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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쭉빵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방금 막 정회원됐다 반겨줘라
여기는 유명 카페 프랜차이즈
1층만 있지만 30평은 됩니다 넓어요
그러나
이 시국엔 인건비를 아껴야 하므로 사장은 당신 혼자만을 채용했습니다
그래요
당신은 혼자 일해야 합니다
일단 휘핑이 두 통 정도 있는 걸 냉장고를 열어 확인한 당신.
휘핑가스통을 보면서 문득 감상에 젖습니다.
아... 저거 조립하는 거 배울 때 얼마나 무서웠는지...... 인수인계자들 열이면 열 다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고 안 그러면 이 주방이 온통 휘핑의 나라가 될 거라고.........신신당부하던 그때.
휘핑을 내가 채우지 않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건만 음료 다섯잔이면 한 통이 쓱싹 비워지고, 손님이 "휘핑 많이 주세요 ^0^" 하면 네에~ 하고 신나서 탑 쌓다가 ㅇㅏ 맞다 휘핑 얼마 안 남았던데, 하고 문득 소름이 끼치던 순간.
하여튼 전근무자가 친절하게 바쁠 걸 예상하고 두 통이나 만들어주고 갔으니 다른 일부터 찾아봅시다.
돔뚜껑 일자뚜껑 긴빨대 작은빨대 뜨거운빨대 스푼빨대 펄빨대 다 없음 컵도 좀 없음.
당연히 창고로 뛰어들어가서 갖고 나와야 함 부시럭부시럭 이것저것 채워놓을 것을 찾는 당신.
이런 건 바빠지기 전에 해야합니다. 일단 바빠졌는데 컵뚜껑 찾느라고 창고까지 뛰어다닐 수가 없음.
-딸랑
"어서오세요~"
"아 저 기프티콘 쓰려고 하는데요 이거 얼만가요???"
"12900원입니다~ 금액 동일하게 메뉴 선택해주셔도 되고, 금액 오바해서 메뉴 선택해주셔도 돼요. 차액은 따로 내시면 되고요!"
"어.. 저 그럼 쉐이크 3잔 하고요... 빙수... 하나 하고요.... 플랫치노 2잔하고....."
그 순간. 당신은 등 뒤로 식은땀이 배어나기 시작한다. 믹서기는...한 대 뿐이다.
"ㅇㅓ...어....네.......그리고요?"
"아 그리고 이따 다 먹고 빙수 포장해서 갈 건데 그건 미리 시켜놔야 되나요???"
"아...저희 빙수는 아이스팩 제공해드리긴 하는데 이게 결정이 굵은 얼음이 아니어서 진짜 빨리 녹아요 눈꽃 빙수여서..."
"아 그건 괜찮아요^^"
"ㅎㅎ 네......... 어 그럼 지금 계산해주시고 이따 가시기 한 10분쯤 전에 말씀해주시면 시간 맞춰서 만들어드릴게요~"
"네~"
놀랍게도 옆건물 2층이 설빙이다. 이건 다 설빙 때문이다. 빙수 가게가 떡볶이 피자 같은 걸 하고 있으니까 사람들이 카페에서 빙수를 먹는 거다. 설빙이 나쁜 거다.
당신은 허겁지겁 냉동고로 달려가 빙수 재료를 와다다다 꺼내놓는다. 베이스 포션 두 개와 연유, 초콜릿, 소스, 콩가루, 견과류 등등... 그나마도 미리 소분해놓는 시스템이라 망정이지 하나하나 꺼내서 해야되는 거면 정말 눈물이 났을 거다.
평소에 시간도 없는데 소분 해놓으라고 할 때마다 투덜대기 바빴는데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 사장님은 현명하다.
이와중에 쉐이크에 들어갈 베이스도 냉동고에 있다. 그것도 꺼내야 된다. 잠깐만 쉐이크가 몇 잔이었지..... 그럼 베이스도 3팩 꺼내고.... 플랫치노에 샷이 들어가니 샷도 뽑아야 한다.
일단 믹서기에 얼음을 반컵 집어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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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진정해 포스야........
"저 혹시 빙수 언제 나오나요????"
"아 금방...금방 나옵니다! 얼음 금방 갈아요 ㅎㅎ 잠시만ㅇ..,"
"저 그러면 베이커리도 주문하려는데요,"
"....네?"
"네?"
"네네..주문하셔요..! 아 저 근데 베이커리 저희 저기 오오븐을...오븐을...."
그만 목이 메여버리고 만 당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네??"
"저희 오븐을 예열해야돼서요... 이게 베이커리를 냉동보관하다보니까 해동도 해야하고 오븐도 예열을 해야 해서...."
=안 시키면 안 될까요 바로 옆건물 1층이 뚜레쥬르입니다 ㅜ ㅜ 맞은편은 파리바게트고요 ㅠㅠ
"아 괜찮아요!^^ 천천히 해주셔도 돼요~ 어~ 허니브레드 하나고요, 휘핑 많이 올려주세요~~"
그럼 혹시 1시간 후까지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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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그럼 계산해드릴게요...^-^..."
-치익. 삐삐삐삐삐삐삐...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용지 부족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용지 어딨어....
용지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손님은 영수증 안 주셔도 된다고 돌아갔고 당신은 서둘러 사장에게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네 사장님! 저 혹시 영수증 용지...네네.... 아 여기 없으면 없어요? 네....아 옆에서요? 알겠습니다~"
반대쪽 옆건물 한솥 도시락에서 용지를 빌려(?)와야 한다. 일단 저 용지 기계 새끼는 용지 새로 채워줄때까지 소리를 멈추지 않으므로 일단 저새끼부터 입다물게 해야한다. 달려라 당신....!
막 문으로 달려나가는 당신 앞에 6명이 되는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난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는 음~~~ 슬러시같은 게 좋은데~~~~ 당신은 갈등한다. 한솥으로 달려가야 하는가, 주문 먼저 받아야 하는가.... 주문을 받아도 용지가 없으면 끝장이다. 배달의 민족 주문용지도 안 나오면 안 된다. 배달 주소지를 기사님에게 건네줘야 하니까.... 그럼 일단 한솥으로 달려가야 한다...!
한솥 사장님에게 영수증 용지를 강탈하다시피 하고 다시 가게로 달려온 당신은 재빨리 영수증 용지를 바꿔끼고 주문을 받는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문 도와드릴게요!!!"
"아....저희 아아 3잔이랑요. 아 하나는 큰 걸로 할게요. 아 그리고 샷도 추가요. 너는? 너 시럽 넣었나? 아 오키오키 저 그러면 한 잔에는 시럽도 넣어주세요. 네. 몇 번?? 3번? ㅁㅊ놈아ㅋㅋㅋ 그럼 아메를 왜 마셔ㅋㅋㅋㅋ 하여튼 ㅈㄴ 특이해ㅋㅋㅋㅋ 아메 맛이 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그렇게 주세요ㅋㅋㅋㅋ 야!! 니넨 안 골라??? 어 ㅋㅋㅋ 뭔데? 흑당? 넷 다 흑당이야? 아 달고나도 하나? ㅇㅋㅇㅋ ㅋㅋㅋㅋㅋ 흑당 펄 들어간 거 라떼로 4잔하고 달고나라떼도 하나요ㅋㅋㅋㅋㅋ 펄 많이 주세용~~"
"...네!!!"
배달의민족 주문...배달의민족 주문.........
이와중에도 배달의 민족 타령은 죽지 않는다. 승인완료를 누르고 시간을 40분짜리로 누른다. 당신은 해낼 수 있다. 해낼 수 있다.
[ 눈꽃 얼음 빙수 3개 (망고/초코/팥) +팥 추가 1000
카페 프라푸치노 (L size) +샷 추가
카페 프라푸치노 (M size) +자바칩 추가
민트 프라푸치노 (M size) +휘핑 추가
주문 요청: 민트 프랖에 휘핑 많이요]
아니...........당신은 해낼 수 없다.....
머릿속은 이미 텅 비어버렸으나 누구의 의지인지 알 수 없게 몸은 움직인다. 냉동고로 달려가 허니브레드 토스트와 펄 4팩을 꺼낸다. 손님에겐 미안하지만 펄은 팩으로 양이 정해져있어서 당신이 많이 주고싶다고 많이 줄 수 있는 게 아니다. 펄 추가를 하면 되는데......바쁘니까 안내를 생략해버린 당신이다. 죄책감이 당신의 마음을 옥죄어온다.
대략 당신의 머릿속이 이렇게 변해버린다.
그래도 어쨌든 당신은 침착하게 오븐을 220도 6분으로 맞춰서 예열해놓고 허니브레드를 전자레인지에 넣어 해동시킨다.
빙수 그릇을 여러 개 꺼내서 각종 포션을 빙수 기계에 넣고 갈기 시작한다. 머리가 뒤죽박죽이어도 손만 빠르면...... 그래 내 손만 믿으면....!!
믹서기에 갈아놓은 음료를 꺼내서 컵에 붓고 믹서기를 재빨리 뜨거운 물로 헹군다. 다시 각종 재료를 다 때려붓고 기기에 연결해 갈아낸다.
해동이 얼추 끝난 토스트를 집어다가 바둑판식으로 칼집을 내고 냉장고에서 버터를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눈물이 날 것 같은 이 상황에 또 배민 주문이다. 어디선가 류승룡의 목소리가 당신의 귓전을 때린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어떤 민족인지 알고싶지 않았다.
그래도 뭘 주문했는지는 알아야 하기 때문에 메뉴를 살핀다. 다행히 빙수는 없다. 아이스티와 커피...심지어 콜드브루다. 누군지는 몰라도 감사하다. 콜드브루라니........ 오늘 내일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당신은 서둘러 빙수를 꾸며내고 그 위에 휘핑을 두른다. 동시에 믹서로 갈아냈던 음료 위로도 휘핑을 마구 짜낸다.
-푸쉬이이이이이익...뿌작뿌작뿌작...퓌....
ㅇㅏ ㅁㅊ 아직 세 번 밖에 안 짰는디 휘핑 한 통을 다 썼다 ㅅㅂ
다행히 신에게는 아직 한 통이 더 남았습니다.....!
새 휘핑 통을 꺼내 와다다다 흔든 뒤에 샥샥 두른다. 역시 새 휘핑 뽑아낼 때가 제일 손맛이 좋다...!
크으으으으으 맛있겠다
그러나 당신은 간과하고 있었다. 그 휘핑 한 통으로는 빙수 5개의 위와 민트 프라푸치노에 나가야 하는 추가된 휘핑 컵과 허니브레드 위에 올려야 하는 휘핑과 방금 새로 들어온 3개의 라떼 위를 모조리 장식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결국, 우려하던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푸쉬이ㅣ이이ㅣ 뿌룩뿌룩.....shhhhhhhhhhhhe's gone.
"......!!!!!!!!!!!"
x됐다.
당장 빙수 나가야 되는데 휘핑이 또 말썽이다.
빙수가 실시간으로 녹고 있어서 휘핑을 다시 만들기에는 시간이...존나 에바쎄바오지는데 그래도 나가야되는 걸 안나갈 수는 없으니까 일단 빙수를 그릇째로 정신없이 냉동실에 넣는다.
저울을 가져오고 냉장고에서 휘핑액을 꺼낸다.
으악 시발 아까 다 쓴 휘핑통이 아직 설거지가 안 되어있다... 당신은 다짜고짜 뜨거운 물을 틀어 설거지부터 시작한다. 마지막 남은 가스까지 다 짜내고 휘핑 뚜껑을.... 뚜껑을 ㅇ....
ㅇㅏ ㅅㅂ 누가 이렇게 꽉 닫아놓은 거야 아 아 ㅇㅏ ㅇ ㅏ !!!!!!!!!!!!
괜찮다 괜찮다 아직 바쁜 거 아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유노윤호의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저기요! 저희 음료 언제 나와요~?"
놀랍게도 그 어떤 진상 손님도 없었건만........ 알바가 처참하게 망하는 순간이다..............
문제시 퇴사
개바쁠때 꿀팁 프라푸치노나 생과일주스 존나 종류별로 시키면 지금 과일이랑 파우더 다품절돼서 한종류밖에 없다고한담에 갈아야하는메뉴 한종류로 다 몰기,,,
한번에 3개씩 갈아서 나눠담고 안닦고 계속갈아도 되니까..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실소나옴.. 시발.. ㅋㅋㅋㅋ...
둘이 해도 눈물 나는 상황인데 혼자 어떻게 해 ㅅㅂ
ㅅㅂ 배민 존나싫어ㅠ 저 소리 노이로제 걸릴거같아 바빠죽겠는데 음료 종류별로 들어오면 개빡치고 또 라이더 새끼들 시간 ㅈㄴ안지켜 분명 젤 긴 시간으로 잡아뒀는데 지맘대로 일찍 와서 기다리고 있고 마음 조급해져서 정신없어지고 어휴
ㅇㅈ 그리고 그래서 실수라도 하나 하면 배민리뷰테러함 ㅋㅋㅋㅋ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