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상도 말로 보는 갱상도 말
글/빌려옴
갱상도 말에 대해서 갱상도 버전으로 함 말해볼라 카이, 갱상도 님들이야
머 빤 하시겄지만, 다른 지방이나 해외 계신 분들한테는 좀 애러불란지
모르겄습니더. 하지만도, 요짐은 사투리 연구들을 언캉 많이들 해 쌓으니
택도없이 몬 알아듣는 사태로까지야 가겄능가 라꼬 쪼깨이 팬하이 맘 묵꼬
시작해 볼라캅니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지방 사투리를 대략 다섯 개 덩거리로 나눈다 캅니더.
(1)관서 방언=평안도 사투리=고구려 방언
(2)호남 방언=전라도 사투리=백제 방언
(3)영남 방언=경상도 사투리=신라 방언
(4)관북 방언=함경도 사투리=옥저 방언
(5)중부 방언=경기도 사투리=혼성 방언
요 우 (3)에 있는 영남 방언 카는 기 바로 갱상도 말이지예. 이 말은 신라
옛 땅을 중심으로 해가꼬, 갱상남북도와 강원도 일부, 그라고 주문진 이남,
전라남도 해안 일대에 보급되었다 카능기라예.
자, 그라모 갱상도 말의 특색이 먼지 알아 보까예?
먼지, 소리가 바끼가꼬 갈라진 경웁니더.
지끔은 안 씨는 모음 「·」(이거 ‘아래 아’ 라 카는 깁니더.) 에 대해서
수태기 말이 많지만, 대체로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일부 그라고 갱상남도
대부분과 함갱북도 북부에서는 'ㅗ' 로 댓다 이카네예.
<예를 들자카모>
( )→ 팔 → 폴
( )→ 파리 → 포리
( )→ 말 → 몰
*** 미안합니더, '아래 아 '가 자판에 안 묵히네예
역시 지끔은 안씨는 옛 자음(△) 경우는 대체로 호남과 영남과 관북 지방에서는
'ㅅ' 으로 변했다 캅니더.
<예를 들자카모>
가을 → 가슬 (가실)
겨울 → 겨슬 (겨실,져실)
가위 → 가새
자음 받침 「ㅂ」은, 대체로 영남과 관북 지방에서는 「ㅂ」으로, 그 밖에
지방에서는 「우」로 변했다 캅니더.
<예를 들자카모>
덥다.더워서.더운 → 덥다.더버서.더븐
곱다.고와서.고운 → 곱다.고바서.고븐
맵다.매워서.매운 → 맵다.매버서.매븐
이런 말이 수드리빽빽합니더. 춥다,덥다,찹다,뜨겁다,맵다,짭다,싱겁다,밉다,
곱다,더럽다, 반갑다, 애처럽다, 보드랍다, 섧다, 새첩다, 앵꼽다, 소잡다,
개잡다, 헤꼽다, 무굽다 등등 예,
휘유~
담은 말하는 방식을 함 보까예?
처째, 여러 말끝에 상대를 높여서 묻는 의문토로「는(능)기오」, 「ㄴ 기오」
를 씹니더. 갱남, 특히 부산 쪽에서는 「~지예」도 많이 씨고 있는 거 아시지예?
웃사람이 아닌 경우는 「와, 만다꼬 ~노」와 같은 강한 의문형이 잘 씨이기도
하고 예.
<이우지 할배하고 하는 대화 함 보까예?>
할밴기요, 아즉은 잡샀는기요?
으이, 진작에, 너거는?
예, 여도 막 묵을라카는 중이지예.
만다꼬 그리 늦었노?
새복에 마느래하고 머 쫌 한다꼬 예
그래, 해뜨모 더버서 암껏도 몬하지그리
근데 먼 일 했노
다음,
접속(接續)사로 「와」,「과」를 「캉」으로 쓰는 거 정도는 다 아실낍니더.
<예를 들자카모>
소와 말과 → 소캉 말캉
너와 나와 → 니캉 내캉
인자 낱말들을 살피 보입시데이
할배, 할매, 아부지, 어무이(옴마), 새이, 누우, 아버이, 아주무이, 아, 일마,
절마, 글마, 야, 자, 가, 가시나, 머스마, 쌍디, 문디, 버버리, 걸배이, 고매,
물고매, 놈패이, 멋재이,,,,,,,,,
근데, 역시 갱상도 말의 뽁딱한 맛은 사정없는 압축성(?)에 있다 카는 거 아입니꺼.
여기 → 여, 저기 → 저, 거기 → 거, 등과 같이 과감히 꼬리를 짤랐뿌는가 하면
이것이 → 이기, 저것이 → 저기, 그것이 → 그기, 문둥이 → 문디, 단단히 → 단디
등과 같이 두 발음단위를 한 단위로 간략화했뿌기도 하고
또 '내 것, 네 것, 자기 것' 이 '내 꺼, 네 꺼, 지 꺼' 로 잠시 변화되는 틈을 타,
'내 꺼(이)다' 를' 내끼다', '네 꺼(이)다' 를 '니끼다', '지 꺼(이)다' 를 '지끼다'
로 콱 뭉치뿌립니더.
서울 지하철 안, 시끌벅적한 갱상도 아지매들한테 서울 아재가 가서 부탁했다
카지요. ‘좀 조용히 합시다 아주머니들’ 그라이까 대반에 한 아지매가 돌아서서
혼차 투덜거릿다 카는 말씸,
“문디, 여가 다 지끼다 이기가? ”이 한 마디를
“문둥이, 여기가 다 자기 것이다 이것이야? ”하고 비교해 보이소, 울매나 날씬하고
율동감 있기
쭐아 놓았는지, 알 만 하시지예?
유명한 '가가 가가?' 의 '가' 는 '그 아' 의 줄임인 데, 거다가 '아' 는 다시
'아이'의 줄임 아입니꺼. 그라모 대반에 야 → 이 아이, 자 → 저 아이 라 카는
걸 아시겠지예? 인자‘야가 가가?’(이 아이가 그 아이냐?)정도 응용은 수울케
할 수 있게됐을 낍니더.
그라고,
'왜' 와 같은 쫌 발음이 애러븐 이중모음은' 와' 와 같이 비교적 수분 이중모음으로,
'뭐' 와 같은 이중 모음은 그냥' 머 '와 같은 단모음으로 바까뿌기도 하고
(경 → 갱, 규 → 구), 이어 지는 말에서는 모음 하나 정도는 간단히 빼 무웃뿌기도
합니더.
몰래 카메라인지 먼지 하는 '이갱구', 이 사람 원래 이름이 '경규' 지예. 카지만
갱상도 사람들은 다 '갱구' 라 카지 '경규' 라 몬 캅니더. 특히 ‘의’와 같은 발음,
갱상도 사람 참 애러버 합니더.
‘부산의 상징은 오륙도다’ 이 문장 함 읽어 보이소. 부산 사람들 열에 열은
‘부산에 상징은 오룩도다’ 와 잘못댄나? 이칼낍니더.
‘야가 머라카노?’ 는 ‘이 아이가 뭐라고 하노’ 인데 ‘뭐라고 하노’에서
‘머라ㄱ하노’ 로 그래서 ‘머라카노’ 로 단순화 압축시키뿌는 순서지예.
이러한 맥락에서 잘 쪼라진 대화를 함 살피보입시데이.
할밴교 → 할아버지 오셨습니까?
이냐 → 오냐 그렇다
저짜 저기 누고? → 저기 있는 저것이 누구인고?
친구아인교 → 친구입니다. (모르셨군요)
어데 누고 → 어디에 사는 누구인고?
고다꾜 쏵 샘 →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
딸임더 → 딸입니다
아 자가가가 → 아 저 아이가 그 아이구나
일로 오라캐라 → 이리로 오라고 해라
갱자 이라바라 → 경자씨 이리로 와 봐요
먼교 할배 → 왜 그러시는데요 할아버지
니 야캉 존나 → 너하고 이 아이하고 사랑하나
언지예 → 별로 아닙니다
그라모 만다꼬 → 그러면 뭐 하려고
너머 처이가 여왔노 → 남의 집 처녀가 여기 와 있는고?
할배 쫌 → 할아버지 제발 좀 (그러지 마세요)
알따 문디 자슥 → 알았다 사랑스러운 놈
니끼든 자끼든 → 너의 것이든 저 아이의 것이든
단디 챙기라 갈란다 → 야무지게 챙겨라 나는 가야겠다
할배 여 지패이 → 할아버지 여기 지팡이 가지고 가세요
어 인도라 → 아 이리 다오
할배 다리는 예 → 할아버지 다리는 (아픈데 없구요?)
안주꺼정 괘안타 → 아직까지는 괜찮느니라
댕기가이소이 →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이냐 → 오오냐
쌔기 드가라 → (너희들은) 얼른 들어가거라
한마디로 근사하다 아입니꺼
그 꺼지는 좋은 데 사실 갱상도 사람들 참 무뚝뚝타 안 카등기요?
짧고 뭉툭해도 정이 있심더
아즉에 말 한마디 없이 출근, 저녁에 퇴근해 가꼬 만난 부부간의 대화라 카능기
"밥도“
“아는”
“자자”
이 세 마디라 카이 말 다했는기라요?
어델 댕기로가도 갱상도 사람들은 서울 사람 맹키로 마느래하고 다정하게 걷는
꼬라지를 몬 보지예. 남자는 여자를 뒤에 두고 멀찍이 앞서 가기 때문에 참
인정머리없이 보이기도 합니더. 그러나 머 그러타캐서 갱상도 남자들이 여자에
대해 전혀 배려를 안 하는 건 아입니더.
가끔씩 지 혼자 너무 멀리 가서 여자가 몬 따라오모 뒤를 보고 "빨리 안 오고
머하노" 카믄서 여자를 기다려 준다 아입디꺼. 그라이 "빨리 안 오고 머하노"는
상대를 머라카는 부정적인 표현이 아이라 “빨리 온나, 니 안오모 나도 안간다”
카는 마음의 정이 강하게 표현된 어법인기라예 ( 이 카모 오데 근지럽지는 않지예? )
다시 말해, 쭈라고 쭈란 말로 표현되는 그 말 안에는 말보다 더 은근한 정이 있다
이깁니더.
갱상도 말 박력있심니더이
대기 오래전 ㄷ일보가 군부독재의 압력으로 광고를 실을 수 음께 되고, 그 땜에
신문사가 재정위기에 몰맀을 때, 애독자들이 성금으로 광고를 내던 때가 있었습니더.
지끔도 기억나는 그 시절, 부산에서 밨던 저항성 광고 문구, 함 보이소.
“ 와이카노 ” → “ 왜 이렇게 하니 ”
“ 이칼라카나 ” → “ (꼭) 이렇게 해야겠니 ”
“ 그카지마 ” → “ 그렇게 하지 마 ”
멋있고 박력있지예?
앗따 인자 고마할랍니더.
우리 부갱방, 그라고 우리 ‘머믄 자리가 아름다분’ 카페 모든 님들 추석 맹절
잘 새시고예. 행복하고 인정시러븐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더.
문제 하나 내 놓고 들어갑니더.
<너가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이렇게 말하는거 잖아,
너가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나도 이렇게 말하지 않지>
이 말을 경상도 식으로 팍 함, 쭐아보이소.
고마바예~~
2007.9.26 종진이가 빌려왔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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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경상도 사투리도 재미 있지만...젤루다 재미 있는건 강원도 사투리 같아여...아주 잼있는 글 잘 보구 갑니다.....명절 쇠러 고향 다녀 오셨는지여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