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6 : 텡보체(3,860m)--디보체(3,820m)--팡보체(3,930m)--소마레(4,010m, 점심)--딩보체 (4,410m) (고도상승--550m) (10km)
텡보체에서 디보체로 가는 길은 숲이 우거진 내리막길이다. 춥다고 느껴질 만큼 음습하다. 왜 인드라가 쭘세 사장이 짜 준 원래의 스케줄과 다르게 디보체에서 자지 않고 텡보체에 숙소를 정했는지 이해가 된다.
디보체에서 팡보체 가는 길도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따스하게 햇볕을 받으며 아마다블람과 탐세르쿠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보며 계속 걷는다. 왼쪽에는 타보체(6,367m)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10km라 좀 염려됐는데 오늘은 계속 이런 길이라니 마음이 가볍다.
팡보체는 아마다블람을 이고있는 마을이다. 가장 아마다블람이 잘 보인다는 곳이니 차 한 잔의 휴식이 빠질 수 없다. 팡보체 커피샵엔 역시나 외국인들이 가득하다. 밀크티 2잔을 시키고 아마다블람을 원없이 감상한다.
이제 팡보체에서 100m 정도만 오르면 우리가 점심을 먹을 소마레가 나온다. '소마레'란 명칭이 다소 서구적인 느낌이 나서 인드라에게 물어보니 화요일을 가리키는 네팔어란다. 소마레 '소담 레스토랑'에 들어가니 어제 식당에서 보았던 일본 여인들을 또 만났다. 50~60대로 보이는데 드물게 보는 일본인들이다. 남편이 갑자기 전혀 식욕이 없어서 못 먹겠다고 한다. 고산증세가 왔나보다. 한국 라면을 점심으로 권했다. 달걀 띄운 얼큰한 라면 한그릇을 먹고 기사회생하듯 식욕이 다시 돋고 활기가 돌아 웃으며 '라면이 대단하네! 탁월한 선택이었네'라며 엄지척한다. 우리도 전에 마나슬루 트레킹에서 이미 경험했던 라면의 마력이다.
로체와 눕체 봉우리를 보며 평이한 길을 한참 걷다가 보니 기도 돌탑과 깃발이 펄럭거렸다. 그 아래론 강물이 굽이쳐 흐르는데 바로 딩보체 마을이다. 고도상승도 많이 하고 거리도 긴 날이라 염려했는데 생각보다는 쉬웠다. 롯지가 있는 그 날의 목적지만 보이면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하루하루 트레킹을 즐기자!
그날의 트레킹을 EBC를 가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지 말자!'
이게 이번 트레킹의 모토이건만 역시 쉽지 않다.
'야크호텔'에 짐을 부려놓고 잠시 100여 미터라도 걸으며 내일을 위한 고소적응을 해야한다고 한다. 왼쪽 위 나카르상을 향해 걷는데 내일 갈 나카르상은 딩보체 마을 뒤로 우뚝 솟은 5,073m 높이로, 능선을 따라 고소적응하기 안성 맞춤이다. 그런데 트레킹이 다 끝난 후 십여 분 걷는 것도 왜 그다지 힘들고 가기 싫은지....그런데 다른 외국인들도 다들 빈 몸으로 털래털래 걸어오는 걸 보니 EBC 트레킹의 공식화된 스케줄인가 보다.
야크호텔의 방은 따뜻했는데, 밤에 자다 깬 남편이 왼쪽 가슴이 짓눌리듯 아파서 잠을 잘 못 잤다고 한다. 염려스럽다.
탐세르쿠
타보체 6,367m
휴식 중인 좁교. 야크의 검은 털에 물소 뿔을 반씩 닮았다.
간간이 롯지 지을 때 쓰일 목재를 이렇게 짐꾼들이 지고 나른다.
출렁다리 위 아래.
네팔 가이드와 소생이 한 컷
팡보체 마을에서 밀크 티를 마시며 아마다블람을 감상한다.
오늘의 숙소인 딩보체에 도착
아마다블람의 옆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