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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족이기성명(書足以記姓名)
글은 이름만 적을 수 있으면 족하다는 뜻으로, 글공부는 모두 깊이 할 필요는 없고 앞으로의 실생활에 필요한 공부에 매진하라는 말이다.
書 : 글 서(曰/6)
足 : 발 족(足/0)
以 : 써 이(人/3)
記 : 기록할 기(言/3)
姓 : 성 성(女/5)
名 : 이름 명(口/3)
출전 :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
사람의 배움은 끝이 없다. 죽을 때까지 배우는 것을 그만 두지 말라고 선인들은 가르친다. 옥은 닦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모른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모두 학자가 될 수 없고 될 필요도 없다. 단지 '알아야 면장을 하지'란 속담대로 어떤 일을 하려면 당연히 그 방면의 실력을 닦아야 한다. 사람의 능력은 천차만별인데 자신이 해나갈 일에는 능통해야 한다는 말이다.
글은 기성명이면 족하다는 속담은 제 성과 이름만 쓸 줄 알면 된다는 이야기로, 글공부는 모두 깊이 할 필요는 없고 앞으로의 실생활에 필요한 공부에 매진하라는 뜻이다.
결코 배움을 경시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천보다는 학식이나 이론만 앞세우는 태도를 비꼬는 말로 쓰이거나 반대로 문치(文治)의 중요성을 망각하는 통치자의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로도 사용됐다.
이름 석자만 쓸 줄 알면 된다는 말은 공부에 찌든 학생들이 좋아할 이야기다. 하지만 이 말은 중국 초한(楚漢)의 쟁패전에서 통일 직전까지 갔던 항우(項羽)가 더 많은 사람과 대적할 수 있는 병법을 배우겠다며 한 표현이다.
전국칠웅(戰國七雄)의 하나였던 초(楚)나라의 명문 출신 항우는 무인의 핏줄을 이어받아 용맹을 떨친 사람이었다. 힘은 산을 뽑을 만큼 매우 세고 기개는 세상을 덮을 만큼 웅대하다는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에 들어맞을 정도였다.
항우는 어렸을 때부터 글을 배웠지만 자신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별로 공부에 뜻이 없었다. 숙부인 항량(項梁)이 이를 보다 못해 그를 불러 꾸짖었다. 아무리 출중한 힘을 가졌다고 해도 학문을 게을리 하면 정작 필요할 때 써먹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에 항우는 대답한다. '글은 이름만 쓸 수 있으면 족하고, 칼은 한 사람만을 대적하는 것이니 배울만한 것이 못됩니다. 저는 많은 사람과 대적할 수 있는 법을 배우겠습니다.'
書足以記姓名而已 劍一人敵 不足學 學萬人敵.
그 말을 듣고 숙부 향량은 병법을 가르쳤다. 항우는 그러나 병법을 통달할 정도까지 배우지 못하고 기고만장했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못 미치는 유방(劉邦)에 패했다. 사기(史記) 항우본기에 실린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사교육비가 해마다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미성년 자녀 양육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일전의 보도는 머리가 되든 말든 취미가 있건 말건 너도나도 공부를 시킨다는 이야기다. 자신 있는 분야를 잘 찾아 일찍부터 진로를 정해주는 교육제도가 더욱 절실하다.
▶️ 書(글 서)는 ❶회의문자로 书(서)는 간자(簡字)이다. 성인의 말씀(曰)을 붓(聿)으로 적은 것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글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書자는 ‘글’이나 ‘글씨’, ‘글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書자는 聿(붓 율)자와 曰(가로 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聿자는 손에 붓을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붓’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 ‘말씀’을 뜻하는 曰자가 더해진 書자는 말을 글로 적어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참고로 일부에서는 曰자가 먹물이 담긴 벼루를 표현한 것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그래서 書(서)는 성(姓)의 하나로 ①글, 글씨 ②글자 ③문장(文章) ④기록(記錄) ⑤서류 ⑥편지(便紙) ⑦장부(帳簿) ⑧쓰다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책 책(冊), 글월 문(文), 글 장(章), 문서 적(籍)이다. 용례로는 책 또는 경서와 사기를 서사(書史), 편지를 서신(書信), 글 가운데를 서중(書中), 남이 하는 말이나 읽는 글을 들으면서 그대로 옮겨 씀을 서취(書取), 책을 넣는 상자 또는 편지를 넣는 통을 서함(書函), 글씨를 아주 잘 쓰는 사람을 서가(書家), 글방을 서당(書堂), 글씨와 그림을 서도(書圖), 책의 이름을 서명(書名), 대서나 필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을 서사(書士), 글자를 써 넣음을 서전(書塡), 책을 보관하여 두는 곳을 서고(書庫), 남편의 낮은 말서방(書房), 책을 팔거나 사는 가게서점(書店), 이름난 사람의 글씨나 명필을 모아 꾸민 책을 서첩(書帖), 글씨 쓰는 법을 서법(書法), 유학을 닦는 사람을 서생(書生), 글방에서 글을 배우는 아이를 서동(書童), 글씨와 그림을 서화(書畫), 문서를 맡아보거나 단체나 회의 등에서 기록을 맡아보는 사람을 서기(書記), 글씨 쓰는 법을 배우는 일을 서도(書道), 책 내용에 대한 평을 서평(書評), 글자로 기록한 문서를 서류(書類), 책을 갖추어 두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방을 서재(書齋), 문자의 체제를 서체(書體), 책은 남에게 빌려주지 않는다는 서불차인(書不借人), 편지로 전하는 소식이 오고 간다는 서신왕래(書信往來) 등에 쓰인다.
▶️ 足(발 족, 지나칠 주)은 ❶상형문자로 무릎에서 발끝까지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발을 뜻한다. 한자(漢字)의 부수(部首)로 되어 그 글자가 발에 관한 것임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足자는 ‘발’이나 ‘뿌리’, ‘만족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足자는 止(발 지)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것이다. 그러나 足자에 쓰인 口자는 성(城)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止자가 더해진 足자는 성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사실 足자는 正(바를 정)자와 같은 글자였다. 그러나 금문에서부터는 글자가 분리되면서 正자는 ‘바르다’나 ‘정복하다’를 뜻하게 되었고 足자는 단순히 ‘발’과 관련된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足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발의 동작’이나 ‘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足(족, 주)은 소, 돼지, 양, 개 따위 짐승의 무릎 아랫 부분이, 식용(食用)으로 될 때의 일컬음으로 ①발 ②뿌리, 근본(根本) ③산기슭 ④그치다, 머무르다 ⑤가다, 달리다 ⑥넉넉하다, 충족(充足)하다 ⑦족하다, 분수를 지키다 ⑧물리다, 싫증나다 ⑨채우다, 충분(充分)하게 하다 ⑩만족(滿足)하게 여기다 ⑪이루다, 되게 하다 ⑫밟다, 디디다 그리고 ⓐ지나치다(주) ⓑ과도(過度)하다(주) ⓒ더하다, 보태다(주) ⓓ북(식물의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을 돋우다(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주) ⓔ배양(培養)하다(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두터울 후(厚), 짙을 농(濃), 도타울 돈(敦), 넉넉할 유(裕), 풍년 풍(豊), 발 지(趾), 남을 여(餘), 넉넉할 요(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손 수(手)이다. 용례로는 죄인의 발에 채우는 쇠사슬을 족쇄(足鎖), 발자국으로 걸어오거나 지내 온 자취를 족적(足跡), 발바닥이 부르틈을 족견(足繭), 바쳐야 할 것을 죄다 바침을 족납(足納), 무덤 앞의 상석 밑에 받쳐 놓는 돌을 족석(足石), 발바닥을 때림 또는 그런 형벌을 족장(足杖), 발뒤꿈치로 땅을 눌러 구덩이를 만들고 씨를 심음을 족종(足種), 발을 이루고 있는 뼈를 족골(足骨), 발자국 소리를 족음(足音), 발가락으로 발 앞쪽의 갈라진 부분을 족지(足指), 발의 모양 발의 생김새를 족형(足形), 발로 밟아서 디딤 또는 걸어서 두루 다님을 족답(足踏),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마음에 모자람이 없어 흐뭇함을 만족(滿足), 일정한 분량에 차거나 채움을 충족(充足), 손과 발로 손발과 같이 마음대로 부리는 사람을 수족(手足), 기관이나 단체 따위가 첫 일을 시작함을 발족(發足), 아주 넉넉함으로 두루 퍼져서 조금도 모자람이 없음을 흡족(洽足), 매우 넉넉하여서 모자람이 없음을 풍족(豐足), 스스로 넉넉함을 느낌을 자족(自足), 제 분수를 알아 마음에 불만함이 없음 곧 무엇이 넉넉하고 족한 줄을 앎을 지족(知足), 충분히 갖추어 있음을 구족(具足), 보태서 넉넉하게 함을 보족(補足), 어떤 장소나 자리에 발을 들여 놓음을 측족(廁足), 아랫사람이 웃사람을 공경하는 일을 예족(禮足), 머리와 발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수족(首足), 발 가는 대로 걸음을 맡김을 신족(信足), 발을 잘못 디딤을 실족(失足), 발 벗고 뛰어도 따라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능력이나 재질 등의 차이가 두드러짐을 이르는 말을 족탈불급(足脫不及), 흡족하게 아주 넉넉함을 족차족의(足且足矣), 넉넉하여 모자람이 없든지 모자라든지 간에를 족부족간(足不足間), 발이 위에 있다는 뜻으로 사물이 거꾸로 된 것을 이르는 말을 족반거상(足反居上), 발이 땅을 밟지 않는다는 뜻으로 매우 급히 달아남을 이르는 말을 족불리지(足不履地), 자기 자신이나 또는 자기의 행위에 스스로 만족하는 일을 자기만족(自己滿足), 발과 같고 손과 같다는 뜻으로 형제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깊은 사이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족여수(如足如手) 등에 쓰인다.
▶️ 以(써 이)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람이 연장을 사용하여 밭을 갈 수 있다는 데서 ~로써, 까닭을 뜻한다. 상형문자일 경우는 쟁기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❷회의문자로 以자는 ‘~로써’나 ‘~에 따라’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以자는 人(사람 인)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以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수저와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밭을 가는 도구이거나 또는 탯줄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하고는 있지만, 아직 명확한 해석은 없다. 다만 무엇을 그렸던 것인지의 유래와는 관계없이 ‘~로써’나 ‘~에 따라’, ‘~부터’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以(이)는 ①~써, ~로, ~를 가지고, ~를 근거(根據)로 ②~에 따라, ~에 의해서, ~대로 ③~때문에, ~까닭에, ~로 인하여 ④~부터 ⑤~하여, ~함으로써, ~하기 위하여 ⑥~을 ~로 하다 ⑦~에게 ~을 주다 ⑧~라 여기다 ⑨말다 ⑩거느리다 ⑪닮다 ⑫이유(理由), 까닭 ⑬시간, 장소, 방향, 수량의 한계(限界)를 나타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정한 때로부터 그 뒤를 이후(以後),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오래 전이나 그 전을 이전(以前),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그 뒤로나 그러한 뒤로를 이래(以來), 어떤 범위 밖을 이외(以外), 일정한 범위의 안을 이내(以內), 어떤 한계로부터의 남쪽을 이남(以南), 어떤 한계로부터 동쪽을 이동(以東), ~이어야 또는 ~이야를 이사(以沙), 그 동안이나 이전을 이왕(以往), 까닭으로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을 소이(所以), ~으로 또는 ~으로써를 을이(乙以), 어떠한 목적으로나 어찌할 소용으로를 조이(條以), ~할 양으로나 ~모양으로를 양이(樣以), 편안한 군대로 지친 적군을 침을 이일적로(以逸敵勞), 있는 것으로 없는 것을 보충함을 이존보망(以存補亡), 이것이나 저것이나를 이차이피(以此以彼), 횡포한 사람으로 횡포한 사람을 바꾼다는 뜻으로 바꾸기 전의 사람과 바꾼 뒤의 사람이 꼭 같이 횡포함을 이포역포(以暴易暴), 속담 새우 미끼로 잉어를 낚는다로 적은 밑천으로 큰 이득을 얻는다는 뜻의 이하조리(以鰕釣鯉), 사슴을 말이라고 우겨댄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기만하고 권세를 휘두름을 이르는 이록위마(以鹿爲馬) 등에 쓰인다.
▶️ 記(기록할 기)는 ❶형성문자로 记(기)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己(기; 굽은 것을 바로잡다, 좋지 못한 것을 바로잡다, 흩어진 것을 정리하는 일)로 이루어졌다. 뒤섞인 일을 정리하여 순서 있게 하다, 적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記자는 ‘기록하다’나 ‘외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記자는 言(말씀 언)자와 己(자기 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己자는 줄을 늘여놓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나’나 ‘자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외우거나 기억하는 행위는 어떠한 말이나 사건을 자신의 머릿속에 저장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記자는 ‘말(言)을 나(己)의 머릿속에 보관한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記자는 말을 머릿속에 기억한다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후에 뜻이 확대되면서 ‘기록하다’, ‘적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記(기)는 (1)어떤 말 다음에 붙어 어떤 사실을 적은 기록(記錄)의 뜻을 나타냄 (2)한문(漢文) 문체(文體)의 한 가지. 주로 사적(事蹟) 또는 풍경(風景)을 적은 산문체(散文體)의 글 등의 뜻으로 ①기록하다 ②적다, 쓰다 ③외우다, 암송하다 ④기억하다 ⑤표지(標識: 표시나 특징으로 다른 것과 구분함) ⑥경서(經書)의 주해(註解) ⑦문체(文體)의 한 가지 ⑧도장(圖章), 인장(印章) ⑨발어사(發語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록할 전(箋), 기록할 지(誌), 적을 지(識), 기록할 록(錄)이다. 용례로는 사실을 적은 서류 또는 사실을 적음을 기록(記錄), 지난 일을 잊지 않고 외어 둠 또는 그 내용을 기억(記憶), 신문이나 잡지 따위에 글을 쓰거나 엮어 짜냄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기자(記者), 무슨 뜻을 나타내는 표를 기호(記號), 문장으로 적음을 기술(記述), 문서에 기록하여 실음을 기재(記載), 사실을 적음 혹은 적은 글을 기사(記事), 장부 따위에 적어 넣음을 기입(記入), 이름을 적음을 기명(記名), 언어와 동작을 그대로 기록함을 기주(記注), 가벼운 잘못에 대하여 말로 나무라고 그 내용을 문부에 적어 둠을 기과(記過), 장부에 기록함을 기장(記帳), 거죽에 표시하여 기록함 또는 그런 기록을 표기(表記), 함께 아울러 적는 것을 병기(倂記), 사람의 일대를 기록한 것을 전기(傳記), 잘못 기록함 또는 그런 기록을 오기(誤記), 머릿속에 그대로 외어서 잊지 아니함을 암기(暗記), 글씨를 씀으로 강의나 연설 등을 할 때 그 말을 받아쓰는 일을 필기(筆記), 마음속 깊이 새기어 둠을 명기(銘記), 자기의 생활이나 체험을 적은 기록을 수기(手記), 특별히 기록함 또는 그 기록을 특기(特記), 무슨 표가 되는 기록 또는 그러한 부호를 표기(標記), 앞에 적힌 기록 또는 그 조목을 전기(前記), 본문 끝에 덧붙인 글 또는 뒷날의 기록을 후기(後記),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고 똑똑하게 잘 기억함 또는 그 똑똑한 기억을 강기(强記), 낱낱이 따로따로 기입함을 단기(單記), 단순히 책을 외기만 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학문을 기문지학(記問之學), 한 붓으로 일을 기록할 수 없음을 일필난기(一筆難記), 자기 한 몸이 처해 있는 주위에서 일상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적은 수필체의 글을 신변잡기(身邊雜記), 널리 사물을 보고 들어 잘 기억하고 있음을 박문강기(博聞强記), 뚜렷이 드러나게 큰 글씨로 쓰다라는 뜻으로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 함을 대서특기(大書特記) 등에 쓰인다.
▶️ 姓(성 성)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계집 녀(女; 여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生(생, 성)으로 이루어졌다. 어떤 집 여자(女子)로부터 태어난 같은 혈족의 이름, 나중에 집안 이름 곧 성(姓)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姓자는 ‘성씨’나 ‘백성’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姓자는 女(여자 여)자와 生(날 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生자는 초목이 올라오는 모습을 그린 것을 ‘날 것’이나 ‘태어나다’라는 뜻이 있다. 生자와 女자로 이루어진 姓자는 ‘태어남(生)은 곧 여자(女)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뜻이다. 고대 인류가 모계사회를 근간으로 시작됐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모계사회에서는 여자만이 姓을 가질 수 있었고 자신의 성은 딸아이에게 대물림됐다. 이는 생식 능력이 있던 여성이 신성시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이 낳은 글자가 바로 姓자이다. 그래서 姓(성)은 출생(出生)의 계통(系統)을 나타내기 위하여 이름 앞에 붙이는 칭호(稱號). 곧 한 혈통(血統)을 있는 계레붙이의 일컬음. 아버지에게서 자식에게 전해져, 한 겨레붙이와 다른 겨레붙이가 구별됨. 이름 위에 붙임. 곧 김(金), 박(朴), 이(李) 등의 뜻으로 ①성(姓), 성씨(姓氏) ②백성(百姓) ③겨레, 씨족(氏族) ④아들, 낳은 자식(子息) ⑤타고난 천성(天性)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성과 이름을 성명(姓名), 성을 높여 부르는 말을 성씨(姓氏), 성명의 경칭을 성함(姓銜), 남의 성명을 높이어 이르는 말을 성함(姓啣), 성을 나타내는 글자를 성자(姓字), 동성의 족속이나 성이 같은 일족을 성족(姓族), 일반 국민으로 관직이 없는 사람들을 백성(百姓), 다른 성을 이성(異姓), 한 씨족이나 동족 또는 같은 성이나 성씨가 같음을 동성(同姓), 아버지의 성씨를 부성(父姓), 성을 고침을 개성(改姓), 각기 다른 성이나 여러 성을 각성(各姓), 대역죄를 저지른 사람을 부를 때 그 성은 빼고 이름만을 부름을 거성(去姓), 흔하지 않은 썩 드문 성을 벽성(僻姓), 집안이 번성한 성을 대성(大姓), 고치기 이전에 가졌던 본디 성을 본성(本姓), 딴 성씨를 가졌던 사람이 본디의 성씨로 되돌아 감을 복성(復姓), 나라의 왕조가 바뀜을 역성(易姓), 양자를 맞아 계통을 이음을 계성(繼姓), 그 지방에서 문벌이 좋고 세력 있는 성을 호성(豪姓), 성명을 알지 못함을 성명부지(姓名不知), 성이 다른 남자와 여자가 혼인을 하는 일을 이성지합(二姓之合), 같은 성에다 같은 관향 또는 성도 같고 본도 같음을 동성동본(同姓同本), 성이 같은 사람끼리는 혼인을 아니함을 불취동성(不娶同姓) 등에 쓰인다.
▶️ 名(이름 명)은 ❶회의문자로 夕(석; 초승달, 어두움)과 口(구; 입, 소리를 내다)의 합자(合字)이다. 저녁이 되어 어두우면 자기 이름을 말해서 알려야 했다. ❷회의문자로 名자는 ‘이름’이나 ‘평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名자는 夕(저녁 석)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夕자는 초승달을 그린 것으로 ‘저녁’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요즘이야 한밤중에도 사물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밝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어두운 저녁 저 멀리 오는 누군가를 식별하기 위해 이름을 불러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名자이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그래서 名(명)은 (1)이름 (2)숫자 다음에 쓰이어 사람의 수효를 나타내는 말 (3)사람을 이르는 명사의 앞에 붙어서 뛰어난, 이름난, 훌륭한, 우수한 또는 무엇을 썩 잘 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이름 ②평판(評判), 소문(所聞) ③외관(外觀), 외형(外形) ④명분(名分) ⑤공적(功績) ⑥글자, 문자(文字) ⑦이름나다, 훌륭하다 ⑦이름하다, 지칭(指稱)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일컬을 칭(稱), 이름 호(號)이다. 용례로는 세상에서 인정 받는 좋은 이름이나 자랑을 명예(名譽), 명목이 구별된 대로 그 사이에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나 분수를 명분(名分), 사물이나 현상을 서로 다른 것 끼리 구별하여 부르는 이름을 명칭(名稱), 세상에 떨친 이름을 명성(名聲), 이름이나 주소나 직업 따위를 죽 적어 놓은 장부를 명부(名簿), 형식 상 표면에 내세우는 이름이나 구실을 명목(名目), 성명과 해당 사항을 간단히 적은 문건을 명단(名單),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승(名勝), 명분과 의리 또는 문서 상의 이름을 명의(名義), 이름난 의원이나 의사를 명의(名醫), 일년 동안의 명절날과 국경일의 통칭을 명일(名日), 뛰어나거나 이름이 난 물건 또는 작품을 명품(名品), 이름이나 직위 등을 적어 책상 따위의 위에 올려놓는 길고 세모진 나무의 패나 문패 또는 명찰을 명패(名牌), 잘 다스려서 이름이 난 관리를 명관(名官),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소(名所), 이름과 실상이 서로 들어맞음을 명실상부(名實相符), 이름난 큰 산과 큰 내로 경개 좋고 이름난 산천을 명산대천(名山大川), 남의 명예를 더럽히거나 깎는 일을 명예훼손(名譽毁損),이름은 헛되이 전해지는 법이 아니라는 뜻으로 명성이나 명예가 널리 알려진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명불허전(名不虛傳), 명성이나 명예란 헛되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명불허득(名不虛得)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