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올라 미국 여행 가기 정말 힘들어졌지만, 구경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도시가 있습니다. 우디 앨런의 영화, 폴 오스터의 소설, 드라마 '섹스&더 시티' 'CSI-뉴욕' '프렌즈' 등의 멋진 배경이 된 미국 뉴욕이지요. 28일자 '미국여행 특집'에 나왔던 '뉴요커가 뽑은 BEST 5' 중 지면 사정으로 다 실리지 못한 기사 전문(全文)과 사진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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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Auster) 마냥 ‘폼’ 잡고 차 한잔 마시며 멋진 소설을 써 내려가고 우디 앨런(Allen)처럼 트렌치코트 하나 걸치고 총총 걸음으로 골목을 누비고 싶다. 여행 안내서가 어쩜 이렇게 다양할까 싶지만 갈 데가 너무 많아 갈피 잡기 어려운 도시가 또 뉴욕 아니던가. 뉴욕을 구석구석 근사하게 누리는 방법을 위해 뉴요커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당신의 베스트 5를 뽑아주세요.’
<호텔 셰프가 뽑은 식재료 가게>
파이코스 포크 스토어(Faicco’s Pork Store): 파스타, 샌드위치 등 수제 소시지로 만든 신선한 이탈리아식 요리가 일품. 양배추, 치즈, 토마토, 올리브 등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재료 모두 싱싱하다. 수제 소시지와 야채가 빽빽하게 들어간 이탈리아식 히로(Hero) 샌드위치 10달러. 260 Bleecker Street·212-243-1974
머레이스 치즈 그리니치 빌리지(Murray’s Cheese Shop at Greenwich Village): 유명 치즈 브랜드 ‘머레이스’가 운영하는 치즈 가게로 세계 각지에서 온 최고의 치즈를 만날 수 있는 ‘치즈 천국’. 방대한 종류뿐 아니라 그 신선함이 놀랍다. 254 Bleecker Street, 212-243-3289·www.murrayscheese.com
그린마켓 유니언 스퀘어(Greenmarket in Union Square): 뉴욕에 있는 40여 개의 먹을거리 장터 중 가장 유명하다. 뉴욕시 환경위원회가 ‘생산자가 직접 판다’는 원칙 아래 운영하기 때문에 야채, 주스, 치즈, 우유 등 싱싱한 식재료를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상인들이 건네는 시식용 음식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매주 월·수·금·토요일에 연다. www.cenyc.org(뉴욕시 환경위원회)
본 이탈리아(buon Italia): 과자 공장을 개조한 멋진 시장 ‘첼시 마켓(Chelsea Market) 안에 있는 수입 식재료상. 치즈, 파스타, 올리브 오일, 훈제 육류, 캐비어 등 유럽서 온 식재료가 풍성하다. 75 9th Avenue·212-633-9090· www.buonitalia.com

*과자 공장을 개조해 만든 첼시 마켓. /김신영 기자
칼루스티안스(Kalustyan’s): 60년 넘는 역사를 지닌 매장으로 향료에 관해서라면 뉴욕 최고 수준. ‘작은 인도’라는 별명이 있다. 123 Lexington Avenue·212-685-3451·www.kalustyans.com
-W 호텔 더 코트(W Hotel-the Court) 레스토랑 아이콘(ICON) 마이클 우스터(Wurster) 셰프
<패션 디자이너가 뽑은 미술관·박물관>
노이에 갈래리(Neue Galerie): 20세기 초 오스트리아와 독일 작품을 전시한다. 아르 누보(Art Nouveau) 스타일로 꾸며진 건물 자체가 작품. 입장료 15달러. 1층 카페의 커피(5달러)가 정말 향기롭다. 1048 5th Avenue·212-628-6200·www.neuegalerie.org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 건물 내부를 걷는 것만으로도 건축 대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Wright)의 숨결을 느낄 것 같은 미술관. 표 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맨 위로 올라가서 걸어 내려오는 게 좋다. 입장료 18달러. 1071 5th Avenue·212-423-3500·www.guggenheim.org
프릭 컬렉션(Frick Collection): 부유한 사업가 헨리 클레이 프릭이 1914년 지은 집을 박물관으로 개조하고 고풍스런 작품들을 전시한다. 잘 꾸며진 정원과 원목 마루가 ‘귀족 할아버지’ 집을 방문한 기분을 들게 한다. 베르메르(Vermeer)의 작품은 각별한 감동을 준다. 입장료 15달러. 1 East 7th Streen·212-288-0700·www.frick.org
미국 자연사 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자연사 박물관’이란 딱딱한 이름이 주는 편견을 한 번에 부숴주는 박물관. 우주, 지질, 동물 등 주제별로 나눠진 과학적 사실을 첨단 장비를 동원해서 흥미롭게 전시한다. 개인적으론 상영 영상물 중 ‘코스믹 콜리션’(Cosmic Collision·우주 대충돌)을 좋아한다. 박물관 내 플라네타리움(planetaruim·천체의 움직임을 실내에서 볼 수 있게 한 기계)은 우디 앨런 영화 ‘맨해튼(Manhattan)’에 아주 로맨틱하게 등장했다. 입장료 15달러. Central Park West at 79th Street·212-769-5100·www.amnh.org
위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위트니 비엔날레’ 때문에 유명해졌다. 자유롭고 거침 없는, 가장 ‘미국적인’ 맛을 풍기는 미술관 중 하나. 거친 듯한 인테리어가 예술가의 작업실 같은 느낌을 준다. 입장료 15달러. 945 Madison Avenue·212-570-3600·www.whitney.org
-‘캐프리콘 디자인(Capricorn Design)’ 패션 디자이너 유정인
<재즈 피아니스트가 추천하는 재즈 바>
팻 캣(Fat Cat): 뉴욕에 공연하러 온 거장들이 모여 소규모 관객을 위한 최고 수준의 연주를 들려준다. 15달러에 맥주 두 병과 공연을 즐길 수 있다. 3, 4일 전쯤 홈페이지에 연주자를 기습적으로 공지하는 경우가 많다. 75 Christopher Street, New York·212-675-6056 www.fatcatjazz.com
빌리지 뱅가드(Village Vanguard): ‘공연장’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훌륭한 연주자들이 일주일 단위로 선다. 1935년 문을 연, 역사가 긴 재즈 바다. 크지 않은 어둑한 공간을 감도는 아늑한 음악이 기억에 남는다. 월~목요일 30달러(공연과 음료 한 잔 포함), 금~일요일 35달러. www.villagevanguard.com, 178 7th Avenue South, 212-255-4073

*빌리지 뱅가드. /김신영 기자
쉐 조세핀(Chez Josephine): 브로드웨이 부근에 있는 바 겸 레스토랑으로 해리 코닉 주니어가 10대 때 연주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파리에서 활동했던 미국 가수 조세핀 베이커(Baker)를 기려 그의 양아들 장 클로드 베이커가 만들었다. 여든 넘은 할머니들이 그랜드피아노에 나란해 앉아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곳. 414 W. 42nd Street·212-594-1925·www.chezjosephine.com

*'쉐 조세핀'에서 연주 중인 80대 피아니스트+트럼펫 할머니. /김신영 기자
니커보커 바 & 그릴(Knickerbocker Bar & Grill): 주말마다 피아노와 다른 악기 하나가 연주하는 듀오 재즈 공연이 열린다. 입장료·관람료가 5달러로 저렴한 편. T본 스테이크(39.75달러)로 유명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가볍다면 커피 한 잔(7.50달러)으로도 분위기를 만끽하는 덴 부족함이 없다. 33 University Place·212-228-8490·www.knickerbockerbarandgrill.com
스모크 재즈&서퍼 클럽(Smoke Jazz & Supper Club): 브로드웨이 큰길가에 있는 아늑한 재즈 바. 옆에 지나만 가도 음악 소리가 난다. 2751 Broadway•212-864-6662•www.smokejazz.com
-재즈 피아니스트 고희안(NYU 대학원 석사)·‘프렐류드’ 리더
<패션 디자이너가 뽑은 패션 숍>
매일(Mayle): 젊은 디자이너들이 만든 신선한 디자인의 옷과 낡은 듯한 빈티지 스타일이 공존한다. 캐시미어·울 혼방 목도리가 295달러. 212-625-0406·242 Elizabeth Street·www.mayleonline.com
No. 6: 빈티지 패션 수집가 모간 야쿠스(Yakus)와 스타일리스트 카린 비어슨(Bereson)이 힘 모아 꾸려가는 가게로 젊은 디자이너들의 신제품도 많다. 6 Centre Market Place·212-226-5759·http://no6store.com
바니스(Barneys): 뉴욕 쇼핑의 ‘상징’. ‘식상해서 가기 싫다’고 생각하는 여행자들도, 일단 들어가면 최고로 잘 나가는 디자이너들의 제품만 모아 놓은 매장 구성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660 Madison Avenue·212-826-8900·www.barneys.com
섬 오드 루비스(Some Odd Rubies): 디자이너들이 하나씩만 만드는, 독특한 아이템이 많다. 1970~1980년대 옷과 액세서리를 해체해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승화시킨 솜씨들이 놀랍다. 151 Ludlow Street·212-353-1736www.someoddrubies.com
숍(Shop): 젊고 재미있고 여성스러운 옷과 액세서리를 모아둔 편집 매장. 샬롯 론슨(Ronson) 같은 유명 디자이너부터 신진 디자이너까지, ‘귀엽다’는 주제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구비했다. 94 Orchard Street·212-375-0304·www.iloveshop.com
-‘샬롯 론슨’(Charlotte Ronson) 미국 수석 디자이너 에이미 리우(Liu)
<잡지 뉴욕 통신원이 추천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예쁜 곳>
록펠러 센터(Rockefeller Center): 매년 추수감사절 다음주(올해는 12월 3일 예정) 화려한 점등 행사로 유명한 록펠러 센터 앞 크리스마스 트리는 12월의 뉴욕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별이 반짝이는 대형 트리와 아이스 링크(www.therinkatrockcenter.com)를 배경으로 가장 뉴욕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Rockefeller Plaza·www.rockefellercenter.com

*록펠러 센터 크리스마스 트리. /뉴욕관광청 제공
미드타운(Midtown) 5번 애비뉴: 정확하게는 5번 애비뉴(5th Avenue)와 57가(57th Street)가 만나는 지점. 세계적인 조명 디자이너 잉고 마우러(Maurer)가 디자인한 작품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눈꽃 모양의 크리스탈 조명)가 도로 한복판에 걸려 커다란 눈꽃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 성모 마리아와 예수 탄생을 주제로 18세기 나폴리의 천사 인형들로 장식한, 성스럽고 종교적인 분위기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감상할 수 있다. 1층 중세 조각관(Medieval Sculpture Hall) 아치 건축물 앞에 세워진다. 1000 5th Avenue·212-535-7710·www.metmuseum.org
링컨 센터(Lincoln Center): 마르크 샤갈(Chagall)의 대형 그림이 걸려있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와 분수를 배경으로 고전적 분위기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감상할 수 있다. 음악회에 가기 위해 하얀 리무진을 타고 내리는 수많은 드레스와 턱시도 차림의 뉴요커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Lincoln Plaza·212-721-6500·www.lincolncenter.org
삭스 피프스 애비뉴(Saks Fifth Avenue): 링컨 센터를 바라보고 있는 5번가 쪽 백화점. 외관 전체를 화려한 눈송이 모양의 조명으로 장식한 초대형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하다. 수십 개의 눈송이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조명 쇼는 최고 낭만 중 하나.
-‘더 갤러리아’ 뉴욕 통신원 지유정