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이 부각된 한반도의 밤 북에서 빛을 발하는 두 지역은 / 9/20(금) / 한겨레 신문
자연이 만들어낸 한반도는 하나지만 인간이 그은 경계선의 남과 북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그 차이가 가장 부각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한반도에 밤이 온 뒤다.
고도 400km 상공에서 지구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올해 촬영한 한반도의 밤 사진이 공개됐다.
NASA(미 항공우주국)의 지구관측 사진 공유 웹사이트 지구관측소(NASA Earth Observatory)를 통해 공개된 이 사진은 올해 1월 24일 밤 10시경 우주정거장의 한 우주인이 촬영한 것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한반도 야경. 2024년 1월 24일 촬영한 사진=NASA 제공 (한겨레신문사)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공조명이 넓은 지역에 걸쳐 밝게 빛나는 남쪽과 거의 전역이 암흑으로 뒤덮인 북쪽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도시 조명이 가장 크고 밝게 빛나는 곳은 서울(인구 967만 명)을 포함한 한국의 수도권이다. 북한에서 빛을 발하는 곳은 두 지역뿐. 왼쪽의 넓은 지역은 평양(인구 316만 명)이고 오른쪽의 아주 작은 하얀 점은 온천 휴양지로 알려진 평안남도 양덕이다.
서울의 바로 북쪽에서 한반도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얇은 빛의 띠는 길이 250km, 폭 4km에 이르는 비무장지대(DMZ)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4년 NASA가 공개한 한반도의 밤 사진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사진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것이다. 당시 1인당 전력 소비량은 남한이 1만162kW, 북한이 739kW였다.
우주에서 본 야간 조명 사진은 해당 지역의 경제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 시카고대 연구진은 20여 년간 지구관측위성 사진에 나타난 야간 조명의 밝기와 크기 변화를 토대로 경제성장률을 추정하는 연구를 진행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야간조명의 10% 증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내총생산(GDP)의 2.4% 증가를, 권위주의 국가에서는 국내총생산의 2.93.4% 증가를 반영한다. 연구진은 권위주의 국가에서 조명과 경제성장률 차이가 더 큰 것은 경제지표를 과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