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매일]겨울철 재난 대책, 손 놓고 있을 때 아니다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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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매일] <사설> 겨울철 재난 대책, 손 놓고 있을 때 아니다

 지난 주말 울산지역에 초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에다 중국에서 넘어온 황사까지 겹쳐진 결과다. 비ㆍ눈이라도 내리면 미세먼지 막이 조금은 해소될 텐데 그런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주말쯤 비 소식이 있다곤 하지만 그도 두고 봐야 한다. 게다가 시민들의 눈과 귀가 온통 먹고사는 일에 쏠려있어 겨울철 재난 대비는 뒷전이다. 재난은 항상 이런 허점을 노린다. 이럴 때 산불이 나면 그대로 뒤통수를 맞는다. 이럴 때 대형 산불이 발생하거나 갑자기 폭설이 쏟아지면 어쩔 건가. 


 울산지역에 아직 눈이 내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더 위험하다. 태무심하다가 갑자기 폭설이 내리면 도시 기능이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12월28일 울산에 6.7cm의 눈이 내리자 도시 일부가 마비됐다. 통상 5cm 이상의 눈이 내린 건 대개 2월이었기 때문에 방심했던 게 화근이었다. 예상치 않은 시기에 눈이 내리자 행정력이 허둥댔고 제설대책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2011년 2월14일에는 21.4cm의 눈이 내려 학교와 기업이 휴업, 휴무에 들어가야 했다. 그 전날 기상대가 울산지역에 1~5cm 정도의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 정도쯤이야 하는 지자체와 시민들이 이를 대수롭잖게 여겼다. 눈이 흩뿌리는 수준일 것으로 예단했는데 폭설이 내려 된통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지난해 울주군 지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3건이나 발생했다. 울주군 온산읍 삼평리에서, 청량읍 율리에서, 서생면 나사리 일원에서 산불이 나 임야를 태웠다. 다행히 강풍이 불지 않은데다 낮 시간대에 발생해 진화가 쉬웠다. 하지만 지난 2013년 3월 언양 산불 당시처럼 야간시간대에 강풍까지 몰아쳤다면 이들 산불도 예상외로 크게 번졌을 것이다. 2021년 청량읍 웅촌면 산불 당시에는 강풍 때문에 불길이 크게 번져 임야 120ha가 소실됐다. 


 겨울철 재난대책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울산시가 속절없이 당해야 했던 폭설ㆍ산불 재난들을 돌이켜보면 `설마`하며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재난 사건이 터지고 난 뒤 人災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재난들은 마치 인간을 시험이라도 하듯 우리가 허점을 보이는 구석을 파고든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모든 사람들이 한 곳에 매몰돼 있는 만큼 겨울철 재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일이 터지고 난 뒤 책임소재 따지고 뒷북 대책 세우는 상황은 이제 더 이상 없어야 한다. 혹한ㆍ산불ㆍ폭설 대비책은 물론 예상 밖의 요소까지 점검해 빈틈없이 살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