家生活 비록 素朴해도
猶得離塵暄 ~ 如前히 世上 混雜함 벗어날 수 있어라.
(8) 夢歸
雨隔疎鐘曉不知 ~ 빗속 성긴 鐘소리에 새벽인 줄 모르고
春風吹夢過江西 ~ 봄바람은 꿈속에 불어와 西江을 지나간다.
雨聲破夢北窓響 ~ 빗소리에 꿈을 깨니 北窓을 두드리는 빗소리
臥憶江西路亦迷 ~ 누워서 西江을 떠올려도 길도 찾지 못했다.
(9) 病起
吳天搖落奈愁何 ~ 吳나라 하늘 搖落하니 이 근심을 어쩌나
病起風前白髮多 ~ 病에서 일어나니 바람 앞에 白髮만 星星하다.
爭得松江變醇酒 ~ 다투어 松江의 江물 맛나는 술로 만들어
拍浮終日恣酣歌 ~ 終日토록 즐기면서 마음껏 醉하여 노래하리라.
(10) 湘公院冬夕有懷
去年急雪灑窓夜 ~ 昨年 甚한 눈발이 窓門을 때리는 밤
獨對殘燈觀陣圖 ~ 혼자 꺼져가는 燈불에 軍陣圖를 본다.
今夕悲風撼軒竹 ~ 오늘 저녁 悲風이 마루房 앞 대나무 흔들고
又來開卷擁寒爐 ~ 다시 와서 火爐를 끼고 冊을 펼친다.
禪房瀟灑皆依舊 ~ 禪房은 깨끗하여 모두가 옛날 그대로 였으나
世路崎嶇有萬殊 ~ 世上 길은 險難하여 千萬 가지로 달라졌도다.
(11) 暑中閒詠
嘉果浮沈酒半醺 ~ 맛있는 과일酒 주고 받다가 이미 醉하였고
床頭書冊亂紛紛 ~ 平床머리 책들은 흩어져 어지럽게만 보인다.
北軒凉吹開疎竹 ~ 北쪽 처마로 시원한 바람 부니 대숲이 열리고
臥看靑天行白雲 ~ 누워서 푸른 하늘 바라보니 흰 구름 떠다닌다.
(12) 壽陽閒望有感
維舟亭下偶登臨 ~ 亭子 아래에 배 매어두고 偶然히 올라가
下蔡風流古至今 ~ 下蔡의 옛 風流가 예부터 至今까지 傳해온다.
遠嶺抱淮隨曲折 ~ 멀리 고개는 淮隨를 안고 구불구불 흐르고
亂雲行野乍晴陰 ~ 어지러운 구름은 들판을 지나 맑았다 흐려진다.
幽人憔悴搔白首 ~ 隱遁者는 憔悴한 채로 白髮을 긁는데
啼鳥哀鳴思故林 ~ 우는 새소리 슬피 울며 故鄕 숲을 그리워한다.
觸處途窮何足慟 ~ 발 닿는 곳이 길이 다하니 어찌 슬프지 않으며
直回天地入悲吟 ~ 天地를 바로 되돌리려니 슬픔에 젖어 詩를 읊는다.
(13) 吳江岸
曉色兼秋色 ~ 새벽빛에 가을色이 더하고
蟬聲雜鳥聲 ~ 매미소리에 새소리가 섞여있다.
壯懷消鑠盡 ~ 壯大한 뜻도 다 녹아 사라져도
回首尙心驚 ~ 고개 돌려보면 마음 아직 놀란다.
(14) 吳越大旱
吳越龍蛇年 ~ 吳와 越의 땅 龍과 뱀띠 해에
大旱千里赤 ~ 큰 가뭄이 들어 千 里의 땅이 벌거벗었다.
尋常秔穄地 ~ 平常時의 벼와 기장 밭에
爛漫長荊棘 ~ 가시나무만 茂盛하게 자라고
蛟龍久遁藏 ~ 蛟龍은 오래 前에 숨어들고
魚鼈盡枯臘 ~ 물고기와 자라는 모두 말라버렸다.
炎暑發厲氣 ~ 찌는 더위가 傳染病을 일으켜
死者道路積 ~ 죽은 屍體는 道路邊에 쌓이고
城市接田野 ~ 城市건 들판이건 聯이어 이어져
慟哭去如織 ~ 慟哭소리 베틀 소리처럼 끊임없다.
是時西羌賊 ~ 이때 西羌의 盜賊들의
凶焰日熾劇 ~ 凶惡한 氣勢가 날로 熾烈해져서
軍須出東南 ~ 軍需品은 東南쪽에서 나오게 하니
暴斂不暫息 ~ 苛酷한 稅金은 暫時도 쉬지 않고
復聞籍兵民 ~ 百姓들마저 兵籍에 올려
驅以教戰力 ~ 몸마저 軍人으로 보내 싸움을 가르친다.
吳儂水爲命 ~ 吳 땅의 사람들은 물이 生命이고
舟檝乃其職 ~ 뱃沙工은 바로 그들의 職業인데
金革戈盾矛 ~ 징소리 북소리에 槍으로 찌르고 防牌로 막으라고 하니
生眼未嘗識 ~ 눈을 뜨고도 알아 들을 수 없다.
鞭苔血塗地 ~ 채찍질에 흘리는 피는 땅을 뒤 덮고
惶惑宇宙窄 ~ 두려워 갈팡질팡하니 天地가 두렵다.
三丁二丁死 ~ 세 사람 中에 두 사람은 죽고
存者亦乏食 ~ 살아 남은 者에게는 먹을 것조차 없다.
寃對結不宣 ~ 寃恨이 맺혀도 밝힐 수 없고
沖迫氣候逆 ~ 逼迫을 當하니 氣候도 거꾸로 가
二年春及夏 ~ 二年 동안이나 봄과 여름에
不雨但赫日 ~ 비는 오지 않고 太陽만 이글거린다.
安得涼冷雲 ~ 어찌하면 서늘한 구름을 얻어
四散飛霹靂 ~ 四方으로 雨雷를 치며
滂沱消祲癘 ~ 큰 비가 내려 傳染病을 없애고
甘潤起稻稷 ~ 파릇하고 潤氣가 나는 벼와 기장 싹이 트고
江波開舊漲 ~ 江물은 옛날 처럼 물결치며 넘실거리고
淮嶺發新碧 ~ 淮南의 山脈들은 新綠을 發하고
使我揚孤帆 ~ 나로 하여금 외로운 배를 띄워
浩蕩入秋色 ~ 드넓은 물 위에서 가을 빛으로 들어가게 할 수 있을까?
胡爲泥滓中 ~ 어찌하여 진흙탕 속에서
視此久戚戚 ~ 이를 바라보며 오래도록 슬픔에 잠겨
長風卷雲陰 ~ 바람은 繼續 불어 구름을 걷어가는데
倚柂淚橫臆 ~ 배에 기대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15) 雨中聞鶯 (빗속의 꾀꼬리 소리)
嬌騃人家小女兒 ~ 淳朴하고 아리따운 少女가 사는 집
半啼半語隔花枝 ~ 꽃가지 사이에서 우는 듯 속삭이는 듯.
黃昏雨密東風急 ~ 해질 무렵 빗속에 봄바람 急하니
向此飄零欲泥誰 ~ 떨어져 날리는 꽃잎은 누구에게 붙으려나.
(16) 離京後作
春風奈別何 ~ 봄바람에 離別을 어찌하나
一櫂逐驚波 ~ 한 番 노 저어 놀란 물결 쫓는다.
去國丹心折 ~ 나라를 떠나니 忠誠心이 꺾이고
流年白髮多 ~ 흐르는 歲月에 흰 머리만 늘었구나.
脫身離網罟 ~ 몸을 벗어나 그물 떠나나니
含笑入煙蘿 ~ 웃음을 머금고 안개 낀 넌출로 든다.
窮達皆常事 ~ 가난과 榮達은 흔히 있는 일이나
難忘對酒歌 ~ 잊기는 어려워 對酒歌를 부르노라.
(17) 題花山寺壁 (花山寺 壁에 쓰다)
寺裏山因花得名 ~ 꽃 때문에 이름 얻은 山 속의 절
繁英不見草縱橫 ~ 茂盛하던 꽃 사라지고 雜草만 우거졌다.
栽培剪伐須勤力 ~ 가꾸고 손질하기엔 힘이 많이 드는 法
花易凋零草易生 ~ 꽃은 시들기 쉬우나 풀은 쉽게 자란다.
(18) 舟行有感
忽忽賞節物 ~ 忽忽히 季節의 景物을 感賞하나니
區區何所歸 ~ 區區하게도 이 몸은 어디로 가야 하나.
天陰鳥自語 ~ 날은 흐려도 새는 절로 지저귀고
水落岸生衣 ~ 물이 떨어지니 언덕에는 이끼가 자란다.
客況知誰念 ~ 나그네가 하물며 누굴 생각하는지 알까
人生與願違 ~ 人生은 나의 바람과 어긋났도다.
東風百花發 ~ 봄바람에 온갖 꽃들이 피어나건만
獨採北山薇 ~ 나 홀로 北山의 고사리를 캐고 있노라.
(19) 滄浪觀魚
瑟瑟淸波見戱鱗 ~ 출렁이는 푸른물결 뛰노는 물고기
浮沈追逐巧相親 ~ 오르락 내리락 서로 좇으며 巧妙히 어울린다.
我嗟不及群魚樂 ~ 아! 나는 물고기들의 즐거움에도 못미치다니
虛作人間半世人 ~ 사람으로 나서 헛되이 半生을 보낸 人間이구나.
(20) 滄浪亭
一徑抱幽山 ~ 한 줄기 좁은 길이 그윽한 山을 감싸 안고서
居然城市間 ~ 意外로 城 안의 저자 사이로 뻗어있다.
高軒面曲水 ~ 높은 亭子는 굽이진 江과 마주하고
脩竹慰愁顔 ~ 쭉 뻗은 대나무는 시름 어린 얼굴을 달래준다.
迹與豺狼遠 ~ 痕跡이 승냥이와 이리떼로부터 멀리 떨어졌나니
心隨魚鳥閑 ~ 마음이 물고기와 새를 따라서 閑暇롭다.
吾甘志此境 ~ 이런 곳이 내 뜻에 달갑거니
無暇事機關 ~ 謀略하고 속이는 짓을 할 겨를이 없노라.
(21) 夏意
別院深深夏席淸 ~ 僧房깊숙히 돗자리 시원한데
石榴開遍透簾明 ~ 石榴꽃은 피었고 珠簾사이로는 햇살이 밝다.
松陰滿地日堂午 ~ 한낮 마당가득 솔 그림자 덮혔는데
夢覺有鶯時一聲 ~ 단잠 꿈길에서 꾀꼬리 소리에 눈을 뜬다.
(22) 夏中 (여름날에)
院僻簾深晝景虛 ~ 집 외지고 발 깊숙이 드리운 閑暇한 낮
輕風時見動竿烏 ~ 산들바람 불어와 장대 위 까마귀 움직이네.
池中綠滿魚留子 ~ 蓮못 속엔 물풀 가득하고 물고기는 알을 낳고
庭下陰多燕引雛 ~ 뜰 아래 넓은 그늘엔 제비가 새끼 데리고 놀고 있네.
雨後看兒爭墜果 ~ 비 온 뒤라 아이들은 서로 떨어진 열매를 다투어 줍고
天晴同客曝殘書 ~ 날이 개이니 손님 힘 빌어 낡은 冊을 햇볕에 말리네.
幽棲未免牽塵事 ~ 그윽히 살려 해도 티끌 世上일에 끌려감을 免치 못하니
身世相忘在酒壺 ~ 世上 身世 잊는 일은 오직 술마시는 일에 있구나.
(23) 和解生中秋月
不爲人間意 ~ 人間의 뜻이 아니더라도
居然節物淸 ~ 季節의 景致 여전히 鮮明하구나.
銀塘通夜白 ~ 銀빛 못은 밤새도록 희고
金餅隔林明 ~ 달빛은 수풀 저 넘어 밝구나.
醉客樽前倒 ~ 醉한 손님은 술항아리 앞에 쓰러지고
棲鳥露下驚 ~ 둥지에 깃든 새 떨어지는 이슬에 놀란다.
悲歎古今事 ~ 古今의 일을 슬퍼 歎息하노니
寂寂望荒城 ~ 쓸쓸히 荒廢한 城을 바라보노라.
(24) 和淮上遇便風
浩蕩淸淮天共流 ~ 浩蕩하고 맑은 淮水는 하늘과 같이 흐르고
長風萬里送歸舟 ~ 萬 里 긴 바람은 돌아가는 배를 흘러 보낸다.
應愁晩泊喧卑地 ~ 愁心에 겨워 저녁에야 마을에 碇泊하였다가
吹入滄溟始自由 ~ 바람이 바다로 불어드니 비로소 自由롭게 간다.
(25) 淮亭小飮
山氣復淸雅 ~ 山氣運이 다시 淸雅해지고
亭臨亂石開 ~ 亭子에 서니 어지러이 바위가 있다.
旅愁無處避 ~ 나그네 愁心 避할 곳이 없고
春色爲誰來 ~ 봄빛은 누구를 爲해 찾아 왔는가.
酒賴啼鶯送 ~ 술氣運에 우는 꾀꼬리 보내고
歌隨去雁哀 ~ 노래는 떠나는 꾀꼬리 따라 애달프다.
相携聊一醉 ~ 서로 손잡으며 애오라지 한 番 醉하니
休使壯心摧 ~ 丈夫의 마음을 꺽지는 말아다오.
(26) 淮中晩泊犢頭
春陰垂野草靑靑 ~ 봄 구름 들에 드리우고 풀은 푸른데
時有幽花一樹明 ~ 때 마침 그윽한 곳에 핀 꽃 온 나무가 훤하다
晩泊孤舟古祠下 ~ 저물어 오래된 祠堂 아래 碇泊한 외로운 배
滿川風雨看潮生 ~ 江에 가득히 비바람에 나는 潮水가 이는 것을 바라보노라.
(27) 淮中風浪
春風如怒虎 ~ 성난 호랑이 같은 봄바람
掀浪沃斜暉 ~ 물결을 치켜올려 夕陽에 쏟는다.
天闊雲相亂 ~ 하늘은 드넓고 구름은 어지럽고
汀遙鷺共飛 ~ 아득한 물가에 白鷺가 함께 난다.
冥冥走陰氣 ~ 어둠이 陰氣를 쫓아내고
凜凜挫陽威 ~ 차가움이 陽氣의 威勢를 꺾는다.
難息人間險 ~ 人間世上의 어려움 없애기 어려워
臨流涕一揮 ~ 흐르는 물에 서서 눈물 한 番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