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수-행안-통일부 등 차관 인사 임박… 尹, 국정장악 고삐
‘국정철학 아는 인사’ 부처배치 검토
대통령실 비서관들 차관 임명 거론
尹, 인사라인에 “준비하고 있으라”
총선출마 따른 장관교체 가능성도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대통령이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행정안전부, 통일부 등 부처 차관을 대거 교체하는 내용을 담은 인선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이번 차관 인사에는 부처에서 파견돼 대통령실에 근무 중인 대통령비서관들을 차관에 임명하는 케이스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국정 철학을 이해한 참모들을 부처로 내려보내 장악력을 높이고 집권 2년 차 개혁 드라이브를 이어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尹 차관 인사로 “국정 다잡기”
윤 대통령은 5일 재외동포청을 개청하고 국가보훈부를 출범시키며 현 정부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아울러 최근 면직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지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며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초 이번 주 차관 인사와 신임 방통위원장 지명을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지만 다소 미뤄질 수도 있는 분위기도 있다”며 “인사 검증 수요에 더해 추가로 추천받는 인사들도 있어 이번 주가 아니라 다음 주로 발표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장관 교체 범위를 일단 최소화하는 가운데 다수의 차관 인사로 ‘국정 다잡기’에 나서려는 것”이라며 “일부 부처는 1, 2차관 두 명을 모두 바꿀지 1명만 바꿀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차관 교체 대상 부처로는 국토부, 해수부, 행안부 외 기획재정부, 통일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무조정실도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부처 출신을 비롯해 현재 대통령실에 근무 중인 비서관급 인사들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차관으로는 국회 출신의 대통령실 비서관이 유력 후보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처 실장급에서 대통령실로 파견 온 비서관의 경우 차관으로 승진해 본 부처로 돌아가는 인사도 검토되고 있다. 행안부 차관에는 행안부 관료 출신인 서승우 대통령자치행정비서관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 와 윤 대통령의 스타일, 국정 철학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들이 차관으로 임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에 오래 근무해 국정 철학과 대통령의 스타일을 아는 인사가 차관으로 가면서 부처 장악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평소 대통령실을 각 부처에서 가장 실력을 갖춘 인사들로 구성하고, 이들이 명예롭게 부처로 돌아가는 모습을 이상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 尹 “만반의 준비 하고 있으라”
관건은 향후 교체될 장관과 대통령실 개편 규모다. 일단 차관급을 교체한 뒤 총선 출마 수요 인사 등과 맞물려 대통령실과 개각 수요를 순차적으로 소화할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여의도 복귀를 희망하고 있어 장관 교체가 조금 일찍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어느 시기에 어느 규모로 개각할지 마음을 정하지 않았지만 인사 담당자들에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안다”며 “언제든 개각할 수 있도록 인사자료를 만들어 놓고 개각을 결정하면 바로 검증이 끝난 후보들의 자료가 대통령에게 보고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면 언제든 개각과 대통령실 개편이 가능한 상태로 준비해 두라고 당부했다는 뜻이다.
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