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29. 월요일.
오후에 지하전철을 타고, 서울 강동구 길동역에서 내린 뒤 '한국 국보문학' 사무실로 갔다.
임수홍 회장 님과 편집장 맹신형 님한테 인사 드렸다.
달마다 발간되는 '한국 국보문학' 2019년 8월을 받아서 헝겊가방에 묵직하게 담았다.
7월 29일 문학기행 때에 발간한 시낭송 문집을 받았다.
경기도 안성의 박두진문학관, 조병화문학관, 오산의 궐리사에 시 낭송.
문학지 8월호.
320쪽이니 책이 무척이나 두껍다. 그만큼 무겁다.
이번 문학지에는 영문 詩가 더 많이 들어서 이채로웠다.
성기조 시인의 '해미읍성에서' : 한글시, 영문 번역시 동시 수록
※ 충남 서산시 해미면 소재. 조선시대 읍성, 사적 제116호
윤만근 수필가의 '루앙프라방의 여행기' : 한글 수필문과 영역 번역이 함께 수록
덕분에 나는 오랫만에 한글로 된 글과 영문으로 된 글을 대조하면서 보았다.
국보문학의 영역이 국제화로 번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좁은 한반도를 넘어서 이제는 해외의 문학인도 읽는 문학지로 자리매김한다.
나는 문학글에서도 6하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글을 빠르게 읽는 습성이 있는 나로서는 한 눈에 위 6하원칙의 내용을 파악하고 싶기에.
이에 충족하는 詩가 있다.
바로 위 '해미읍성에서'.
600년이 넘는 해미읍성이란 지명으로 성을 축조한 때와 충남 서산지역을 알 수 있고,
이순신 군관시절 근무했던 곳이며,
150년이 넘게 산 회화나무 가지에 천주교도인을 매달아 죽였던 조선후기 천주교 박해.
시대적 역사 배경(1797 ~ 1872년 박해)과 당시의 상황을 상상으로 그려낼 수 있다.
국보문학 제132기 신인 문인들은 5명
시 부분 2명, 수필 부분 3명
모두 여성 문학인이다. 남성도 분발해야 할 듯...
내가 좋아하는 수필 분야 수상자가 많아서 나는 빙그레 웃었다.
칭찬하는 글이 있다.
'좋은 일자리와 우리말 공부'
전대길 수필가의 글이 이색적이다.
하나의 예로써 디딤돌, 누름돌, 고인돌에 이어서 '노둣돌'이란 말을 썼다.
한국전쟁 이전에 태어난 나는 서해안 산골마을 태생이다. 자칭 촌놈이다. 이런 나한테도 생소한 '노둣돌'.
대문 앞에 놓려놓아서 사람이나 가마, 말(馬)에서 내릴 때 딛는 돌이란다. '서울 창덕궁 연경당 행랑채, 영광 연안김씨 대문'에도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마중물' 예전 샘물, 우물의 물을 펌프로 퍼 올리기 전에 펌프 안에 조금 붓는 물을 뜻한다.
나는 이 단어를 안 지는 몇 해 안 된다. 그만큼 생소한 낱말.
위 수필에서는 많은 우리말이 들어 있고, 어떤 때에 어떤 말을 써야 하는지의 예가 많다.
지금껏 한자병에 찌든 문학인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한자지식을 자랑하는 듯이 한자, 한자어를 많이 썼는데 비하여 전대길 수필가는 사라져가는 우리말을 많이도 올려주었다. 사라져가는 우리말을 되살려 쓴 수필이기에 거듭 보면서 칭찬한다.
칭찬할 수도 없는 詩도 있다.
박종문 시인의 詩들이다.
이 詩는 책 발간 이전에 카페에 오른 원고 상태에서 보았다.
내가 고쳤으면 하는 뜻으로, 분명히 댓글 달았는데도 이게 반영이 안 되었다.
이 분이 올린 단어와 문구가 맞다는 뜻일까?
어이해 情(정)이든 삶을 곱다지 않이 할까 → 곱다지 아니할까
임의 품에 비할 소야 → 비할 쏘냐
덤불에 찔레꽃을 野生花(야생화)에 비할 소야 → 비할 쏘냐
뉘라서 철모의 한을 품에 않고 달래나 → 품에 안고
등 굴은 고은꽃입 벌과 나비 반겨주니 → 둥근 고은 꽃잎
너와집 창가에 안자 춤을 추니 즐겁고 → 너와집 창가에 앉아
... 이하 생략.
책 발간 이전의 문제도 있었다.
회원/네티즌이 초안인 원고를 읽었다는 증거로 댓글을 다면 이게 틀리지 않을 경우에는 편집실에서는 이를 인쇄 전에 고쳐야 한다.
책으로 나온 뒤에서야 발견하는 오타자?
책 모두를 깡그리 없애지 않는 한 그 잘못이 그대로 남는다.
위와 같이 잘못된 문구를 계속 본다면 그 책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 게다.
이해관계가 없는 회원/네티즌이 댓글을 달면 이를 검토해서 인쇄 직전에 반영하는 아량이 있었으면 한다.
본질은 남이 교정/교열하기 이전에 詩人이 먼저 다듬어야 한다.
못난 詩가 또 있다.
'안개 속으로' 제목에서
' 먼양이 떼 지어 몰려오고 / 하얀 개들이 짖어대며 달련온다
※ 먼양이 무슨 뜻?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검색해도 단어가 뜨지 않았다가 몇 시간 뒤에서야 '면양'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내 산문 '외손자 돌잔치'는 책 끝에 있다.
2019. 7. 초. 첫돌 맞이한 외손자의 돌잔치.
여흥시간에 하객들한테 나눠주는 상품권 이벤트 행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상품권 하나 얻으려고 억지 피운 에피소드도 들어 있다.
'누가 임신했어요?'
사회자의 질문에 외할아버지인 내가 임신했다고 손 들었고, 나이 많은 외손자의 대고모도 손을 들었다. 임신한 척 뚱뚱한 몸매로 어기적거리며 나왔다가...
모두가 즐겁고 흥겨운 잔칫날의 모습을 그렸다.
나중에 작은딸한테 이 문학지를 나눠주어야겠다.
훗날 외손자가 이 문학지를 읽으면 '어른들이 그렇게 웃겼어요? 나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데...'라고 중얼거릴 게다.
글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오래, 멀리까지 전해진다.
글(문자)는 사진, 영상, 조각, 영화, 드라마, 소리 등 그 어떤 예술보다도 가장 정확하게, 널리, 오래까지 후대에 전달한다.
내가 문학지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나중에 보완 예정
첫댓글 저는 어제서 책이 왔어요.
저는 운동삼아서 국보 사무실에 가지요. 책을 가져오려고..
이번 8월호. 두툼해서 좋습니다.
그만큼 알찬 내용도 많고... 책 비용은 더 많이 들 터인데도...
제가 관심을 갖는 띄어쓰기, 맞춤법, 오탈자 등이 아주 좋군요.
모두 글 쓴 뒤에 또 잘 다듬었다는 뜻.
우리 문학도 이제는 외국어로 번역되어서 해외로 수출되었으면 합니다.
그만큼 우리의 위상도 높아지고, 세계인도 한국문학에 더욱 접근할 수 있도록...
8월호 더 자세히 읽어야겠습니다.
이 아침 폭우 쏟아집니다.
7월의 마지막 날인데...
@최윤환 서울에는 폭우가 쏟아지는군요.
오산은 잔뜩 흐려만 있습니다.
비는 아직 안 내리고.
@박민순 예.
아주 적절한 비.
일정한 시기마다 내려야만이 모든 게 순환하게 돌아가지요.
모든 게 다...
고마운 비이지요.
제 마음에도 비가 내려서 빙그레 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